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대학 사회의 ‘꽃’이라 불리는 학생회 선거가 본격적으로 시작됨을 알리는 첫눈이 내렸다. 총학생회, 단과대학 학생회 출마자들은 이미 2주 전 입후보를 마치고 18일부터 시작될 선거 유세 운동을 준비할 것이다. 이번 학생회 선거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공대를 제외하면 총학을 비롯한 모든 학생회 후보가 단일이라는 것이 눈에 띈다. 때문에 유권자들은 상당히 좁은 후보 선택권을 가진다. ‘누구를 뽑을까’가 아니라, ‘이 후보를 뽑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고민하니, 유권자들은 단일 후보자들의 공약이 얼마나 실현 가능한지, 내게 와 닿는 공약인지 더욱 날카롭고 세밀하게 분석해야 할 필요가 있다.

총학생회 단일후보 ‘두드림’의 공약은 ‘학생들의 참여’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하다. ‘학교 홍보 활성화’, ‘교양 과목 확대’, 학우들의 요구사항을 받아 만드는 ‘여러분의 공약’ 등 학생들의 참여가 없다면 사실상 실천이 어려운 공약이 몇몇 눈에 띈다. 이외에도 공약에서 빠질 수 없는 ‘등록금 인하’도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두드림의 공약에는 약간의 허점이 보이는 듯하다. 등록금 인하 공약은 수년 동안 총학생회 후보단에서 빠질 수 없는 공약 0순위였다. 이에 연초에 이뤄지는 등록금심의위원회에서 총학생회는 대학 본부와의 ‘줄다리기 회의’를 통해 동결 또는 인하를 추진해왔다. 결과적으로 그 수년간 우리 대학 총학생회들은 등록금 인하 또는 동결을 이끌어내기는 했다. 하지만 그 결과를 단순히 총학생회의 노력이라고 보기보다는 ‘등록금을 인하하지 않으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정책에 따라 나온 ‘어쩔 수 없는’ 결과 도출식이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등록금 인하는 온전히 총학생회가 이뤄낸 ‘업적’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둘째로, 학교 홍보 활성화는 굳이 총학생회가 해야 할 핵심 공약은 아니다. 총학생회가 대학 홍보에 발 벗고 나서지 않아도, 엄연히 홍보팀이라는 부서에서 대학 홍보를 진행하고 있다. 차라리 대학 홍보팀에서 돈을 들여 홍보 책자를 만들거나 신문사에 전면 광고를 내는 게 더 효율적이고 힘 있는 홍보 방안이라는 말이다. 또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대학 홍보를 할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홍보를 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스럽다. 이들의 공약을 좀 더 살펴보면 ‘여러분의 공약’을 위해 총학생회 홈페이지를 적극 이용할 계획으로 보이는데, 현재 총학생회 홈페이지의 일반 학생 이용률은 상당히 저조한 편이다. 따라서 총학생회 후보단은 대학 홍보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총학 홍보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실질적으로 학생들에게 더 이득이 될 수 있다.

공약 중 교양 과목 확대가 학생들에게 가장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공약이다. 사실 지금까지 총학생회 후보자들의 학사 관련 공약은 학점 관리에 용이한 평가제 전환, 학점포기제 등 사실상 총학생회 수준에서 실현이 불가능한 공약들이 대거 등장했었다. 그러나 학생들의 수강 선택권을 넓힐 수 있도록 한 ‘교양 과목 확대’는 총학 측의 적극적인 설문조사 시도와 그에 따른 참여, 해결책이 삼박자로 이뤄진다면 교무회의 안건에 충분히 상정시킬 수 있는 공약이다. 다만 ‘참여’가 주가 되는 이번 공약들을 실천하기에 앞서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인가에 대해 심도 있게 고민을 해 봐야 한다.

18일부터 7일간 치러질 선거유세운동은 후보자들의 공약을 유권자들에게 설득하고 홍보할 수 있는 기간이기도 하지만, 유권자들에게 공약을 검증받을 수 있는 기간이기도 하다. 이 기간 동안 총학을 비롯한 후보자들은, 유권자들을 위한 공약을 좀 더 다듬을 수 있는 기간이 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