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동반하는 대학생이 늘고 있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의 조사에 따르면 4년제 대학생의 37.8%가 재학 중 학교 안이나 밖에서 일자리를 가진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대학내일 20대연구소’는 대학생의 노동현장을 알아보고자 지난해 12월 대학생 1천18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에 따르면 학기 중에도 아르바이트를 하는 대학생이 전체의 76.6%에 달했다. 특히 20대 아르바이트생 10명 중 7명(68.3%)은 근무 과정 중 1회 이상 ‘부당 대우’를 경험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사례로 식사시간과 식비를 보장받지 못하거나(46.5%), 계약 근무시간을 고용주 임의대로 조절하거나(39.9%), 근로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예정보다 낮은 급여를 지급하는(25.1%) 경우 등이 있었다. 2015년 기준 최저시급은 5,580원으로 지난해보다 7.2%나 인상됐지만, 최저시급을 보장 받지 못한 대학생은 13.3%의 수치를 보였다.

심아람(광고홍보ㆍ2년) 씨는 “최저 시급을 보장받지 못한 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며 “정해진 근로 시간과 다르게 고용주 마음대로 시간을 변경하는 일도 잦다”고 밝혔다. 신수민(간호ㆍ2년) 씨 또한 “편의점에서 일할 때 최저 시급에 못 미치는 임금을 받았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생은 “아르바이트를 구한 후 사전교육으로 2시간 일했는데, 다음날 출근 2시간 전에 갑자기 해고 통보를 받았다”며 “일방적인 해고를 당했을 뿐더러, 그 전에 교육으로 일한 시간은 급여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서현(언론ㆍ2년) 씨도 “오후 2시에 출근해 오후 9시에 퇴근하는데도 식사 시간을 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일부 고용주들은 수습기간을 둬 본래 임금보다 적은 액수를 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아르바이트와 같은 1년 미만 단기 계약직 고용의 경우, 수습기간이라고 해서 법정 최저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근로기준법상 위법이다. 고용노동부는 2015년부터 수습기간 석 달 동안 최저 임금의 10%를 감액해 지급할 수 있는 규정을 악용하는 사례가 많다고 보고, 주유원이나 패스트 푸드점 아르바이트와 같은 단순 노무직은 수습기간과 상관없이 최저임금 기준에 따라 모든 금액을 지급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사실을 모르고 수습기간에 적은 임금을 받는 대학생이 많다. 정수연(방송통신ㆍ2년) 씨는 “빵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석 달 동안 수습기간이라고 해서 시간당 4천3백 원밖에 받지 못하고 일했다”고 토로했다.

아르바이트 부당 대우에 대해 고용노동부의 한 관계자는 “부당 대우를 받은 피해자들이 온라인을 이용해 상담과 신고를 간편히 할 수 있도록 체계를 구축하는 중”이라며 “최저 임금에 못 미치는 금액이나, 아예 임금을 받지 못한 경우에 노무사 등 전문가를 통해 온라인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권리구제가 필요할 경우 노동부에서 진행 중인 ‘공인노무사 무료법률지원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지난 2008년부터 시행한 공인노무사 무료법률지원서비스는 노동부 장관이 고시하는 월평균 임금 미만 근로자가 노동위원회에 부당 대우에 대한 권리구제를 신청할 시, 무료로 공인노무사를 선임해주고 일체의 법률 서비스를 지원해주는 제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