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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츠파’를 아시나요?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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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5.12  10:4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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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츠파’ 과연 이것은 무엇일까요? 자 그럼 이 단어를 위키에서 한번 봅시다. “후츠파는 무례, 뻔뻔, 철면피 따위를 뜻하는 히브리 낱말로 용기, 배포, 도전성 따위를 뜻하기도 한다.” 히브리? 아마도 유대인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아닌가 싶은데, 유대인하면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요? 돈, 똑똑함, 노벨상, 탈무드, 그리고 이스라엘.

세계 100대 첨단 기술 기업 중에서 75개가 이스라엘에 연구소 또는 생산 기지를 두고 있습니다. 언제 폭탄과 미사일이 터질지 모르는 나라에 말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센트리노 칩(노트북에 들어가는 프로세서)은 바로 이스라엘에서 나왔습니다. 아마도 이것이 이스라엘에서 나오지 않았다면 인텔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을 것입니다. 나스닥에 상장되어 있는 이스라엘인 회사는 유럽 대륙 전체의 회사보다 많습니다. 이스라엘의 벤처 캐피털 투자 액수는 국민 1인당 미국의 2.5배, 유럽의 30배, 중국의 80배, 그리고 인도보다 350배나 높습니다. 세계에서 GDP중 연구개발비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 반복되는 전쟁도 후퇴시키지 못한 이 나라의 경제. 이 모든 것을 단지 탈무드에 기반한 뛰어난 교육, 그리고 전 세계 자본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유대 자본, 그리고 명석한 유대인들의 두뇌로만 이야기하기에는 어딘가 허전함이 느껴집니다. (실제 고교 재학생들의 평균 IQ는 대한민국이 이스라엘보다 더 높습니다.)

그래서 찾아낸 것이 바로 이들만이 가지고 있는 ‘후츠파’ 정신입니다. 이 ‘후츠파’는 다음과 같은 우스갯소리에서 확연히 알 수 있습니다. 남자들 넷이 길모퉁이에 서 있었습니다. 미국인, 러시아인, 중국인 그리고 이스라엘인이었습니다. 한 기자가 이들에게 다가와 물어봅니다. “실례합니다. 육류 품귀 사태에 대한 귀하의 의견은 무엇인지요?” 미국인 왈 “품귀가 뭡니까?” 러시아인 왈 “육류가 뭡니까?” 중국인 왈 “의견이 뭡니까?” 이스라엘인 왈 “실례합니다 가 뭡니까?” 이스라엘 어디서나 이러한 후츠파를 볼 수 있습니다. 대학생이 교수와 이야기할 때, 직원이 상사와 이야기할 때, 병장이 대장을 대할 때, 서기가 정부 장관을 비판할 때 말입니다. 이들은 거침이 없습니다. 이들의 대화나 문답에서는 당사자 간의 지위, 나이, 신분은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습니다. 그저 궁금하면 되물어보고,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마음껏 하며, 동의하지 않으면 쉽게 부정합니다. 내 대화의 상대가 교수이건, 직장상사이건, 부모님이건, 군대 상관이건 상관없이 말입니다. 심지어 이스라엘 군대에서는 초급 장교들이 자신들이 보기에 무능하다고 보이는 상관들을 탄핵도 합니다. 그것도 전쟁 중에 말입니다. 단 모든 논의가 정리되고 의견이 모이면 이들의 행동은 매우 민첩하고 확실해집니다.

그렇다면 이 ‘후츠파’ 정신과 이스라엘의 이러한 놀라운 발전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이스라엘은 이 ‘후츠파’ 정신 때문에 끊임없이 혁신을 지속할 수 있었습니다. 서로의 잘잘못에 대해서 보다 객관적이고 타당한 비판과 이에 대한 대책을 논의할 수 있었고, 기존의 모든 질서나 관행에 대해서 지속적으로 의문을 제기함으로써 이스라엘 사회가 보다 강건하고 건전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개개인의 입장에서도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 범위에서 벗어나 보다 객관적인 시각으로 사물과 현상을 바라볼 수 있고, 이러한 과정의 연속은 개개인에게도 보다 지속적인 발전을 가능하게 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우리는 흔히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듣습니다. “대화에는 예의가 필요하다”. 물론 사람은 감정의 존재이기에 어느 정도는 필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예의를 갖추기 시작하면 결국에 가서는 자신의 입에서 나오는 말의 내용에도 신경을 쓰게 될 것이며 이는 결국 대화의 단절을 가져 올 뿐입니다. 

자신이 속한 학과에 애정이 있다면, 자신의 가족을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이 모두의 지속적인 안녕과 발전을 원한다면, 끊임없이 물어보고 끊임없이 자신의 생각을 밝혀야 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화가 어느 한쪽이 아닌 모든 구성원들의 문화로 정착이 될 때, 그 조직은, 학과든, 동아리든, 가족이든, 계속 혁신할 것이고 발전할 것입니다.

수업시간에 질문하는 것을 꺼리는 학생들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해주고 싶군요. “지금 질문하는 내용에 대해서 질문자보다 더 많은 생각을 한 사람은 없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주저 없이 물어보고 마음 편히 생각을 나눌 수 있는 한림인이 되기를 바랍니다.

/김유섭(유비쿼터스컴퓨팅ㆍ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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