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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버터칩에 숨겨진 반성Student Research 17. 허니버터칩 열풍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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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3.02  15: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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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감자다. 허니버터칩의 열풍이 대한민국을 강타하고 있다. 과자 역사상 대중의 관심을 이 정도로 받았던 제품이 있었나 싶을 정도다. 최근 인기를 몰고 있는 허니버터칩은 지난 8월 출시된 감자칩으로 튀긴 감자에 꿀과 버터를 버무려 만든 달콤한 맛이 특징인 제품이다. 기존 제품과 차별화를 둔 맛 덕분이었을까.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허니버터칩’이 오르내린다. 단맛을 위해 국내산 아카시아 꿀을, 고소한 맛을 위해 프랑스산 고메 버터를 활용했다는 마케팅 전략도 한 몫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허니버터칩 있어요?”, “허니버터칩 예약 좀 할 수 있을까요?”, “허니버터칩 도대체 언제 오나요?” 최근 편의점이나 슈퍼에서 자주 듣는 말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같은 질문에 판매원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얼마나 인기가 좋은지 많은 사람이 허니버터칩의 그림자조차 보기 힘들다고 아우성을 친다. 일반 매장의 문에는 ‘허니버터칩 없어요. 죄송합니다’라는 글까지 붙여놓은 곳이 비일비재다.

허니버터칩의 판매 기록을 살펴보면 경이로울 뿐이다. 지난달, CU와 세븐일레븐 및 GS25 등 전국 편의점에서 허니버터칩은 스낵류 판매량 1위를 기록했으며 출시 100일도 되지 않아 매출 50억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후 허니버터칩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탄 뒤 매출 53억 원을 추가해 총 100억 원 규모를 돌파하기도 했다.

수요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지니 자연스레 여러 가지 부작용이 일어났다. 그중 일부 편의점과 마트에서는 허니버터칩을 찾는 소비자가 크게 늘자 상대적으로 덜 팔리는 스낵이나 비싼 초콜릿을 함께 묶어 파는 이른바 ‘끼워 팔기’ 또는 ‘인질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끼워 팔기란 ‘거래상대방에 대해 자기의 상품 또는 용역을 공급하면서 정상적 거래 관행에 비춰 부당하게 다른 상품 또는 용역을 자기 또는 자기가 지정하는 사업자로부터 구매하게 하는 행위’이다. 이는 원칙적으로 현행법상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까지 받을 수 있는 중대한 범죄행위다. 달리 생각해 보면 끼워 팔기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은 여전히 허니버터칩을 원한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잠깐 시간을 몇 달만 되돌려보자. 지금의 인기와 달리 당시 국내 제과업계는 대중들에게 조롱거리로 전락하고 있었다. 일명 ‘질소과자’라는 칭호와 함께 국내 과자의 과대 포장이 논란을 빚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는 질소 과자를 타고 한강을 헤엄치는 동영상이 돌아다닐 정도로 비난 여론이 거셌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허니버터칩의 등장으로 대중들의 시선은 다시 국내 과자에 쏠렸다. 어떻게 이리도 단순히 마음이 변할 수 있단 말인가. 오히려 이러한 현실에 잠시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특정 사건에 빨리 반응하고 금세 잊어버리는 우리나라의 국민성을 보여주는 것 같아서 말이다. 필자가 본 바에 따르면 우리는 언제나 들끓는다. 이 ‘빨리빨리’ 유전자는 우리를 이전부터 세뇌시켰다. 이제는 쉽게 요동치는 대중들의 관심이 낯설지가 않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들을 품에 안았다 다시 버렸을까. 과거 ‘한강의 기적’을 이룬 후 선진국 반열에 올랐다고 자부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과연 그에 걸 맞는 국민성을 보여준다고 당당하게 자신하고 있는지 의문이 생긴다.

올해는 한반도에 많은 사건이 일어났다. 국민들의 가슴을 미어지게 했던 ‘세월호 참사’부터,  방심의 순간에 터져버린 ‘환풍구 붕괴 사건’과 사회의 무관심이 빚어낸 ‘경비원 자살 사건’ 등. 많은 사건들이 주위를 맴돌며 우리 가슴을 아프게 했다. 하지만 자신에게 되물어보자. 무엇보다 가슴을 짓누르고 묵직한 고통이 일었던 지난날의 아픔을 우리는 까맣게 잊으며 사는 것은 아닌지. 현재 우리의 곁을 떠나간 이들을 얼마나 가슴 깊이 품고 살고 있는지. 한국인의 마음에 지속이란 단어는 아예 소멸됐을까? 이제는 정신없던 우리의 모습을 수습할 때가 되었다. 신선한 바람을 타고 들려오는 다른 이의 울림을 기억해야 할 때다.

현대사회 속에 우리는 빠른 변화의 삶을 살고 있다. 앞으로 원해야 하고 해야만 하는 일들은 아직도 무수히 쌓여 있는데, 일부 국민들은 금세 새로운 이야기들을 찾는 데만 급급하다. 이제라도 국민적 다급함을 마무리하고 산적해 있는 숙제를 풀어 진정한 선진국으로 나아가야 한다. 현재 우리의 초상화에 이런 얼룩이 계속 번진다면 정상국가로서의 갈 길은 더욱 험난하고 멀어질 것이다. 잠시 긴 호흡을 가다듬고 주위를 둘러보자. 과연 내가 사는 세상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고민하고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무엇인지 정리해보자. 우리가 지난 날 느꼈던 슬픔을 저무는 이 해와 함께 또 다시 묻을 수 는 없다.

동(冬)장군이 찾아왔다. 어느새 첫눈이 내렸고 길었던 일 년도 마무리되어간다. 새로움은 언제나 설렌다. 다가오는 크리스마스에는 무슨 마법이 일어날지 궁금하고 새해에 어떤 일들이 펼쳐질지 기대된다. 과자 업계에서는 허니버터칩이 그랬다. 독특한 맛을 찾는 대중들은 기존 과자에 싫증을 느꼈고 허니버터칩은 우리에게 새로운 대안이 되었다. 과연 매섭게 불어오는 찬바람처럼 허니버터칩이 우리를 오랫동안 휩쓸지, 혹은 일시적인 바람일지는 앞으로 두고 볼 일이다.
/이원희(언론ㆍ4년) 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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