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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아파 순교자 이맘 레자의 땅, 마쉬하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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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9.05  13:3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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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 받기 어려운 나라, 이란

테헤란 역에서 오후 2시 기차를 타고 동쪽 끝에 있는 도시 마쉬하드(마샤드, Mashhad)로 이동했다. 약 900km의 거리다. 우즈베키스탄에서 투르크메니스탄 비자를 받았으면, 부하라에서 메르브를 거쳐 바로 마쉬하드로 넘어갔을 것이다. 그러나 비자를 받지 못해, 여러 나라를 빙빙 돌아 이란에 도착한 것이다. 이란은 그 어느 나라보다 비자 받기가 엄청 까다로운 나라인데, 그 우여곡절은 지면관계상 생략한다. 다만 터키 트라브존에 있는 이란 영사관이 가장 손쉽게 비자를 받을 수 있는 곳이라는 사실만 밝혀둔다. 

같은 칸에 베흐루즈와 모하무드가 함께 타고 있다. 베흐루즈는 23살이고, 잔잔에 살고 있다. 직업은 벽돌공. 모하무드는 20살 이고, 내가 거쳐 온 타브리즈에 살고 있다. 직업은 군인. 둘 다 순교자 이맘 레자(Imam Reza)를 기리는 아슈라 데이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마쉬하드에 가고 있다. 이 사람들은 자기 조상보다 이슬람 성인을 더 섬기는 것 같다. 모하메드와 마리얌 부부는 신문에 있는 퀴즈 맞추기를 하면서 정답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란에서 히잡을 쓴 여자가 마리얌처럼 공공장소에서 저렇게 밝게 웃고 명랑하게 말하는 사람은 처음 보았다.

어떤 작은 역에서 멈춘 기차가 출발할 생각을 안 한다.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기도 시간이란다. 기도 시간이 되면 달리던 기차를 멈추고 사람들은 화장실에 가서 손과 발 그리고 얼굴을 깨끗이 씻고 기도를 한다. 그래서 이란의 화장실은 모두 깨끗한 것이다. 성스러운 장소니까.

사막에 달이 떴다. 보름달이 떠서 창밖 풍경이 어렴풋이 보인다. 이렇게 밤 열차를 타고 사막을 가로지르는 것은 중국 신장 이후 처음이다. 기차는 새벽 2시가 다 되어서야 마쉬하드에 도착했다.

순교자의 땅, 마쉬하드 

마쉬하드의 인구는 3백만 명이다. 이란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성스러운 도시이다. 마쉬하드는 투르크메니스탄의 대상 도시 메르브(마리)에서 이란과 터키로 넘어갈 때 반드시 거쳐 가야 하는 도시이다. 사마르칸트, 부하라, 메르브, 마쉬하드, 테헤란, 타브리즈, 에르즈름, 앙카라, 이스탄불로 빠지는 길목에 있는 대도시인 것이다. 마쉬하드는 ‘순교자의 땅’이라는 뜻이다. 실크로드에서 이슬람 종교 열기가 가장 높은 곳이다. 이슬람의 여덟 번 째 이맘인 이맘 레자의 순교를 기리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이맘 레자는 서기 817년에 수니파에 의해 암살(독살) 당했다. 그의 순교를 기리기 위해 지금까지 매년 2천만 명이 넘는 시아파 무슬림 순례자들이 이 도시로 몰려드는 것이다. 어제 나와 함께 테헤란에서 기차를 타고 온 대부분의 사람들도 레자를 기리려고 오는 순례자들이었다.     
  
이슬람 모스크 중에서 가장 멋진 하람

마쉬하드의 심볼인 하람 모스크를 보는 순간 너무도 우아하고 깔끔해서 이태리 아씨지 수도원이 연상되었다. 석양에 노랗게 빛나는 황금 돔과 황금 미나레트(첨탑)는 현란했다. 얼마나 기부금이 많으면 저 큰 사원의 지붕과 탑을 금으로 도배를 했을까? 이슬람이 됐든, 기독교가 됐든, 불교가 됐든, 우리 인간의 신앙심은 정말 대단한 거 같다. 절대자에게 기대려는 나약한 우리 인간의 소망이 저런 사원을 만들어 냈을 것이다.
하람에 들어가는 검문검색이 철저했다. 나는 제지를 당해서 한참이나 기다려야 했다. 서로 말이 통하지 않아서 무슨 말인지는 몰랐다. 대강 추측하건데, 누군가 와서 너를 데려간다는 분위기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외국인은 가이드가 나와서 안내를 해주었다. 내 가이드는 다른 외국인 때문에 늦어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나를 데리고 여기저기 보여 주면서 설명도 해주었다. 영어도 잘하고, 무료 가이드다. 무슬림이 아닌 사람은 들어갈 수 없는 레자 무덤까지 보여 주었다.

이암 레자의 무덤이 있는 곳은 실내가 온통 유리로 되어 있어서 정말 장관이었다. 벽과 천정이 모두 작은 삼각형 유리조각으로 모자이크를 해 놓아서 휘황찬란했다. 무덤이 이렇게 화려한 것은 처음 보았다. 예수가 묻혔다는 예루살렘 성묘교회도 이렇게 화려하지는 않다. 거기에는 많은 무슬림들이 무릎을 꿇고 기도를 하고 있었다. 비이슬람 신도들은 볼 수 없는 정말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아직도 살아있는 카라반사리 아지졸라오프

하람에 가기 전에는 카라반사리 아지졸라오프(Azizolaof)를 찾아갔다. 거리가 온통 미로처럼 구불구불해서 한참이나 헤매어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가이드북을 손에 들고 있긴 하지만, 언어가 통하지 않는 곳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카라반사리는 거의 폐허가 되어 있었다. 마당으로 들어가니 몇몇 가게들이  아직도 장사를 하고 있었다. 그나마 곧 철거되어 다른 건물이 들어선다고 한다. 이런 유적은 남겨서 보존해야 하지 않을까? 수 백 년 동안 수많은 대상들이 이 숙소에 머물면서, 동쪽과 서쪽에서 가져온 상품들을 거래한 실크로드의 호텔이었으니까.  

/고태규(경영·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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