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것질을 좋아하는 여대생 H양은 오늘도 가까운 편의점에 들러 과자를 구매했다. 즐겨먹기 때문에 매번 구매를 하고 있지만 밥값보다 더한 가격에 만만치 않다. 게다가 포장을 뜯으면 적은 양에 실망을 느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올해 들어 국산과자의 과대 포장에 대해 문제점이 지적된 데 이어 수입과자가 양이 많고 가격까지 싸다는 점 등이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6일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불만제로 UP’에서 국산과자의 내수차별에 관한 내용이 방영되면서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국산 과자에 대한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여론까지 일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전국 각지에서 수입과자 전문점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춘천에도 현재 명동입구, 지하상가, 성수여고ㆍ춘천고 앞 정류장 등 3개의 수입과자 전문점이 운영 중이고 명동에 1개의 추가점포가 오픈될 예정이다. 춘천에 수입과자 전문점을 최초로 오픈한 수입과자 1호점 주인은 “옛날부터 과자에 대한 관심도 많았지만 요즘 소비자들이 수입과자를 많이 찾는 추세여서 가게까지 차리게 됐다”고 밝혔다.

1만 원으로 과자사기
본지에서 직접 1만 원으로 과자를 구입한 결과 수입과자는 7개를, 국산과자는 할인마트에서 5개를 살 수 있었다. 국산과자의 경우 정가로 샀다면 3~4개의 제품만 구매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산과자 값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06년에 7백 원에 구매할 수 있었던 ‘오리온 다이제스티브 초코’는 이제 2천 5백 원을 줘야 살 수 있다. 8년 새에 가격이 420%나 오른 것이다. 업체는 밀가루 가격이 8~9%올랐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실제는 평균 9.49%를 인상했다. 수입과자를 즐겨 찾는 박현근(언론정보ㆍ1년) 씨는 “수입과자 판매점이 많아져 접하기도 쉽고 다양하고 값이 싸기 때문에 즐겨 먹는다”며 “국산 과자의 가격은 더욱 비싸지는 반면 양은 적어지고 있어서 사먹기가 꺼려 진다”고 토로했다.

국산과자=거품과자,
수입과자=실속과자?
국산과자 ‘마켓오 리얼 브라우니’는 상자포장 안에 4개의 개별포장으로 구성돼있다. 과자의 크기를 감안했을 때 6개 정도는 충분히 담을 수 있는 크기다. 봉지과자의 경우 포장의 50% 밖에 채워져 있지 않다. 반면 수입과자 ‘로투스’는 비닐로 된 겉포장을 뜯자마자 꽉 찬 내용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국산과자는 불필요한 개별포장 받침컵, 과도한 완충제와 질소포장을 통해 양을 줄였다. 본지에서 직접 구매한 수입과자의 중량은 120~250g 이었지만 국산과자는 54~124g에 그쳤다. 때문에 소비자들에게 국산과자에게는 ‘질소과자’, ‘거품과자’라는 별칭이 붙고 ‘국산과자는 질소 때문에 물에 뜰 수 있어 인명구조를 할 수 있다’는 등의 각종 패러디가 발생하고 있다.

국내제품 성분 다르고 수입과자 나트륨 함유 높아
이러한 국산과자의 실태에 수입과자의 인기가 높아진 상태이지만 맹목적인 사랑에는 주의가 필요한 법이다. 국내 시판하는 제품은 해외제품에 비해 값싼 재료와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춘천명동 지하상가의 수입과자 판매자는 “국산과자의 대부분은 해외 과자를 카피한 제품이고 맛도 다르다”고 말했다.

또 이달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제과업계가 국내에 많이 유통되는 20종의 수입과자를 대상으로 100g당 나트륨 함량을 조사한 결과, 국산 과자의 3~5배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과자의 중량이 많기 때문에 나트륨도 이와 비례하는 것’이라는 의견은 사실상 낭설인 것이다. 국산과자의 나트륨 함량이 100g당 평균 450∼680㎎인 것을 감안하면 수입과자는 한 봉지만 먹어도 세계보건기구(WHO) 일일 나트륨 섭취량 기준인 2000㎎의 절반가량을 섭취하게 되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에서 수입과자의 원재료, 유통기한의 한글표시사항이 기재되지 않고 있다는 부분은 본지 취재결과 춘천 수입과자점 3곳 모두 한글표기사항을 지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변은설(법행정ㆍ1년) 씨는 “우리나라에서 판매하는 국산과자가 수출용보다 양과 질 측면에서 뒤처진 다는 것을 알고 불만스러웠다”며 “우리나라 기업이면 무엇보다 우리나라 고객에게 더 정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