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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문화로 자리잡은 과잠 문화의 ‘흑과백’대학생 필수품, 학과점퍼
김다솜 기자  |  kd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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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2.03  22:5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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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도 안 입은 사람은 있지만 한 번만 입은 사람은 없다’. 바로 대학교를 대표하는 점퍼인 일명 ‘과잠’을 말한다. 날씨가 제법 추워진 요즘 편하고 따뜻하다는 이유로 많은 학생이 과잠을 애용하고 있다. 하지만 과잠은 겉으로 적나라하게 자신의 소속을 표현하는 수단일 수 있다. 그것은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는 만큼 자신의 몸가짐을 더 올바르게 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날씨가 부쩍 쌀쌀해진 요즘 거리에 나서면 학교 점퍼를 입고 있는 대학생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소위 이것을 ‘과잠’라 칭하는데, 학생들은 교내를 넘어 교외로까지 과잠을 입고 다니며 그 따뜻함과 실용성을 느끼고 있다. 대학생들에게 더욱 대중화되고 있는 과잠은 이젠 대학생활을 상징하는 하나의 문화가 됐다. 

보편적으로 대학생들이 학생회나 동아리 차원에서 직접 만들어 입는 야구점퍼를 뜻하는 ‘과잠’은 대학교의 교복이라 불린다. 일명 ‘야잠’ 또는 ‘과잠’ 이라 불리는데, 이는 학교 또는 학과의 소속과 개성을 표시한다. 점퍼에는 주로 학교의 로고나 학교명, 학과명, 학번 등을 넣는다. 가장 흔한 디자인은 가슴에 학교 이름의 영문 앞글자를 새기고, 팔에는 입학연도, 등 부분은 학교명이나 학과를 새기는 것이다. 요즘은 같은 학교 안에서도 학과마다 디자인이 달라 캠퍼스를 거닐면 개성 있는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과잠은 1865년 미국의 하버드 대학 야구팀에서 시작됐다. 이것이 각 미국 대학의 풋볼, 농구팀으로 확산됐고, 평상시에도 이 점퍼를 입게 됐다. 이어 1952년 미국 10대들 사이에 이름 있는 학교의 과잠을 입고 다니며 과시하는 것이 유행됐고, 1980년대~1990년대에서는 하나의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게 됐다. 

우리나라는 이 시기 학과를 상징하는 티를 입는 것이 유행이었고, 1990년대 후반에 들어서 몇몇 학생들이 소위 과잠이라고 불리는 야구점퍼 형식을 맞춰 입었다. 이후 과잠이 본격적으로 인기를 얻은 것은 2000년대 후반의 일이며, 대중적으로 자리 잡은 역사는 그리 길지 않다. 

과잠의 따뜻함과 편안함을 잊지 못하는 학생들은 오늘도 어김없이 이를 입고 학교에 간다. 매일 무슨 옷을 입을지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어떤 옷과도 잘 어울리는 점은 많은 학생이 공감하는 과잠의 장점이다. 특히 시험기간처럼 바쁘고 정신없을 때는 더 많은 학생들이 과잠을 찾는다. 평소 과잠을 자주 입는 강태림(전자공학ㆍ1년) 씨는 “따뜻해서 겨울철에 입기 편하다”며 “매일 어떤 옷을 입어야 할지 고민을 줄여 주고 과에 대한 연대의식을 심어 주는 점이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상반된 의견도 있다. 김수연(심리ㆍ1년) 씨는 “누빔 처리가 돼 있어 주로 겨울에만 입음으로 입는 시기가 정해져 있어 많이 입지 못한다”면 서도 “과잠에 대학과 학과, 학번이 적혀있어 행동할 때 조심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과잠은 온몸으로 자신의 학교에 대한 소속감을 표출하는 역할 때문에 부담스러워 하는 학생들도 있다. 거기에는 장점도, 단점도 있겠지만 우선 책임감을 높여 준다는 긍정적 부분이 있다. 손종환(심리ㆍ3년) 씨는 “과잠을 통해 소속감과 자부심, 개성을 나타낼 수 있다”며 “특히 학군단 과잠을 자주 입는데, 그때는 이미지를 더 신경 써 올바른 행동을 하려고 노력한다”며 대학생의 과잠 문화에 대한 호의적인 반응을 내보였다.

그러나 과잠을 교내가 아닌 교외로 입고 나갈 경우엔 개인의 부주의한 행동으로 학교에 불명예를 안겨줄 수도 있다. 과잠의 특성상 자신의 소속을 다른 사람들도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예로 지난해 인터넷에서 논란이 됐던 ‘지하철 Y대생’ 사건을 들 수 있다. 이는 술에 잔뜩 취한 대학생이 지하철에서 소변을 누는 사진이 사람들에게 찍혀 논란이 된 일이다. 마침 그 학생은 자신의 학교 로고가 박힌 과잠을 입고 있어 소위 명문대라 불리는 학교의 이름이 적나라하게 노출된 것이다. 개인의 실수로 같은 학교 학생들까지 간접적 피해를 입게 된 경우라 할 수 있다. 

과잠을 멀리하는 또 다른 이유는 가격 때문이다. 적게는 4만 원에서 많게는 9만 원까지 하는 과잠은 학생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팔부분의 가죽을 인조가죽으로 하면 4~5만 원 선이고, 천연가죽으로 하면 7~8만 원 선이며, 나머지 부분은 가격에 포함되지 않는다. 

또 과잠이 대학의 서열화로 심리적 위축을 부추긴다는 의견도 있다. 류지민(생명과학ㆍ1년) 씨는 “1학년 때 대부분의 학생이 구매하긴 하지만 교내에서만 입는 경우가 많아 실용성이 떨어진다”며 “값이 너무 비싸기도 하고 학과끼리의 경쟁심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서 입었지만, 은연중 자신을 타인에게 드러내고 싶어 하는 이중적인 심리의 작용이 과잠에서 보여진다는 것이다. 

일부 학교들은 학교명을 새기기 보다는 학과를 새기는 방법으로 대학의 이름을 가리는 경우와 아예 디자인에서 학교 이름은 빼는 경우도 있다. 일각에서는 학과명을 새기는 것은 일반적인 일로 받아들여지지만 과잠에서 학교명을 빼는 것은 고의가 느껴진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또한, 보통의 과잠을 맞추는 상당수의 학생이 팔 부분에 자신의 입학년도를 새기는데, 이것이 군대를 갔다 오거나 고학번이 되면 과잠을 입기 민망하다는 의견도 있다. 그래서 우스갯소리로 입학연도를 새기면 과잠의 수명이 줄어든다는 말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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