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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영웅 박찬호의 눈물‘다단계 인생 게임’ 어떻게 승리로 마무리 할까? 인생의 오르막길과 내리막길 어떻게 준비할까?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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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3.23  13: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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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학년 때 야구 시작, 초등학교 야구 전국대회 우승, 고3 때 한ㆍ미ㆍ일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출전(1991, 로스앤젤레스), 한양대 재학 중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출전 준우승(1993, 미국 버펄로) 등의 경력을 쌓는 동안 벌써 미국 야구계는 박찬호의 강속구를 주목했다. 대학을 중퇴하고 1994년 그는 미국 LA 다저스 구단에 입단하였고, 2년간의 마이너리그를 거쳐 메이저리그 투수로 자리 잡았다. 그 이후의 투수 경력은 이렇다. 96년 5승 5패, 97년 14승 8패, 98년 15승 9패, 99년 13승 11패, 그리고 2000년에는 18승 10패, 평균자책 3.27, 삼진 217개로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2001년에는 15승 11패의 성적을 올리고 자유계약선수가 되었다.

훗날 국내 TV 프로그램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출연하여 그가 털어놓은 회고담에는 노모 히데오가 등장한다. 메이저리그 통산 123승이라는 기록을 달성한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가 박찬호보다 먼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여 첫 아시아계 영웅 투수로 높은 명성과 인기를 누리고 있었다. 자연히 박찬호에게 그는 롤 모델이자 동시에 사람들에게는 비교 대상이었다. 그러나 박찬호는 드디어 해냈다. 2005년에 메이저리그 100승을, 2010년에는 124승을 거둠으로써 ‘라이벌’ 노모 히데오를 제치고 메이저리그 동양인 최다승 투수에 등극하였다. 

그런데 그는 마냥 행복을 누릴 수 없었다. 영광스러운 바로 그 기록의 날이었다. 시합이 끝나고 축하 행사도 치르고 나서 저녁에 숙소에 돌아온 박찬호는 한참 눈물을 쏟으며 울었다고 한다. 왜 그랬을까? 드디어 라이벌을 이기게 됐는데 말이다. 숫자로만 보면 단 한 게임을 더 이긴 것임에도 불구하고, 전 미국을 휩쓴 매스컴은 박찬호의 124승을 대서특필하였지만, 노모의 123승 기록은 한순간에 모두의 관심 밖으로 밀려나면서 물거품처럼 사라져버림을 그는 목격한 것이다. 그는 또 생각했다. ‘언젠가는 틀림없이 다른 아시아계 투수가 나타나 125승 기록을 달성할 날이 올 것이며, 그때는 나의 124승 기록도 다시 같은 운명에 떨어져 버릴 것이 아닌가?’ 스포츠와 스포츠맨의 진정한 가치가 언론 보도나 매스컴과 대중의 인기 세평에 의해서만 평가될 수는 없음을 그는 깨달은 것이다.  

바로 이날의 경험을 계기로 해서 그는 이전의 생각을 많이 바꾸게 되었다. 오로지 시합에 이기는 목표만을 생각하고 매 게임 나의 모든 것을 다 바친다는 각오로 살아왔던 자신을 돌아보게 되면서 말이다. 과거에는 훌륭한 선수가 되는 것이 인생의 전부처럼 살아왔지만, 이제 그는 선수생활을 그만 둔 이후의 인생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말하자면 지금까지 ‘야구’에 모든 것을 걸었던 것과는 달리 이제는 ‘인생’이라는 게임을 어떻게 승리로 마무리하는가 하는 문제로 관심을 돌렸다는 것이다. 자신에게 더 소중한 것을 찾은 것이다.

실제로 박찬호는 대한민국 선수 중 유일하게 한ㆍ미ㆍ일 프로 리그 모두에서 선발승을 거두었으며, 메이저리그, 마이너리그, 일본야구, 한국야구에서 뛰면서 통산 156승의 성적을 거둔 후 은퇴했다. 그는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서 약속했던 대로, 선수 은퇴 이전부터 이미 인생 후반기 계획도 가지고 있었으며, 은퇴 후 하나씩 실천에 옮기고 있다. 

결국 ‘인생’이란 ‘다단계 게임’이다. 전반기가 있고 후반기가 있으며, 노년기와 죽음을 맞으면서 끝나게 된다. 그래서 오늘날 ‘죽음 준비’ 또는 ‘웰 다잉’에 대한 관심은 널리 확산되고 있다. 지금 당장 문제가 시급하고 중요한 이유도 결국은 인생의 후반기와 마무리 단계를 위해서 의미가 있는 것이다. 당신은 당신의 ‘다단계 인생 게임’을 위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는가? 언젠가 우리는 모두 노년기에 이르러 죽음을 앞두고서 자신의 과거를 뒤돌아보게 될 것이다. 어떤 예기치 못한 사태가 미래에 닥쳐올지도 모른다.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 인생이 아니던가. 그러나 계획과 준비는 필요하다. 강한 실천 의지와 꾸준한 노력과 투지도 필요하다. 결국, 내 인생 내가 사는 것 아닌가?
/김성진(철학ㆍ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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