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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패치의 위험한 ‘팩트’보도한 사실에 대한 ‘심판자’ 역할까지 하는 것은 위험해, 정확한 사실만을 전달해 대중이 판단할 기회 열어둬야
김선애 기자  |  ksa082@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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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4.10  23: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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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태임과 방송인 예원 사이의 ‘욕설 사건’이 한 달째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 사건은 3월 초, 한 스포츠 일간지에 의해 최초로 대중에게 알려졌다. 기사의 요지는 제주도에서 방송 촬영 중 이태임이 예원에게 욕설을 퍼부었다는 내용이었다. 기사가 보도된 이후 이태임은 “촬영이 힘든 상태에서 예원이 반말했다”는 인터뷰를 했다. 하지만 예원 측은 “반말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고, 네티즌 사이에서도 논란이 가열됐다. 이에 연예 매체 ‘디스패치’가 진상 규명에 나섰다. 디스패치는 현장 취재를 했고 결론을 내렸다. 이태임이 상냥하기만 했던 예원에게 이유 없이 욕설을 퍼부었다는 것이다. 대중은 늘 빠르고 정확한 사실만을 전했던 디스패치를 믿었다. 디스패치의 보도 이후 대중은 이태임에게 등을 돌렸고, 이태임은 사과와 함께 출연하던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이렇게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27일 유출된 동영상 한 편에 사건은 다시 수면에 올랐다. 당시 상황이 녹화된 동영상이었다. 이태임은 분명 욕설을 했다. 하지만 디스패치가 보도한 것처럼 ‘갑자기 광분한’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말없이 눈물을 떨구는’ 예원의 모습 또한 없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미묘한 신경전이 있었고, 예원은 반말을 했다. 디스패치에서 전한 사실과는 다른 내용이었다.

동영상의 유출 후 디스패치는 사과문을 올렸다. 사과문에서는 ‘제3자의 증언에도 주관이 개입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그에 앞서 애초에 디스패치의 취재 방식부터 잘못됐다. 한국말을 제대로 못 해 상황 파악이 어려울 수 있는 베트남 해녀와 현장에 있지 않았던 할머니를 취재원으로 삼았다는 점이 문제다. 현장에 그밖에 다른 사람이 없던 것도 아닌데 말이다. 상황을 지켜본 촬영 스태프들과 당사자들은 제치고 ‘제3자’를 취재해 가장 정확한 사실인 양 기사를 꾸몄다. 디스패치 측에서 이미 정해놓은 틀 안에 맞춰 취재한 것으로 보인다.

사건을 보도할 때 대중에게 사실만을 보여주지도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디스패치 측에서 내린 결론, 즉 ‘누가 잘못했는가’ 에 대한 판단을 함께 내놓는다. 디스패치가 보도한 이번 사건에 대한 기사 역시 “예원은 마른 제주에서 날벼락을 맞았다. 그리고 온라인상에서 2차 공격을 당하고 있다”고 끝맺는다. 이렇듯 디스패치의 보도는 팩트 전달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연예인들에 대한 평가를 내리는 ‘심판자’의 역할을 자처한다. 대중들이 독자적으로 판단할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이다. 특정 방향으로 읽히는 내용을 기사로 내보낸다는 것은 분명한 문제다. 또 한 사건에 대해 늘 재구성과 가공의 과정을 거친 후 보도한다는 점도 위험하다. 이번 사건에서도 역시 취재 사실을 토대로 이태임과 예원의 하루를 재구성해냈다. 사건을 재구성해내는 과정에서 과연 기자 개인의 추측과 상상이 완벽히 배제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뉴스는 팩트다’ 디스패치가 내세운 모토다. 디스패치는 수많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늘 반박할 수 없는 사진을 증거로 공개하며 ‘팩트 종결자’라는 명칭까지 얻었다. 하지만 그들의 ‘팩트’는 정말 옳은 것인가? 가공과 재구성을 거듭한 ‘소설’은 아닌가? 디스패치는 기자의 펜이 가진 어마어마한 파급력을 다시 한 번 인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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