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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교훈, 우리는 바꿔야 한다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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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6.03  20: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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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 사회는 몸살을 앓고 있다. 혹독하리만큼 심한 몸살이다. 연일 터지는 엄청난 사건, 사고에 뉴스 접하기가 두려울 지경이다. 이렇게 곳곳이 곪아 있고,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지금껏 지탱하고 있었나 싶을 정도이다. 세월호 참사는 필자가 50년 가까이 사는 동안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여러 사건 사고 중에서도 아픔을 생생히 함께하며 가장 오랫동안 가장 깊이 아파하고 분노한 사건이 아닌가 한다. 팽목항에 수많은 자원봉사자들과 끝없이 길게 늘어선 조문행렬은 많은 국민들이 같은 심정임을 대변해준다.

이번 세월호 참사에서 우리는 참담한 심정으로 우리 사회의 흉측한 단면을 맞닥뜨리게 되었다.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를 훌쩍 넘어서고, 한류 열풍이 세계 도처를 휩쓸고 있어도 대한민국의 현재는 체질을 전면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 되는 대수술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가 이 정도였나 싶을 정도로 처음부터 끝까지, 사건의 실체에 다가가면 다가갈수록 우리가 애써 외면해왔던 기본이 바로 서지 않은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모습을 대면케 했다. 

여객선의 운항을 책임지는 선장 및 선원이 누구나 상식적으로 기대하는 책임감 있는 행동을 해주었더라면, 진도 관제센터가 좀 더 신속하게 여객선 동선을 정확히 파악하고 사고대처 지침을 적시에 주었더라면, 해경이 구조에 대해 좀 더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준비되었더라면, 해경, 안행부, 민간잠수회사 등 구조책임 기관들 간에 원활한 공조로 사고 초기 잠수사가 신속히 투입되어 구조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았더라면, 여객선 화물담당이 좀 더 소신을 갖고 과적을 막았더라면, 여객선 운항회사가 사람안전은 안중에 없이 화물운송 이익에 눈이 멀지 않았더라면, 실질적 물주인 유병언 일가가 화물을 더 싣기 위해 여객선 구조를 위험하게 변경하지 않았더라면, 선박검사를 하는 한국선급이 좀 더 엄정하게 안전검사를 실시했다면, 우리 사회가 좀 더 생명존중을 중시하고 안전을 위한 투자에 적극적이었다면…. 수많은 ‘만약에’ 라는 가정들이 안타까운 지점들마다 꼬리에 꼬리를 물며 머리를 지끈지끈하게 한다. 이러한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거나 사고 이후 대처하는 과정에서, 그 어느 단계에서라도 작든 크든 책임을 맡은 사람들이 제대로 그 역할을 수행한 사람들이 있었다면 작금의 상황보다는 훨씬 나았을 텐데라는 안타까움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물론 제 역할 이상을 해준 사람들도 있다. 구조 과정에서 학교에서 배웠던 대로 자기보다는 어린아이와 나이든 어르신들을 먼저 챙겼던 단원고 학생들, 그리고 학생의 안전을 끝까지 책임지려고 했던 선생님들과 몇몇 선원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인가를 가르쳐준다.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가를 다시금 일깨운다. 그들은 갔지만, 그들의 숭고한 희생은 우리 가슴에 깊은 울림을 남겼다. 극한의 상황에서도 맡은 바 책임을 다하고, 다른 사람을 먼저 배려할 수 있는 높은 도덕심을 실천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질 때, 우리 사회는 진정한 선진국이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우리는 지금껏 선진국 코스프레를 해왔다. 선진국들이 가입하는 OECD 회원국으로 가입하고, 외국 곳곳에 삼성, LG, 현대 로고를 보며 한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에 우쭐한 기분을 느끼고, 한류스타의 약진으로 싸이와 같은 글로벌스타가 탄생하고 K-POP과 한국 영화 및 드라마가 붐을 일으키는 것에 대해 한국인으로서 으쓱해하며, 몇 번의 대형 경제위기에서도 오뚝이처럼 일어나는 한국경제의 회복력에 대한 국제사회의 경탄에 우리는 어깨가 붕 떴다. 우리도 이제 선진국이라고 으스대는 마음이 커져가고 있었다. 그러나 우리의 성장 일변도 발전 궤적은 한계에 달했다. 왜 우리는 경제성장을 해야 하며, 경제성장의 과실이 누구에게 어떠한 방식으로 배분되어야 하는가에 대해 진지하게 되물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모든 희생을 무릅쓰고 경제성장을 우선시하고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자비한 이익을 추구하는 구시대적 패러다임과는 완전히 결별해야 한다. 

우리가 올해 4, 5월에 연이어 겪고 있는 대형 참사들은 엄청난 희생을 바탕으로 한국 사회에 주는 엄중한 경고이다. 우리는 바꿔야 한다. 우리가 궁극적으로 지켜야 하는 것이 인간 존엄성과 생명 수호임을, 그 어떤 것도 이 핵심적 기본가치에 우선할 수 없으며 이 가치들을 훼손하여서는 안 된다는 것을 우리 사회는 선언해야 한다. 그리고 바꿔야 한다.
/석재은(사회복지ㆍ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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