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금융거래내용이 있는 만 18세 이상의 모든 개인을 대상으로 ‘신용등급’을 결정한다. 평가는 과거의 신용거래 경험과 현재의 거래 상태를 바탕으로 총 10등급까지 매겨진다. 신용등급은 대출이나 카드 발급 등 모든 금융 거래에 영향을 미친다. 그 때문에 학자금 대출, 카드사용 등의 소비지출을 하는 대학생들도 신용등급 판단에 있어 예외가 아니다. 이에 본지는 우리 대학 학생들의 신용등급 인식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 27일 117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91.5%, 자신의 신용등급 모른다
거의 모든 금융 활동에 신용등급이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은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응답자 중 91.5%인 107명이 자신의 신용등급을 모른다고 답했다. 김지연(언론정보ㆍ1년) 씨는 “확인해 보고 싶지만, 방법을 정확히 모르겠다”고 말했다. 85.5%는 신용등급이 어떻게 산출되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또 신용등급을 올리는 방법을 묻는 말에서는 81.2%가 모른다고 했다.

학자금 대출 신용등급 영향, 절반만 알아
높은 등록금 때문에 학자금 대출 비율이 늘자 자연스레 ‘캠퍼스 푸어’(Campus poor)란 말도 나왔다. 이는 대학 등록금 때문에 학자금 대출을 이용하다 졸업 후에도 돈을 갚느라 고생하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이번 조사 결과 학자금 대출을 받은 적이 있는 학생은 27%였고, 거의 모든 학생이 한국장학재단(장학재단)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자금 대출도 신용등급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학생은 전체의 절반을 조금 넘는 52%였다. 신용평가기관은 학자금 대출을 장기부채로 간주해 신용등급에 부정적으로 반영한다. 장학재단에서 신청하는 일반상환학자금대출을 연체할 경우 개인 신용에도 악영향, 금융거래 제한, 채무상환 독촉과 채권보전 절차 진행 등의 불이익을 받는다.

하이브리드 카드ㆍ신용카드, 위험성 모르고 사용해
하이브리드 카드는 체크카드와 신용카드의 기능이 혼합된 카드로, 최대 30만 원을 한도로 통장에 잔액이 없어도 결제할 수 있다. 가계부채 해소와 체크카드 활성화를 위해 2012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발급되기 시작했으며, 1인당 2장까지 만들 수 있다. 설문조사 결과 약 30%의 학생들이 하이브리드 카드 또는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었으며, 그중 17%가 미납, 연체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나 전체의 42.7%는 카드의 미납, 연체가 신용등급에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신용카드뿐만 아니라 하이브리드 카드도 연체될 경우 20%대의 이자를 내야 하며, 장기 연체가 되면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휴대전화 요금 연체, 신용등급 떨어뜨리는 요인
설문 결과 본인 명의의 휴대전화를 사용하고 있는 사람은 전체의 89.7%였으며, 그중 미납된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17.1%였다. 문제는 45%가 미납, 연체가 신용등급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휴대전화 요금처럼 소액 연체도 자주 연체할 경우 상습연체자로 분류돼 등급이 떨어질 수 있다. 연체는 기기 할부금과 통신비로 나뉘는데, 기기 할부금이 3개월 이상 연체될 시 휴대전화가 정지되고, 연체 사항은 서울보증보험으로 넘어가 신용등급에 영향을 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