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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한 소방훈련인가
서희수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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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5.19  10: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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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해 안전문제가 불거진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듯 지난 7일, 전체 학생생활관에서 사생들을 대상으로 일괄적으로 소방대피훈련이 시행됐다. 오후 11시 30분에 시작된 대피교육은 약 15분간 진행됐다. 10초 가량의 사이렌 소리와 안내방송이 흘러나왔고 각 층 보조사감의 지도로 중앙계단과 비상구를 통해 사생들은 1층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비상구를 이용하는 인원이 적고 한꺼번에 모든 층의 사생들이 나와 혼잡해졌다. 결국 계단을 내려가던 사생들이 멈춰 서기에 이르렀고, 한참이 지난 다음에야 내려갈 수 있었다. 1층에 내려간 사생들이 하게 될 훈련은 이것으로 끝이었다. 사생들은 사감과 사생위원단, 보조사감 에게 줄을 서 출석증을 배부받고 다시 방으로 올라갔다. 그들이 받은 소방훈련은 단지 계단을 오르내리는 것뿐이었다.

사생들의 표정에서도 긴장감이라곤 찾아볼 수 없었다. 소방대피교육을 받는 학생들은 교육 내내 편안한 모습이었다. 심지어 승강기를 이용해서 1층으로 내려오기도 했다. 필자는 이번 학기 학생생활관 1관(금병재) 보조사감을 맡은 입장으로써 중간에 승강기를 멈춰 사생들을 내리게 했더니 학생들에게서 “왜 그래야 하냐. 대충하자”는 답변이 돌아왔다. 

제대로 된 훈련을 하지 않고 출석증만 배부하는 학생생활관 측이나, 훈련을 귀찮아하고 출석증만 받고 올라가는 사생들이나 소방교육에 대한 의식이 없어 소방훈련은 보여주기 식에 불과했다. 사전에 선착순 152명으로 6회에 걸쳐 시행된 소방교육에서 학생생활관 건물의 구조와 소화시설현황, 사용방법, 화재신고 및 응급처치요령이 교육됐지만 이는 필수가 아닌 선택이었다. 그래서 전체 사생의 반 이상이 학생들이 참여하지 못했고, 참여한 대부분 학생들은 대피를 위한 교육을 받으러 간 것이 아니라 상점을 받기 위해서였다. 

더불어 다음날 학생생활관 5관(봉의재) 앞에서 소화기를 배치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소화기를 작동해보게 했지만, 홍보가 안 되어 있어 소수의 학생만 참여해 캠페인에 불과했다.

이는 이웃나라 일본의 3ㆍ11 대지진 당시 일본인들이 비상대피 안내서에 따라 침착하게 움직였던 모습과 상반된 모습이다. 일본의 경우 지진, 해일이 잦기 때문에 유년기부터 가정과 학교에서 수시로 대피훈련을 시행해 그들에게 이미 대피 매뉴얼은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이렇게 안전훈련이 습관화되어있는 나라에서도 큰 피해를 입었는데 안내서 내용이 무엇인지도 알지 못하는 우리나라의 경우는 어떠할까? 우리 대학 측과 학생들은 아직도 안전 불감증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 지속된다면 제 2의 세월호 침몰,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사고가 발생해도 속수무책일 것이다. 언제까지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와 같이 대응할 것인가. 대피훈련은 교육이 아닌 훈련인 만큼 훈련을 실시하는 측에서는 안내서에 따라 진행해야 하고 참가자들도 실전처럼 훈련에 적극적으로 임해야 할 것이다. 훈련을 자기 자신을 위해 받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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