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시대라는 명목 하에 학생들에게 영어공부를 강조한 것은 꽤 오래된 이야기다. 이제 영어는 내세울 만한 능력이 아니라 필수 요소가 돼버렸다. 이에 대부분의 대학에서 수준별 영어분반수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대학 역시 올해부터 기초교양 영어교과목을 좀 더 체계적으로 탈바꿈했다. 뿐만 아니라 졸업인증제 또한 강화된다. 변화된 수준별 영어분반 수업에서는 일정 수준의 토익 성적표를 제출하면 다음단계 수업이 면제되거나 점수가 부족할 경우 유급 당하게 된다. 졸업인증제의 경우, 기존에는 정기토익점수로만 인증이 가능했지만 올해부터는 토익특별시험으로도 인증 가능하다. 대기업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기업에서 공인인증 영어성적을 요구하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의 취업을 중시하는 대학에서도 취업 장려를 목적으로 졸업인증제를 시행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학이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고 무작정 학생들에게 성적을 요구한다면 잘못된 일이겠지만, 대학에서도 학생들의 영어실력 향상을 위해 해외 교환학생, 토익향상프로그램, 영어 클리닉, 정규 토익 시행, 토익 특별시험, 여름국제학교 HIS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영어능력 향상을 위해 힘쓰고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학생들을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는 학교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대만큼 학생들의 참여가 활발하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변화된 영어교과목 세부사항으로 학생들의 혼란이 예상되고 졸업인증제의 경우, 제시된 공인인증성적을 제출하지 못하면 졸업을 못하는 상황이 일어나기 때문에 학교 측에서 여러 번 공지하고 학생들에게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3학년 2학기까지 공인인증 영어성적을 제출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학생은 많지 않다. 

올해부터 졸업인증제에 도입한 토익특별시험 역시 현재 1회 4만2천 원에 달하는 토익 정기시험 비용이 학생들에게 부담이 된다고 여겨 실시하는 것으로, 현재 성균관대, 중앙대, 고려대(세종), 연세대(원주) 등의 타대학에서도 운영되고 있다. 월 1회씩 총 4회 진행되는 토익특별시험일에 맞춰 학교 홈페이지 공지사항 및 문자메시지를 통한 홍보가 계속될 예정이지만 학생들이 얼마나 참여할지는 미지수다.  

물론 학교 측의 홍보가 활발함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참여율이 저조한 것에 대해 홍보 방식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이또한 잘못된 생각이다. 변화된 수준별 영어분반 수업 및 졸업인증제를 행해야 할 주체는 학교가 아닌 학생이다. 마치 엄마가 아기에게 음식을 떠먹여주듯 학교가 홍보와 공지를 해주길 기다리기만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오히려 학생들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찾아보고 참여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제는 학생들 스스로가 학교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는 자세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