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4일 덕성여대에서 제2차 차세대 여성 글로벌 파트너십 세계대회가 에볼라바이러스 확산 우려 가운데 정상적으로 진행됐다. 학교 측은 여론을 고려해 에볼라 바이러스의 발병국인 나이지리아 학생 3명의 참가를 취소시켰지만 국민들의 불안함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덕성여대 학생과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서명운동과 항의 글을 게시하며 행사를 취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반영하듯 우리 대학 학생생활관에서는 이번 2학기부터 입사 시 서약서와 함께 건강검진 진단서(결핵 소견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생활관 측은 홈페이지에 안내된 사항과 같이 “집단시설에서 결핵이 발생하면 감염위험도가 높아 전파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학내 보건소도 “이번에 결핵 소견서를 요구하는 것은 A형간염과 식중독, 결핵 등 여러 전염성 질환을 예방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교의 결정은 특별한 것이 아닌 지극히 정상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학생들에게 결핵 소견서를 제출하라는 것은 이미 기숙사를 갖춘 전국의 많은 대학과 고등학교에서 시행돼왔던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난해 5월 대전 카이스트에서 결핵이 집단으로 발병해 14명이 확진을 받았던 사례가 있었는데 당시 카이스트의 결핵환자는 국내결핵환자 발병률인 1만 명당 7.8명의 3배에 달했다. 카이스트 측은 감염자에게 집중치료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 3월 7명의 추가 결핵환자가 발생해 뒤늦게 대규모의 결핵검사를 실시했었다.

그렇기 때문에 취지는 좋지만 생활관의 결핵 소견서제출에는 몇 가지 부족한 점이 있다. 첫 번째로는 진단서 제출에 대한 학생들의 인지도다. 생활관 홈페이지에 글이 게시되어 있지만, 홍보가 낮아 모르고 있는 학생들이 많다. 두 번째로는 체계가 잡혀있지 않은 생활관 측의 태도다. 학생들이 생활관 측에 건강진단서에 관한 문의를 할 때 학생생활관 관계자들은 “처음 시행하는 것이라 잘 모르겠다”는 태도로 일관해 문의한 학생들에게 각기 다른 답변을 주고 있다. 생활관 관계자들은 단지 ‘결핵이 없다’라는 결과가 명시되어야 한다고만 말하고 있어 사생들은 어떤 건강진단서를 제출해야 하는지 모르는 상황이다. 

결핵 소견서를 받기 위한 건강검진은 보건소에서 크게 두 가지로 나뉘고 있는데, 엑스레이 촬영만 하는 검진과 최소 3가지(혈액, 장티푸스, 엑스레이)검사를 해야 하는 검진이다. 이 중 엑스레이만 찍는 검사는 검진시간이 3분으로 짧고 저렴하며 결과확인도 빠르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진단서에는 ‘폐에 이상이 없음’으로 만 표기돼 결핵이 없다는 소견서 임에도 불구하고 ‘결핵’이라는 용어가 쓰이지 않아, 많은 학교에서는 3가지 검사를 하는 검진을 받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러므로 학교에서는 명확하게 학생들에게 어떤 형식의 결핵 소견서를 요구하는지 전달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결핵의 특성 상 결핵균에 감염됐지만 발병은 하지 않은 ‘잠복 결핵’의 경우가 더 많기 때문에 학생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