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이 파스칼은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다’, 성경속의 헬라인은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우리의 학명조차도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아니던가?

그런데, 언젠가부터 우리는 남녀노소 불문하고 휴대폰이 일상생활의 필수품을 떠나 마치 신체와 정신의 일부가 된 것처럼 지낸지 오래다. 그러니 그런 우리를 보고 김신동 교수는 ‘電話하는 人間 즉 호모 텔레포니쿠스(Homo Telephonicus)’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다.

일상생활을 통해 궁금한 것, 모르는 것이 있으면 내 손안에 있는 휴대폰 검색엔진을 이용해 검색하는 일이 다반사다. 오죽하면 ‘모르면, 네이버 지식인에 검색해봐?’라고 스스럼없이 권하고 있는 풍경을 흔히 발견하니 말이다.

짧은 시간에 궁금하거나 모르던 걸 알게 되었다는 것에 일시적으로 지식을 습득했다는 만족은 느낄 수 있겠으나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얻은 지식이 또한 아니니 그 행간의 숨은 깊은 뜻을 어떻게 알겠는가? 그렇게 얻은 지식은 내 것이 아닌 컴퓨터에 저장되어 있는 정보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이는 배고플 때 인스턴트 식품 섭취로만 포만감을 느끼며 일시적 배고픔을 잊을 수야 있겠지만, 영양적 가치의 부족으로 점차 건강이 나빠지는 것을 모르고 지나치는 것과 다를 바 그 무엇이겠는가?

인터넷 게임 사업으로 큰 기업으로 성장시킨 어느 경영가는 본인도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를 운영하는 경영가이지만, 인터넷 검색을 자주 하지 않고 책을 많이 읽으며 취미로는 등산을 즐겨 한다는 것이다. 산을 자주 가는 이유를 물으니 산길을 걷다 보면 걷는 시간동안 사색을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며 확보된 시간동안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고민을 한 끝에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회사경영에 신중한 선택과 결정을 한다는 것이다. 사색을 통해 지혜를 얻는 과정일 것이다.

오늘날 많은 현대인들이 깊은 사색이 부족하다. 너무 바쁘게 살다 보니 생각할 여유가 없는 것이다. 바쁠 때 일수록 깊은 사색을 위해 휴대폰을 잠시 내려놓는 용기를 내보자. 그리고 책을 읽자. 이왕이면 인문고전을 읽자. 그리고 사색하는 시간을 확보하자.

서양의 천재들도 이구동성으로 인문고전 독서의 핵심은 단순히 눈으로 읽고 입으로 외우고 손으로 베껴 쓰는 게 아니라 마음과 영혼으로 읽어서 깨달음을 얻는 ‘사색’이라고 말했다. 프랜시스 베이컨은 후학들에게 이렇게 권면했다. “독서는 오로지 사색하고 연구하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존 로크는 이런 말을 남겼다. “독서는 단지 지식의 재료를 얻는 것에 불과하다. 그 지식을 자기 것으로 만드는 것은 오직 사색의 힘으로만 가능하다.” 또한, 영국의 천재 정치철학자 에드먼드 버크는 이렇게 지적했다. “사색 없는 독서는 전혀 씹지 않고 삼키기만 하는 식사와 다를 바 없다.” 고 말이다. 또한, ‘반복독서-필사-사색’과 같은 순서로 무한 반복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 한다. 아마도 특히 이 중 필사와 사색에 대해 아주 중요한 마음가짐이 있는 듯하다. 이중 진정한 필사는 종이 위에 베껴 쓰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 속에 그리고 내 영혼 속에 새겨 넣는 것이다.

또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아인슈타인, 처칠, 이병철, 정주영 등 사회적, 학문적으로 성공한 사람들한테는 인문학 독서라는 배경이 있었다. 독서를 통해 사색하여 지식과 지혜를 구했던 것이다.

그렇다.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지금부터라도 ‘검색이 아니라 사색하자’ 

깊이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그 이치를 따져 순리에 따르자. 사색을 통해 정보를 중요한 지식으로 그리고 지혜로 발전시키는 과정을 통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자. 

‘호모 텔레포니쿠스에서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로 돌아가는 연습하기’ 현재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일인 것이다.

검색만이 능사는 아니다. 사색을 통해 정보와 지식을 곱씹어 내 것으로 소화해야 비로소 내게 이로운 것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