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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객전도의 시대
문지연 부장기자  |  mjy05@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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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3.31  14: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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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노키즈존’(No Kids Zone)이 성행하고 있다. 감당 할 수 없는 사고를 치는 어린 아이들을 아예 받지 않겠다는 음식점, 카페 등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노키즈존을 선언한 업소들이 정한 출입금지 대상은 매우 다양하다. 유모차, 5세 미만, 7세 미만에 초등학생까지 포함 된 곳도 여럿 있다. 이런 노키즈존이 급속히 퍼져나가는 이유는 바로 업소 내에서 일어나는 아이들의 소란으로 사고 위험이 커지고 있지만 부모들이 이를 통제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다른 고객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고, 인터넷과 소셜네크워크서비스(SNS)는 많은 불편사례로 도배되고 있다. 실제로 필자도 공공장소에서 제멋대로 행동하는 아이들 때문에 아주 기분 나쁜 일을 당한 적이 여러 번 있다.

어떻게 보면 유모차에 태워진 어린 아이가 무슨 잘못이 있나 싶다. 더군다나 뛰어다니기 좋아할 대여섯 살짜리 아이들은 “가만히 앉아 있어”라는 말에 좀이 쑤시기 마련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행동과 가르침을 따라하며 배움의 성장을 하는데, 이런 일의 근원은 부모의 잘못된 대처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얼마 전 한 손님이 어린 아기의 변이 묻은 기저귀를 한 카페 테이블에 올려 두고 간 모습이 사진으로 찍혀 유포돼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두 번의 일이 아니다. 화장실에 버젓이 기저귀를 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식당 내에서 기저귀를 갈거나, 모두가 사용하는 공중 화장실 세면대에서 아이의 엉덩이를 씻기는 엄마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남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부 부모들의 행동은 행동에서 그치지 않는다. 사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그들의 주객전도된 자세다. 바쁜 식당 안을 아슬아슬하게 뛰어다니는 아이를 보다 참다못한 한 손님이 아이에게 한마디 하려던 찰나, 매섭게 쏘아보는 아이 엄마의 눈빛에 입 밖까지 나왔던 짧은 훈계가 쏙 들어가고 만다.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말릴 줄 모르는 것에 그치지 않고 ‘피해자 코스프레’에 돌입하는 것이다.

‘국물녀 사건’을 기억하는지 모르겠다. 2012년 2월 인터넷을 도배했던 일이다. 어느 식당에서 뜨거운 국물을 들고 돌아서던 한 여성이 달려오던 일곱 살짜리 아이와 부딪쳐 아이는 화상을 입고 여성은 곧 사라져 버렸다. 아이의 어머니는 바로 이를 인터넷에 올려 고발했고 네티즌은 사라진 여성에게 비난을 퍼부었다. 하지만 경찰의 조사와 함께 공개된 폐쇄회로 TV(CCTV) 화면을 통해서 비난 받던 여성이 피해자라는 것이 드러났다. 아이가 일방적으로 달려가 여성과 부딪친 것이다. 공공장소에서 아이가 날뛰도록 내버려두고도 되레 피해자를 고발하는 모습에 비난의 화살은 아이 엄마에게 돌아갔다.

시끄럽게 떠들거나 뛰어다니는 아이를 따끔하게 혼내고 바른 자세를 가르치는 것에 ‘바른 개념’을 가진 부모라고 말하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아주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무조건 아이의 편에 서서 상황을 주객전도 시켜버리는 황당한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아이의 사고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이 있다면 보호자로서 당연히 고개 숙여 사과해야 하는 것이 맞다. 그들이 그토록 예뻐하는 내 자식을 위한 길은 공공장소 질서를 바로 알려주고 행동할 수 있도록 솔선수범하는 것이다. 아이에게 누가 잘못한 일인지도 이해하지 못하는 몰상식을 가르치려는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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