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었다. 주어진 일에 대해 불만이었고, 하고 싶은 것도 딱히 없었다. 하루가 지나가면 지나가는 대로, 아쉽지도 않았고 만족스럽지도 않았다. 학교에서 지내는 것이 별로 즐겁지 않았다. 내 학교생활은 그랬다. 하지만 3학년이 되면서 느낀 점은 내가 더 이상 신입생이 아니라는 것과 취업에 대해 생각해봐야 하는 시기라는 것이었다.

주변을 둘러보면 휴학하는 친구들이 늘어나고, 토익시험은 필수가 되었고 하고 싶은 일을 하기보다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친구들이 수두룩했다. 돌이켜보면 나 역시 그랬다. ‘지내다보면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겠지’, ‘배우다보면 전공이 내게 맞겠지’라는 생각을 해왔지만 전부 아니었다. 나뿐만이 아니라 친구들 역시 가지고 있는 생각이었다. 좋은 학점과 원만한 인간관계, 각종 자격증과 어휘능력까지 사회에는 그야말로 완벽한 사람들뿐인데 그 속에 나라는 존재라니. 작아 보이기만 하고, 누군가가 와서 나를 구해줄 것만 같은 시간들뿐이었다. 바쁘게 생활하고 있지만 정작 내가 왜 바쁜지 모르고 있는 대학생들은 사회를 위해 같은 이력을 찍어내고 있고 창의력을 바라는 시대에 그저 같은 모양을 원하고 있었다. 나 역시도 그랬다.

그러나 어딜 가나 튀는 사람 한둘은 있지 않던가. 새로운 생각을 가지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사람. 말이 쉽지 더 어떤 새로운 시도를 하겠냐마는, 감히 나는 하고 싶은 대로 하는 것이 새로운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나조차도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찾지 못했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내가 원하는 모습인 것이다. 학원을 다니고 싶다면 알아보고, 여행을 가고 싶다면 계획을 세우면 된다. 사회가 바라는 상과 내가 원하는 이상은 다르겠지만, 분명 하고 싶은 일을 하다보면 내가 원하는 곳에 도달해 있을 것이라 믿는다.

어느 누가 알찬 하루를 보내고 싶지 않겠으며 어느 누가 즐거운 하루로 마무리 하고 싶지 않을까. 누구든 같은 마음일 것이다. 다만 내가 그 시간을 즐기고 있는지 말 그대로 해치우고 있는지를 생각해보길 바란다. 누군가는 생각만 하고 행동하지 않으면 아무의미 없다고 하지만, 생각자체를 바꾸지 않는다면 시작을 하지도 못했다는 뜻이다. 그러니 내가 가진 상한 처지를 버리고 내일을 새로운 맛의 음식이라고 받아들이자는 것이다. 모두들 얘기하듯 후에 생각해보면 아무 일도 아닌 일이 될테니까. 

사회는 냉정하고 비겁하며 만만치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다른 사람도 나의 가치를 인정하게 된다. 흔히들 ‘근자감’이라고 한다. 아무리 가진 것이 없어도 자신감이라는 나에 대한 확신만 있다면 어딜 가도 당당하게 지낼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그대들이 자부하는 자신들의 모습이 허세가 아닌 이유가 있는 자신감이 되길. 지금까지의 나를 오늘로 끝내면서 새로운 마음가짐과 달라진 모습으로 시작하는 내일이 되길. 그럼, 이제 새롭게 시작해보자. 찾아온 문밖의 내일을 맞이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