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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뛰어 넘는 ‘청출어람’을 꿈꾸다
원은지 기자  |  oxo7@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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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5.16  15: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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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극장가에서 인기리에 상영 중인 마블 코믹스의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는 동명의 만화가 원작이다. 어벤져스는 아이언맨, 캡틴 아메리카, 헐크, 토르 등 매력적인 캐릭터를 ‘따로, 또 같이’ 활용하면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어벤져스와 관련된 상품을 판매 중인 패션업계와 유통업계는 영화의 흥행에 힘입어 매출이 급증했다. 이랜드의 SPA 브랜드 ‘스파오’는 지난달 말부터 14가지 종류의 어벤져스 콜라보레이션 티셔츠를 판매해 좋은 효과를 얻고 있다. 이처럼 원작의 작품을 다른 매체로 옮겨 제작하는 것을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 (OSMU)라고 한다. OSMU는 하나의 인기 소재를 가지고 영화와 드라마뿐만 아니라 게임, 음반, 출판 등 다양한 장르로 가공해 부가가치를 극대화 시키는 것이 문화 콘텐츠 산업의 필수 요소가 됐다.

대세는 웹툰, 매체를 넘어 산업으로

2000년대 초반, 우리나라의 OSMU는 소설이 영화가 되고, 만화가 게임이 되는 것처럼 한 단계를 거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한 작품을 다양한 매체에서 활용하는 것이 대세가 됐다. 특히 웹툰은 광범위한 독자층으로 다른 콘텐츠들보다 파급력이 우수하기 때문에 많은 매체에서 환영받고 있다. 

지난해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케이블 드라마 ‘미생’은 윤태호 작가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제작됐다. 종합 유통 전문 업체 GS리테일은 미생 방송 직후 관련 캐릭터 상품 매출이 전년보다 68.9% 증가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미생은 학습 만화, 메신저, 캐릭터 용품, 웹툰 내 간접광고 및 관련 테마 산업 등으로 연결돼 파급 효과를 일으켰다. 지난 3월에는 롯데제과와 손잡고 만화 미생 캐릭터가 그려진 포장과 스티커가 동봉 된 ‘미생빵’을 출시했다. 

또한 네이버는 지난달 웹툰 상품을 판매하는 ‘웹툰 스튜디오’ 온라인 샵을 오픈했으며, 다음카카오는 올해 2월 만화 콘텐츠 산업 육성을 위해 웹툰 캐릭터 상품을 출시했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또한 2011년부터 인기 웹툰을 활용한 이모티콘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이처럼 웹툰은 한 매체에서 다른 매체로 옮겨가는 방식뿐만 아니라 산업과 산업 사이로 옮겨가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80년 대 ‘아기공룡 둘리’부터 지금의 ‘무한도전’까지

‘아기공룡 둘리’는 우리나라 문화콘텐츠 산업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이후 OSMU는 하나의 방식으로 자리 잡았고 문화관련 제작자들에게 유행처럼 번졌다. 아기공룡 둘리는 1983년에 어린이 만화 잡지 ‘보물섬’에 처음 연재돼 남녀노소 공감할 수 있는 소재로 인기를 끌었다. 인기에 힘입어 1985년 롯데삼강의 아이스크림 ‘둘리바’를 시작으로 각종 라이선스 상품을 쏟아냈다. 둘리의 이야기와 캐릭터는 친숙함과 신선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이후 만화 단행본, TV 애니메이션, 뮤지컬, 캐릭터 상품 등으로 만들어졌다. 이는 인기 소재를 활용해 추가적 비용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부가가치를 극대화 시킬 수 있는 OSMU의 장점을 보여준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동명의 만화가 원작인 MBC ‘다모’(2003), KBS ‘풀하우스’(2004), MBC ‘궁’(2006)을 시작으로 방송계의 OSMU 방식은 더욱 활성화됐다. 영화 산업에서는 연극 ‘이’를 원작으로 한 영화 ‘왕의 남자’(2005)가 등장인물들의 관계를 재구성해 극적 긴장감을 높여, 1200만 관객을 끌어들이면서 대성공을 이뤘다. 영화 ‘타짜’(2006) 또한 원작 만화의 배경을 현대에 맞게 각색해 680만 관객을 끌어들이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MBC에서 인기리에 방영중인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 또한 OSMU 성공 사례 중 하나다. 무한도전은 피규어와 티셔츠, 모자, 달력 등 다양한 캐릭터 상품 생산으로 이어졌고, 가요제 프로젝트를 통해 발표한 음원은 음악 순위 상위권에 오르는 결과를 낳았다. 프로그램이 방영한지 10년째인 현재까지도 ‘잘’ 만든 개성 있는 캐릭터의 저력을 과시 중이다. 

