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졸업반이 되는 대학생 A씨는 진로, 성격, 가정문제 등 때문에 극심한 스트레스를 겪고 있다. 취업해야 할 때가 다가오는데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도, 어떤 일을 하고 싶은 것인지도 감이 안 선다. 이제는 대인관계까지 위축됐다. 고민을 부모님께 말하기에는 걱정하실 것이 뻔하고, 친한 친구에게 털어놓는 것도 망설여진다…

여성가족부는 지난해 9월 만 9세에서 24세 청소년 3천여 명을 대상으로 한 ‘2014 청소년 종합실태조사’를 공개했다. 이 조사에서 스트레스 비율은 중학교 단계(9~12세) 41.6%, 고교 단계(13~18세) 59.6%, 대학 단계(19~24세) 67.7%로, 대학 단계에서 급격히 상승했다. 지난해 미국대학건강협회가 7만 9천266명의 미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약 14.3%는 불안장애, 12%는 우울증을 진단받거나 치료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대학생들의 정신건강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섞여 있는 진로 문제, 대학이라는 ‘작은 사회’에서 맺고 있는 대인관계 문제, 또 가정사, 이성 문제 등 지극히 개인적인 일까지 대학생들은 지쳐가고 있다. 마음의 병이 쌓여만 가는 대학생들을 위한 처방이 필요하다.

상담 방식도 다양
다루는 분야도 많아

대학생들의 다양하고 복잡한 고민을 해결해 주기 위해 우리 대학은 학생생활상담센터(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학생복지관 3층(9319)에 있는 이곳은 학업, 대인관계, 진로, 적성, 정신건강 등 심리적 문제에 대해 주제 제한 없이 상담사와 1:1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상담사는 전임 3명, 요일제 7명, 대학원생 4명으로 이뤄져 있다. 상담과정과 내용은 비밀보장을 원칙으로 하므로 학생들은 부담 없이 찾아가면 된다. 

객관적인 자료를 통한 심리검사도 받을 수 있다. 구체적으로, 성격의 특성을 알아보는 ‘성격유형검사’(MBTI), 스트레스 정도와 심리적 상태를 알아보는 ‘다면적 인성검사’(MMPI-2), 학습태도를 점검하고 학업과 관련된 성격특성을 알아보는 ‘U&I 학습유형검사’, 진로준비상태를 점검하고 적성을 알아보는 ‘U&I 진로탐색검사’, 문장완성을 통해 생각을 알아보는 ‘문장완성검사’(SCT) 등 총 5개의 종류가 있다. 검사시간은 30~60분 정도며, 심리검사 후 결과와 관련된 상담을 신청할 수 있는데, 전문상담사가 1:1로 진행한다.

이를 비롯해 센터에서는 성폭력 상담실, 외국인 학생 상담실도 상시 운영하고 있으며, 학생들이 서로 멘토와 멘티가 돼 고민을 들어주는 행복 멘토링 프로그램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끼리 모여 이뤄지는 집단상담도 시행하고 있다.

상담학생 늘어나고 있지만
전체학생 대비 이용률 여전히 낮아

2012년부터 3년간 집계된 통계에 따르면 상담센터의 개인상담횟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1천553회의 상담 수를 기록해 전년 대비 11.5%나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아직도 이용률은 턱없이 낮다. 한 학생당 권장상담횟수인 5~10회 상담받는 것을 고려한다면, 200명 정도가 상담을 받은 것으로 나타난다. 8천800명이 넘는 재학생 인원을 고려하면 전체 학생 대비 이용률은 굉장히 낮다고 볼 수 있다. 상담센터의 존재에 대해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최화현(언론정보ㆍ1년) 씨는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모른다”며 “때문에 이용해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몇몇 타 대학의 학생 상담 횟수도 늘어나고 있다. 한양대 학생상담센터가 운영하는 개인상담의 경우 2012년 930회, 2013년 1천713건으로 1년 새 84.2%가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무려 1천917건으로 전년 대비 11.9%가 늘었다. 또 지난해 약 8천600건의 상담 수를 기록한 이화여대 역시 약 7천600건을 기록한 2013년과 비교해 13.2% 증가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대 대학생활문화원의 건수 또한 2012년 대비 2013년이 약 4.4% 증가했고, 2013년 대비 2014년이 약 17% 늘었다.

만족도 조사 5점 만점에 4점 웃돌아
대부분 학생들 상담 “매우 만족”

센터가 실시하는 상담의 만족도는 높았다. 도움 정도, 만족도, 어려움 해결, 정서적 지지, 문제 이해, 재방문, 추천 등을 묻는 조사에서 최근 3년간 5점 만점에 모두 4점을 웃도는 높은 점수가 나왔고, 그 수치도 매년 높아지고 있다. 상담을 받은 한 학생은 “가장 친한 친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얘기를 했다”며 “내 편을 들어주시되 현실적이고 직설적인 말씀을 해 주셔서 울컥했지만 시원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