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일 이동통신요금에 대한 부담을 낮추기 위해 등장한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제정됐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발길은 값 비싼 최신 휴대전화에서 저렴한 중고 휴대전화로 옮겨가고 있다.

가장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사항이자 소비자들이 중고 휴대전화를 많이 찾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보조금 문제 때문이다. 단통법 이전에는 불법 보조금으로 최신 휴대전화를 최대 100만원 까지 지원을 받았지만 법 시행 이후 법정 상한액 30만 원의 3분의 1 정도만 새 단말기에 지원한다. 하지만 그나마도 실제로 지원되는 금액은 상당히 적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때문에 단통법의 최대 수혜자는 이동통신사라는 말도 나온다. 휴대전화 보조금이 기대에 못 미치다 보니 최근 소비자들은 비싼 새 기기보다 저렴한 중고 기기에 눈을 돌리고 있다. 실제 SK텔레콤의 중고 휴대전화 개통 건수는 일 평균 전체 가입자의 7% 수준이었지만, 단통법 이후 일 평균 10% 수준으로 소폭 상승한 모양새를 보였다. KT 역시 법 시행 전후가 0.6%에서 5.7%의 비율로 중고 개통 비율이 9배 이상 차이가 난다. 이는 같은 시기 신규 가입이나 번호이동 건수가 하루 평균 2만여 건이었던 9월과 비교해 단통법 시행 이후에는 첫날 6,500건, 이튿날 8,400건으로 소폭 줄어든 모습과 대조된다.

이런 소비자들의 발길 때문에 중고 휴대전화의 시세는 단통법 이후 인상되는 경우도 여럿 있다. 2012년 하반기에 출시된 삼성의 ‘갤럭시노트2’의 경우 단통법 이전인 올해 9월에는 30만~35만 원 선에서 팔렸지만 최근 36만원까지 오른 가격으로 거래되기도 했다. 또 ‘갤럭시S4’는 22만~32만 원에 가격이 정해진 것이 대부분이었으나 10월엔 28만~34만원으로 평균 가격이 올랐다.

중고 휴대전화를 개통하고 2년 약정을 걸 경우 기존에 받지 못했던 매월 요금제 실납부액의 12%의 요금 할인을 받을 수 있게 되는 분리요금제도도 소비자들이 중고시장에 눈을 돌린 이유다. 이 덕분에 중고폰 구매자, 약정기간 만료자들이 통신비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중고 휴대전화의 거래가 늘어나고 있는 만큼 피해 사례도 나타나기 때문에 구매에 실패하지 않으려면 주의할 점이 몇 가지 있다. 간혹 분실전화를 파는 경우도 심심찮게 나타나므로 해당 기기의 분실 여부를 조회해야 하고, 고장 난 휴대전화를 정상인 기기처럼 속여 팔 가능성도 있으니 구매 전 충분히 기기의 상태를 반드시 확인해 보는 것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