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부터 이틀간 우리 대학 스포츠센터 3층 실내체육관에서는 강원도와 춘천시가 공동 주최한 ‘공동취업박람회’가 열렸다. 이번 박람회는 생명공학기술과 IT를 비롯해 환경, 관광 등 다양한 분야의 100여개 기업이 참여했으며 기획된 프로그램도 유익해 많은 기대를 해볼 만한 행사였다. 직접 현장에서 학생들을 채용하기 위해 나선 기업이 70곳이나 돼 ‘일생일대의 기회’가 될 수 있는 그야말로 취업의 장이었다. 특히 강원대가 개최 장소였던 지난해와 달리 우리 대학에서 개최해 우리 대학 학생들에게는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였다. 하지만 무슨 이유에서인지 박람회장 안에서 우리 대학 학생들의 모습을 찾기는 힘들었다.

가장 큰 이유는 학생들의 수업시간이었다. 박람회가 진행된 목요일과 금요일은 모든 수업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는 날이었다. 또 첫 날은 오후 1시부터 5시, 둘째 날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만 박람회가 운영됐기 때문에 오후 수업을 들어야하는 학생들은 박람회를 여유있게 즐길 수 없었다. 우리 대학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던 시간, 박람회장을 가득 메운 것은 한림성심대 학생들이었다. 학생들과 교수들이 함께 단체 방문해 박람회를 견학한 한림성심대는 모든 학생들이 수업시간을 인정받았다. 이런 식의 한림성심대 단체 방문이 부럽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대학도 학생들에게 박람회에 방문한 기록이 될 수 있는 부스 방명록을 공결 자료로 제출 할 수 있도록 해 프로그램을 누릴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늘려주는 등 학생들의 참여를 위한 학교의 배려가 조금이나마 만들어졌어야한다. 행사의 개최지가 우리 대학이라는 그럴듯한 명색도 갖추고 있었으니 말이다.

학생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홍보가 없었던 것도 아쉽다. 자주 개최되는 행사가 아닌 만큼 보다 더 활발한 홍보 활동이 필요했다. 취업지원센터 측에서는 학생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참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오디세이 마일리지, 기숙사 상점 등의 지원 조건을 내걸었지만 그것으론 학생들의 바쁜 발길을 옮기게 할 수는 없었다. 교내에서 이뤄진 다양한 행사의 결과를 통해 충분히 예상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혜택에 별다른 차이를 두지 않았다. 관련 부서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공지 후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해 박람회 내용과 취지에 대해 안내했어야 한다. 또 취업관련 수업 안에서도 자세한 설명과 홍보가 필요했다.

우리 대학 학생들이 눈에 띄지 않았던 이유가 꼭 학교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번 박람회의 가장 큰 의미는 구직자와 기업 간의 직접적 소통의 장을 만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수많은 프로그램 중 학생들의 높은 참여율은 네일아트, 헤어 리폼, 의상 코디 등 오락적이고 일회성 이벤트 행사에 국한됐다. 구인기업 관계자를 직접 만나 정보를 수집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시도하지 않은 학생들이 대부분이었던 것이다. 학생들이 취업에 관련해 보다 뚜렷한 목적의식을 갖고 방문했어야 했다.

운영국 측에서는 행사가 나름 성공적이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학교는 물론, 주최 측에서 보낸 공문에 묵묵부답하며 학생들에게 별다른 안내를 하지 않았던 학과 행정실을 비롯해 학생들의 편식까지 있었다. 학생을 향한 학교의 배려, 관련 부서의 홍보, 학생들의 관심으로 이뤄진 삼박자의 호흡이 완벽하지 못했던 것이다. 앞으로 학교는 학생을 염려하고, 그동안의 자체적 프로그램 진행 경험을 바탕으로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보완책을 마련해야할 것이다. 학생 역시 떠먹여주는 각종 혜택을 굳이 뿌리치지 말고, 오히려 직접 찾아 스스로에게 유리한 대학 생활을 설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