새로운 매체의 특징을 얼마나 잘 살리느냐가 ‘성패 여부’

콘텐츠가 다른 매체로 옮겨졌을 때의 성패 여부는 새로운 매체의 특징을 얼마나 잘 살려냈느냐에 달렸다. OSMU 방식이 성공하려면 단순히 재현하는 게 아닌 매체에 맞는 재가공이 필요하다. 지난해 방영한 KBS ‘내일도 칸타빌레’는 일본의 인기 만화 ‘노다메 칸타빌레’가 원작이다. 일본에서는 ‘노다메 붐’을 일으킬 정도로 원작 만화와 드라마가 성공했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기대가 높았지만 결과는 대중들의 ‘외면’이었다. 그 이유는 드라마의 정서가 다른 해외의 작품을 ‘그대로 옮겨온’ 행태에서 비롯됐다. 원작 속 노다메의 오버스러운 액션과 과한 상황 설정을 그대로 따라해 대중들로 하여금 거부감을 느끼게 했다. MBC ‘장난스러운 키스’(2010), SBS ‘아름다운 그대에게’(2012) 등도 일본 원작의 판타지요소를 벗어나지 못해 흥행에 실패했던 것을 상기해야 한다. 즉, 해외 콘텐츠는 한국 정서에 맞게끔 재구성하는 과정이 신중치 못한다면 참패를 겪을 수밖에 없다. 

뮤지컬이나 연극계에서도 OSMU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실패하는 사례가 있다. MBC 드라마 ‘대장금’(2003)은 2007년 연극 무대에 올려졌다. 하지만 무대적 기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여러 에피소드를 각색하는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극적 완결성이 부족하다는 혹평을 들었다. 그 후 2008년 고궁 뮤지컬로 다시 만들어진 ‘대장금’은 언론과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받았는데, 드라마의 단순 재연이 아닌 극적 인물의 관계 재설정과 인물 보강 등 뮤지컬의 특색에 맞춰 재구성의 과정을 거쳤기 때문이다. 

OSMU 방식은 원작의 명성에 힘입어 쉽게 화제성을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차별성 없는 콘텐츠의 난립은 위의 사례들처럼 실패를 불러오기 마련이다. 우리 대학에서 ‘문화예술과 대중소통’을 강의하는 강승진(기초교육대) 교수는 “대중들은 시대적 상황과 트렌드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매체와 장르의 선호도, 취향을 따지며 감성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일반적인 데에 반해, 콘텐츠 업체들은 사업적인 마인드로 접근하는 것이 문제”라며 “원본 콘텐츠의 구조와 특성에 대한 파악이 부족한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강 교수는 “OSMU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원작은 물론 대중문화, 소비구조에 대한 섬세한 분석과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조언했다.

OSMU 성공에 가장 중요한 것은 원본 콘텐츠의 ‘경쟁력’
 

콘텐츠 간 경쟁이 심해지면서 OSMU는 문화 콘텐츠 사업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콘텐츠 제작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들어가는 반면 수익 창출은 쉽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채널을 활용한 부가상품을 통해 제작비를 회수하는 것이다. 이 같은 노력이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원본 콘텐츠의 매력이 핵심적인 요소다. ‘어벤져스’ 시리즈가 OSMU의 좋은 예가 되는 이유도 각각의 캐릭터가 지닌 매력이 원본 콘텐츠의 매력을 극대화시키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OSMU는 질 좋은 원본 콘텐츠를 위해 다양한 수익모델을 발굴해야 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산업정보팀의 강중구 주임은 “하나의 콘텐츠를 다양한 방식으로 선보이는 것은 콘텐츠 산업이 지닌 가장 큰 강점이고 어떤 면에서는 고유한 속성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며 “물론 과도한 욕심으로 원본 콘텐츠보다 부가 상품 개발에 들이는 노력이 많은 경우는 지양해야 한다”고 전했다. 

OSMU의 성공에 가장 중요한 것은 원본 콘텐츠의 ‘경쟁력’이다. 원작의 메시지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옮겨가는 매체의 특성에 맞게 재해석해 아류가 아닌 또 다른 완벽한 콘텐츠로 재생산해야 한다. 즉, 성공 요인을 분석해 그대로 적용한 ‘모방’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아닌 성공한 작품들과의 ‘차별화’를 통해 또 다른 성공을 기획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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