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퍼의 경춘교향곡

지휘자 와이퍼가 온다.
연주장은 서울 가는 시외버스 강원여객 손님들을 청중 삼아
시작은 춘천발 6시 땡분 자! 눈을 감고
제 1악장은 강촌 물길과 섞어지는 눈발소리 雪기雪기 섞어지며 알레그로로 내려
제 2악장은 가평아가씨 외사랑 가슴앓이 아다지오로 흐르고
제 3악장, 시작하기 전 볼일 볼 사람들 위하여 잠깐 쉬는 사이
淸平댐도 지퍼를 열였는지 멀찍이서 들리는 수상방뇨하는 소리
그럼! 자 大成里 쯤 해서 다시 호흡 고르고
제 3악장 시작하려고 하는데 이그그.
어느새 모두 곯아 떨어져 마석 지나고 금곡 지날때까지 깨어 날 줄 모르고
어느덧 교향곡도 끝이 나
니 짐이냐, 내 짐이냐, 잠 덜 깬 청중들 얼레 벌레 봇짐 챙겨
起立拍手도 없는 연주장에서 쓱싹 쓱싹 쓰르르르…
지휘자 와이퍼, 혼자 막 내리며
유리창에 대롱 대롱 매달려 있는 눈이 오는 날의 경춘 교향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