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오후 4시 일송기념도서관 세미나실에서 편혜영 작가를 초청한 제19회 저자와의 대화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작가의 강연이 끝난 후 청중들의 자유로운 질의응답 시간이 마련됐다.                                                                            김선애 기자

지난 28일 오후 4시 일송기념도서관 2층 세미나실에서 제 19회 저자와의 대화가 열렸다.

이번 행사는 소설집 「저녁의 구애」 의 저자 편혜영 작가가 초대됐으며, 국어국문학과 박슬기 교수의 사회로 진행됐다. 소설집 「저녁의 구애」 는 사실주의 수법의 하드보일드 문체와 독특한 상상력으로 극찬을 받았던 8편의 단편을 모은 소설집으로, 평단의 주목을 받은 그녀의 대표작들로 구성돼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편 작가가 말하는 소설의 의미와 소설가의 길을 걷게 된 계기 등에 대한 이야기로 한 시간이 채워졌다. 편 작가는 “소설은 고통과 아픔의 경험치를 높여 주는 것”이라며 “타인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힘을 키우게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편 작가는 “소설을 읽고 쓰는 일은 나 아닌 다른 사람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지평을 넓혀 준다”며 “소설가를 꿈꾸는 것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이야기를 소설로 풀어보는 것을 권장하고 싶다”고 전했다.

편 작가는 소설을 쓰기 시작한 계기에 대해 “학창시절을 재개발이 한창인 서울 변두리에서 보냈는데, 한 쪽에는 논과 밭이, 반대쪽에는 아파트 공사장이 있었다”며 “한 풍경 안에서 느낀 이질감이 계속 뇌리에 남아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편 작가를 향한 많은 질문이 쏟아졌다. 김가은(국어국문ㆍ3년) 씨는 “타인을 이해하기 보다 자기 자신에 대해 몰입해 쓴 작품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이에 편 작가는 “모든 글쓰기의 최초 동기는 자기 자신이 돼야 한다”며 “스스로를 이해하는 것으로 시작해서 타인을 향한 이해로 폭을 넓혀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특히 이날은 인근 유봉여자고등학교의 문예 창작 동아리 ‘별돋이’ 학생들과 교지편집부 ‘혜우’ 학생들이 단체로 강연에 참가해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글을 쓰다 막힐 때 극복할 수 있는 노하우가 궁금하다”는 김지희(18) 양의 질문에 편 작가는 “글이 안 써질 때는 안 쓴다”고 답해 청중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편 작가는 “글이 쉽게 쓰이지 않는다는 것은 주제에 대한 생각이 충분히 안됐다는 것”이라며 “끝내 해결이 안된다면 과감하게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편 작가의 「몬순」으로 그녀의 작품 세계를 처음 접했다는 신현기(철학ㆍ2년) 씨는 “소설은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고 경험의 폭을 넓혀 상상력을 키워주는 것이라고 했던 말이 가장 인상깊었다”며 “더할 나위 없이 좋았던 강연”이라고 행사에 참가한 소감을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우리 대학 학생과 교직원, 고등학생들, 지역 주민들을 포함해 약 140여명이 참석했으며, 강연이 끝난 후에는 편 작가의 서명을 받는 시간과 기념촬영을 할 수 있는 시간도 마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