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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진단]드라마에 부는 사극 열풍사극 어떻게 볼 것인가?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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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2.10.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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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구 가미된 사극, 역사지식 전제돼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현재 TV에서는 각 방송사에서 모두 사극을 방영하며 인기를 모으고 있다. 한 사극의 경우는 오랫동안 시청율 1위를 지속하고 있기도 하다. 몇 년 전부터 계속되어진 이러한 모습은 사극 열풍이라고 할 정도이다. 이런 사극 열기의 원인에 대해서는 몇가지 견해가 제기될 수 있는데, 그 가운데에는 역사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흥미가 많아졌기 때문도 한 원인이 아닐까 싶다. 그것은 현재 일반인을 위한 역사교양서들이 몇 년 사이 부쩍 늘고 있다는 현상과 짝을 같이하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역사를 공부하는 입장에서 이러한 사극 열기는 일단 역사에 대한 관심이라는 면에서 반가운 생각이 드는 동시에 과연 사극이 얼마나 당시의 상황을 제대로 그려줄 것인가 하는 불안감이 항상 교차한다. 사극을 보는 즐거움은 무엇보다도 현대극과 달리 책을 통해서 이해하고 상상해본 여러 인물들과 사건, 배경 등을 실감나게 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일 것이다. 예컨대 역사적 인물들이 등장해서 활동하는 모습, 갑옷 입고 말 타고 달리는 옛 전투의 장면, 화려해 보이는 궁중의 생활 모습 등이 그것이다. 이를 통해 옛날 사람들이 이런 모습으로 살았구나 하고 사람들은 눈으로 보며 느끼게 된다. 또한 사극을 보면서 오늘날의 상황과 비교하려는 모습도 많이 보게 된다. 이것은 사람들이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을 사극에서도 가지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나치게 편향된 소재 다양한 삶 그리지 못해

  사극을 보는 즐거움 속에는 동시에 몇가지 불만이 존재한다. 그것은 소재가 지나치게 왕실과 궁중, 정치권력의 투쟁에 치우쳤다는 점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현대극에 비해 역사 속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볼 수가 없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불만은 실재했던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을 주제로 다룬 사극의 경우, 사실과는 거리가 멀거나 아예 전혀 다른 모습을 사극에서 보아야 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그것을 사실 그대로인 것으로 믿을 사람들이 있다는 생각을 하면 더욱 걱정이 앞선다. 물론 오늘날 사극을 보고 그 전부를 사실 그대로일 것으로 믿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극에 나오는 몇몇 허구의 인물이나 이야기가 사실인양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는 현상을 보면 반드시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사극에서 사실과 허구를 판별하기란 일반인으로서는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허구적 인물 등장으로 재미 극대화에 치중 얼마전 한 사극에서 왕건의 부하 태평이 「삼국지연의」에 등장하는 제갈양처럼 기도를 드리고 동남풍이 불기를 기원하여 후백제 견훤군을 무찌르는 장면이 방송된 적이 있었다. 이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과연 제갈양처럼 했느냐, 실제로 동남풍이 불었느냐 하고 방송사에 의문을 제기하고 화제가 되었던 경우가 있다. 이것은 이 사극의 인기를 반증하는 것이기도 한데 다른 측면에서도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

  사실 태평은 서사(書史)를 널리 섭렵한 인물로서 그의 전기가 「고려사」에 짧게 남아있는데, 화제의 장면은 사료에는 없는,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것이다. 그런데 이 사극에서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경우는 이 장면만은 아니었다. 등장하는 인물의 성격이나 행한 일에서 의문되는 곳은 더 있다. 하지만 그것은 그다지 문제되지 않았으며 도리어 몇몇 사람들에게 화제가 되고 현실의 정치와 관련지어 확대되기도 하였다.

  논란이 된 장면은 「삼국지연의」의 내용을 많은 사람들이 ‘상식적’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생겼던 것이다. 이점은 반대로 사람들에게 우리 역사에 관한 많은 것들이 아직 ‘상식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렇기 때문에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경우도 그대로 넘어가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들게 한다. 사극 제대로 보기 위해선 역사지식이 필요 사극은 분명 사람들에게 많은 볼거리와 재미를 제공한다. 어쩌면 한편의 글보다 사극과 같은 영상물이 사람들에게 주는 효과가 더 클지 모른다. 많은 이들이 사극을 교육적으로 유익하게 여기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러하다.

  방송매체에서도 이러한 점에 주의하여 보다 수준 높은 사극을 제작하려고 노력해야 하겠다. 그러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허구가 가미된 사극이 우리 역사를 이해하는 전부가 되지는 못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우리 역사에 대한 교육이 보다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허구의 인물과 이야기가 사실인양 인식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 중고등학교과정이나 대학과정에서 역사교육이 줄어들거나 약화되는 현실은 결코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그리고 많은 이들을 위해 믿을 수 있는 쉽고 알찬 역사교양서들이 좀 더 다양하게 나와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사람들의 역사지식과 인식이 향상되었을 때 사극의 경우도 아무리 허구의 요소가 가미된다 하더라도 역사적 사실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사극을 볼 때 역사적 사실과 작가의 상상력을 비교해가며 즐길 수 있는 여유를 가지게 될지 모른다. 이러한 모든 것들은 사람들이 우리 역사에 대해 끊임없이 관심을 갖고 공부하는 과정에서 의미가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삼국유사」나 「삼국사기」와 같은 우리 역사의 고전들이 상식적인 것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가져본다.

/ 김태욱(인문·사학·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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