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나라는 ‘담뱃값 인상’, ‘음식점 전면 금연구역 지정’ 등을 시행하게 되었다. 바야흐로 2015년의 대한민국은 ‘금연의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하지만 ‘흡연권’과 ‘행복추구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흡연자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흡연권’과 ‘혐연권’, 둘 중의 어떤 권리가 우선인가에 대한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국민건강 증진법에 따라 100제곱 미터 이하의 작은 카페나 식당에서 선택적으로 허용되던 흡연구역도 2015년 새해를 맞으면서 완전히 사라지게 되었다. 이 개정안은 국민건강증진을 도모하고 간접흡연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제정되었다. 새로 제정된 이 개정안 때문에 흡연자들의 불만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음식점 업주들도 단단히 뿔이 났다. 금연구역으로 제정한 뒤에 매출이 줄었다는 것이 그 이유다. 흡연자 단체와 음식점 업주들은 음식점의 영업권과 재산권, 직무수행의 자유를 빼앗는다며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하지만 지난 2004년 헌법재판소는 ‘초·중등학교, 의료시설, 음식점 일부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한 국민건강진흥법 관련 조항’을 합헌이라 판결 내린 바 있다.

필자는 작년 흡연이 가능한 주점에서 일한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가장 힘들었던 점 중에 하나가 바로 주점 내에 가득한 담배 연기와 냄새를 참는 것이었다. 비흡연자들에게 담배 연기 가득한 실내는 불쾌하기 이를 데 없는 곳이었다. 하지만 이제 음식점 내의 흡연이 금지되면서 많은 흡연자는 길거리로 내몰리게 되었다. 올해 초 서울시는 서울 시내의 모든 길거리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려다가 무산되었는데 이는 비흡연자인 필자가 보기에도 흡연자들에게 너무한 제정안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제정안이 나오게 된 배경에는 어느 정도 공감하는 바이다. 길거리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걸어 다니는 사람을 보는 경우 대부분의 비흡연자는 불쾌함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불쾌하다고 해서 거리 자체를 금연거리로 만들어버리는 것은 소수인 흡연자들을 무시하는 처사에 지나지 않는다. 나라는 담배를 피우든 안 피든 모든 국민이 만족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옳다.

현재 우리나라는 금연구역을 대폭 늘리고 흡연구역을 점점 줄여나가고 있다. 흡연자들이 설 자리가 사라진 것이다. 우리 대학만 봐도 대부분이 금연구역이고 올해 들어 학생복지관 옆의 흡연구역도 사라지게 되었다. 하지만 필자는 흡연구역을 줄여나가는 것보다는 흡연구역을 확대하는 것이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가 만족할 방법이라고 생각된다. 금연거리와 같은 금연구역의 확대는 흡연자들에게 금연거리를 제외한 다른 곳은 흡연 거리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위험도 있다. 자칫 잘못하다간 비흡연자들이 가장 혐오하는 길거리 흡연을 부추기는 꼴이 될 수도 있다. 오히려 흡연구역을 늘려 흡연자들이 당당히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어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의 사회적 합의를 끌어내는 것이 좋은 방법이다.

흡연권과 혐연권 중에 어떤 권리가 우선인지를 따지기 전에 우리는 행복추구권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 옳다. 담배를 피우든 안 피든 행복을 추구할 권리는 모두에게 공평하다. 때문에 다수의 편을 들어주고 소수의 의견을 무시하기보다는 양쪽 모두가 만족할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우리는 모두 행복할 권리가 있다.

/설현빈(언론ㆍ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