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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회 한림문학상 대중문화평론 심사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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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3.02  15: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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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미디어 기술이 발달하면서 각종 SNS를 통한 다양한 방식의 글쓰기가 넘쳐나고 있다. 디지털미디어 속 글쓰기는 사회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때론 대중의 여론을 반영할 정도로 그 영향력이 대단하다. 미디어 이론가 빌렘 플루서는 세계를 커뮤니케이션 체계에 기반 하여 문자 발명 이전, 문자 사회, 문자 사회 이후로 구분하고 있다. 이러한 구분을 토대로 그는 각 사회가 사유하는 방식의 차이에 대해 고찰했다. 문자 이전 사회가 순환적 사유 방식이 지배적이었다면, 문자 사회는 선형적 사유 체계를, 문자 사회 이후인 디지털미디어 사회는 개별적이고, 모자이크처럼 구성된 비선형적 사유 방식을 따르고 있다고 하였다. 문자 사회에서 디지털 사회로의 전환은 사유의 방식뿐만 아니라 글쓰기에 있어서도 많은 변화를 가져온다. 선형적 사유체계가 분석적이고 비평적 글쓰기를 지향했다면, 디지털미디어 사회는 문자 사회의 비평적 글쓰기를 해체시킨다. 최근 몇 년 대중문화평론 부문의 응모작들을 보면 이러한 변화를 실감할 수 있다. 대중문화적 현상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보다는 감각적이고 즉각적 글쓰기가 주류를 이룬다는 것은 빌렘 플루서의 예언처럼 비평적 글쓰기의 실종을 통감한다.   

대중문화평론 부문의 유일한 응모작이자 당선작인 ‘허니버터칩 광풍’에 대한 필자의 분석 역시 대학생다운 참신함과 도전정신을 엿볼 수 있으나, 그러한 현상에 대한 소비문화가 지닌 본질적인 측면에는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SNS의 입소문 마케팅이 최근 대중소비문화 한 패턴이 되고 있음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품귀현상으로 인해 구하기 힘든 제품을 소비했을 때 느끼는 대중의 심리를 명품 소비와 연관 지어 구별심리나 계급심리를 분석하고 있는 것은 일견 타당하나, 디지털미디어 매체의 가상성이 주는 ‘평등의 개념’을 간과한 면이 없지 않다. 디지털미디어는 인터넷과 같은 사이버 공간을 통해 소량 생산된 정보가 대량으로 공유되고 소비, 재창조될 수 있다. 또한 디지털미디어는 포디즘의 표준화된 시간과 공간의 의미를 변화시킨다. 서로 다른 시간과 공간을 경험하는 사람들에게 시ㆍ공간의 표준화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 네트에서는 현실세계의 ‘장소’가 지닌 공간적 의미가 약화되는 동시에 가상공간이라는 새로운 표준화된 공간이 네티즌을 하나의 테두리 안에 묶어놓는 역할을 한다. 현실세계의 장소가 의미를 상실하는 반면 네트의 가상공간이 표준화의 계기를 마련해주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디지털미디어문화의 속성은 대중에게 보다 가깝게 접근시켜 ‘평등에 대한 감각’을 현대인들이 느끼도록 한다. 디지털미디어를 기반으로 하는 ‘허니버터칩’과 같은 일련의 소비문화는 계층 간 소비문화의 차이를 가상성을 통해 극복한 예라 할 수 있다. 다소 거친 문장과 접근 방식은 단점으로 작용하지만, 레밍이라는 나그네쥐의 습성을 통해 ‘허니버터칩 광풍’에 내재된 최근 소비문화의 특징과 대중의 심리를 분석하려했다는 점에서 문화 현상에 대한 필자의 성실한 분석과 진정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시작으로 문화현상에 대한 날카로운 비평정신이 담긴 좋은 글들을 쓰기 바라는 마음이다.
/오현화(국어국문ㆍ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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