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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심 찾아 떠난 어른아이 ‘키덜트’에 빠지다
원은지 부장기자  |  oxo7@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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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9.05  13:2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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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새로운 소비문화 트렌드가 자리 잡고 있다. 키덜트 문화가 주목받으면서 유통업계에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 키덜트란 ‘Kid’와 ‘Adult’의 합성어로 유년시절에 향수를 느끼는 어른들이 늘어나면서 생긴 신조어다. 최근에는 어린이 같은 취미를 둔 어른들을 ‘키덜트족’이라고 칭하기도 한다.

맥도날드는 지난 7월 23일, 영화 ‘미니언즈’ 캐릭터를 상품화한 ‘미니언 해피밀 스페셜 세트’를 출시했다. 출시 당일 맥도날드 앞은 수량이 제한된 ‘미니언’을 쟁취하기 위한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고 1시간여 만에 매진해 화제를 모았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러한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이달 1일 본점에 드론, 피겨, 무선조종자동차 등으로 구성된 성인을 위한 ‘키덜트 뮤지엄 볼케이노’ 매장을 개설했다. 또 얼마 전 용산 아이파크백화점은 개점 9주년을 기념해 ‘도라에몽 100 비밀도구전’을 열고 도라에몽 실물 캐릭터를 선보이는 중이다. 이 전시회의 오프닝 행사에 참석한 배우 심형탁 씨는 연예계의 대표적인 키덜트족으로 자칭, 타칭 ‘도라에몽 오타쿠’다. 추억과 동심을 일깨우고 따뜻한 위로를 전해준 ‘김영만의 종이접기’ 열풍 또한 거셌다. 이에 힘 입어 지난 7월 한 달간 색종이 제작업체 ‘종이 나라’의 매출이 3배 이상 오르기도 했다. 그는 최근까지도 싸인회와 특강을 다니며 ‘종이접기 아저씨’의 식지 않는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이처럼 경기 불황 속에서도 소비자들의 지갑을 활짝 열리게 하는 키덜트 마케팅은 유행처럼 번지는 중이다. 키덜트 시장의 규모는 연간 5~7000억 원으로 매년 2~30%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과연 유통업계의 큰손이라고 불리는 ‘키덜트족’들을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키덜트 유행의 시작부터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는 무궁무진한 키덜트 문화에 주목해보자.

키덜트 열풍, 그 배경엔 복고가 있다

최근 개봉한 픽사의 애니메이션 ‘인 사이드 아웃’은 블록버스터 영화가 판을 치는 여름의 극장가에서 당당히 예매율 1위를 차지했다.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의인화한 캐릭터들과 ‘과거’를 주제로 제작된 영화는 어른이 된 관객들이 어린 시절의 추억에 젖기에 충분했다. 1995년 개봉된 할리우드의 ‘토이스토리’도 키덜트 대중화에 한몫했다. 만화영화도 어른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사례다.

우리나라도 몇 해 전부터 ‘복고’ 바람이 불고 있다. 1980년대를 담은 영화 ‘써니’(강형철)<2011>부터 1994, 1997년대를 그려낸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 올해 초 예능 무한도전의 ‘토토가’까지 복고 열풍은 그 시대를 그리워하는 2~40대에 힘입어 지금까지도 화제가 되고 있다. 따라서 8~90년대 유행했던 장난감과 어린 시절 추억의 만화를 그리워하는 어른들에게 키덜트 문화는 자연스럽게 다가올 수 있었다. 동심을 잊게 만든 무한경쟁 사회 속에서 순수했던 어린 시절을 떠오르게 하는 쉼터가 돼주기 때문이다. 요즘 청년들은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면서도 자신만의 작은 사치인 취미생활만은 지켜냈다. 그들이 지켜낸 것은 키덜트 문화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됐다.
  
키덜트, 문화를 넘어 산업으로

‘키덜트족’이 유통업계의 큰손으로 뜨고 있다. 키덜트가 새로운 소비문화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외식ㆍ화장품업계를 비롯한 유통업계가 떠들썩하다. 유통업계는 다양한 캐릭터 브랜드와의 협업으로 키덜트족 공략에 나섰다. 키덜트족으로 하여금 소장욕구를 불러일으키는 캐릭터 상품들이 연일 화제다. 외식업체 아웃백은 키덜트족을 겨냥해 지난달 20일부터 3일간 팝업메뉴로 출시되는 롤리팝 파스타를 주문하면 매장 당 100개 한정 수량의 플레이모빌 피규어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베스킨라빈스는 카카오프렌즈의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아이스크림 케이크를 선보이고 있다. 던킨도너츠 또한 스머프 캐릭터가 그려진 아이스 보틀을 2000원에 증정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해 출시 이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화장품업계도 키덜트족을 사로잡기에 나섰다. ‘독특함’과 ‘한정판’ 등을 내세운 캐릭터와 뷰티계의 협업은 현재 진행 형이다.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브랜드인 아리따움은 지난 5월 스폰지밥 캐릭터와 협업했다. 스폰지밥 캐릭터를 활용한 ‘스폰지밥 에디션’은 매니큐어, 향수 등에 캐릭터를 입혀 한정판으로 출시해 주목을 끌었다. 어퓨는 도라에몽과 협업해 쿠션, 블러셔, 틴트, 선크림, 핸드크림 등 총 14종 24품목의 제품에 도라에몽 디자인을 적용했으며 출시 첫날, 전 매장에서 매진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의 비욘드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와 협업해 ‘앨리스 인 글로우’란 이름의 화장품을 선보였다. 이런 콜라보레이션 상품들은 브랜드 자체 개발로 선보일 수 없는 제품이기 때문에 희소성을 갖는다. 또 유명 디자이너나 캐릭터와 협업을 할 경우 해당 캐릭터를 좋아하는 팬들을 신규 고객으로 유입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7월 22일부터 5일간 열린 ‘제 2회 서울 키덜트 페어’에는 지난해보다 10.6% 증가한 5만 47명이 다녀갔다. 특히 서울키덜트페어에 방문한 관람객 비율은 성인이 82.1%로 압도적이었다. 이처럼 유년시절 즐기던 장난감, 만화, 패션 등에 열광하는 키덜트족은 점점 느는 추세다. 이와 관련해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한 방송에서 “사회적 불황이고 먹고 살기 힘들다 보니 옛날을 향수할 수 있는 장난감이나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위안을 받는 어른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하는 한편 “키덜트 산업의 대부분이 해외 캐릭터에 치중돼 있어 국내 캐릭터 산업 등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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