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 학생들이 쾌적하고 안전하게 학교를 다닌 데에는 학내 청소ㆍ경비ㆍ주차 등의 노동자들의 노고가 있다. 자주 마주치지만, 잘 알지 못했던 학내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더불어 본지는 학내 노동자 인식 실태를 알아보기 위해 지난 2일 우리 대학 학생 1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학내 노동자에게 관심은 있지만,
‘소통’ 거의 없어

학내 노동자(미화원ㆍ주차안내원ㆍ경비원 등)와 학생의 소통이 이뤄진다고 생각 하냐는 질문에 ‘아니요’가 총 응답수의 절반을 훌쩍 넘긴 85%를 기록했다. ‘예’라고 응답한 15%중 대다수는 “마주치면 가볍게 인사하는 정도”라며 “인사를 통해 비언어적 소통을 하고 있으나 언어적 소통은 그다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이은서(언론ㆍ2년) 씨는 “감사하게는 생각하지만 그 분들과 소통할 일이 딱히 없다”고 말했다. 또한 평소 학내 노동자들에게 관심을 갖고 있었냐는 질문에 “쾌적한 학교를 위해 힘쓰시기 때문에 최대한 존중한다며 큰 관심은 아니지만 감사하게 생각한다”는 응답이 주를 이뤘다.

먼저 인사해주거나
감사하다고 말하는 학생들에게 호의적

응답자의 40.6%가 하루에 학내 노동자들을 1~2회 마주친다고 답했다. 이어 질서 정리 부문에서 도움을 받은 적 있다는 응답 외에도 ‘인터뷰 과제에 응해줬다’, ‘우산을 빌려줬다’, ‘분실물을 찾아줬다’ 등 개인적인 사례도 있다. 이에 대해 학생생활관에서 20년 가까이 근무하고 있다는 청소 반장 A씨는 “직원들에게 직장이라고 생각하기보단 봉사하는 마음을 더 크게 가지라고 교육 한다”며 “학생들이 모두 자식 같아서 가능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주차 요원 B씨는 “먼저 인사해주고 말을 잘 들어주는 학생들은 커피라도 사주고 싶을 정도다”라며 학생들을 향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학생들 20.7% “그분들 근로환경 궁금”
17.8% “그분들 휴게실 환경 개선돼야”

응답자의 20.7%는 학내 노동자들의 임금, 휴식 공간, 학교의 처우, 근무 시간 등 전반적인 근로 환경에 관심을 가졌다. 학내 노동자들은 외부 용역 업체에서 고용돼, 평균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근무한다. 학교 건물에서 근무하는 미화원의 출근 시간은 오전 7시 30분이다. 적어도 출근시간의 30분 전부터 강의실과 행정실의 청소를 시작한다는 청소 반장 A씨는 “학생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주기 위해서 일찍부터 청소를 한다”고 말했다. 학내 노동자들에 대한 학교의 처우를 묻는 질문에 ADT 캡스 상황실 최동림 대원은 “불편한 점은 딱히 없다”고 전했다. 경비실에서 근무하는 C씨는 “평균 12시간 정도 일한다”며 “총괄업무는 한 자리에 고정 돼 일하는 게 아니라서 휴게실은 따로 없다”고 밝혔다. 주차 요원 B씨 또한 “학교에서 휴식 공간을 마련해주지는 않지만 업체 사무실에서 쉴 수 있어 불편한 점은 없다”고 말했다. 반대로 A씨는 “학생생활관 2관에 있는 휴게실을 조용하고 넓은 곳으로 옮겼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응답자 중 17.8%는 학내 노동자들에게 바라는 점은 없다며 “지금처럼만 근무해주시길 바란다”고 답변했다. 더불어 “감사한 점이 많아 서로 인사하고 지내는 사이가 되길 바란다”고 응답했고, 학교 측의 근로자 휴게실 환경 개선을 바랐다.

학내 노동자들의
인지도를 높이는 활동 필요해

수도권 소재의 몇몇 대학은 청소 노동자들과의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홍익대의 경우 이미 학생들이 청소노동자들과 많은 연대를 이뤘으며, 단순한 휴식과 노동권 보장을 넘어 그들과 ‘손 프로젝트’라는 이름하에 미술 공부와 자체 전시회를 열었다. 또한 중앙대에서도 2013년도에 학생들이 ‘비와 당신’이라는 이름의 청소노동자 서포터즈를 발족해 노동권 보장을 위한 선전 활동, 컴퓨터 교실 등을 진행한 바 있다. 이러한 활동들에 대해 우리 대학 학생들은 대부분 긍정적 의사를 내비치며, 다른 질문들에 비해 월등히 많은 응답 수를 보였다. 응답자의 39.6%는 “노동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기 때문에 괜찮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며 한 응답자는 “이런 것들이 활발히 이뤄지면 사회전체 및 학생들의 졸업 후 노동환경이 좋아질 것 같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한편 “잘 실행되고 유지된다면 좋은 프로젝트가 되겠지만, 1회성으로 끝난다면 의미가 없다”는 우려의 의견도 나왔다. 학생들의 자체적인 활동을 넘어, 학교 구성원들 모두가 학내 노동자들과의 원활한 소통과 복지를 위해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