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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스러운, 뜨거운, 넘치는 展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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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9.25  18: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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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MMCA) 서울관이 오는 10월 11일까지 선보이는 광복 70주년 기념 전시 <소란스러운, 뜨거운, 넘치는>의 전시장에 들어갔다. 그대로 반나절을 머물렀다. 김구림, 이중섭, 박수근 등 근대미술의 거장들은 물론 홍경택, 전준호, 함경아 등 현대작가와 최근 세계 미술 시장 단색화 열풍의 중심인 박서보, 김환기의 작품을 한 군데서 볼 수 있는 전시란 흔치 않기에. 될수록 오래오래 음미 해야 했다. 작가 110여명의 270여점의 회화, 드로잉, 사진, 조각, 설치, 뉴미디어 예술품이 그곳에 있다. 

<소란스러운, 뜨거운, 넘치는>은 불완전한 형용사 세 개로만 이루어진 제목으로 전시를 완전하게 표현한다. 하나의 단어로 규정할 수 없는 광복 이후 70년 말이다. 전시장에는 클래식이 아닌 가수이자 시인인 성기완이 기획한 ‘가상 라디오:노래 따라 삼천리’라는 제목의 대중가요 믹싱곡이 흘러나온다. 각 시대의 분위기를 감각적으로 살린 전시 공간 디자인은 현대 미술의 이데아라 불리는 최정화 작가가 맡아 의미를 더했다. ‘광복’을 주제로 한 컨텐츠가 범람하고 있는 올 해, 챙겨봐야 할 지 아닌지 헷갈릴 때도 많다. 광복특집 <무한도전>처럼. 음미하며 기억하게 되는 ‘무언가’를 찾고 있는 이에게 추천할 만하다.

1부 : 소란스러운
광복의 감격은 찰나였다. 이데올로기의 대립과 냉전. 그것이 다 정리되기도 전에 터진 한국전쟁. ‘소란스러운’에서 주목한 것은 사람들 머리 위로 떨어진 포탄, 피난살이의 고통, 혈육 간의 생이별 그리고 극복되지 않는 정신적 고통이다. 지금, 전쟁의 포성은 멈췄지만 결코 평화 속에 산다고 할 수도 없다. 폭 4km의 비무장지대(DMZ)는 여전히 전쟁의 상흔이 고스란한 기억의 장소이자, 남북이 대립하는 정치적 장소이며, 국가의 통제가 강력하게 작동하는 일상적인 삶의 장소다. ’날 잡지 않고’가버린 그대가 밉고, ‘토라져서 그대로 와’ 버린 자신을 후회하면서 “꽃잎이 피고 질 때”마다 처절하게 울부짖는 우리의 삶 말이다. [‘꽃잎’, 신중현 작사작곡, 1967].
 
2부 : 뜨거운
196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를 표현한 ‘뜨거운’은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고도성장의 시대를 보여준다. 이 시기 한국은 근대화와 반공이라는 구호 아래 국가주도의 경제개발을 추진했다. 누군가는 산울림의 데뷔곡 ‘아니 벌써’가 발표된 해로, ‘수출 100억불 달성’의 해로 기억하는 1977년. 산업화가 본격화되면서 도시로 사람이 몰렸다. 노동자소외, 빈부격차, 지역발전의 불균형, 물신주의 등의 문제가 뒤따랐지만 말이다. 노랫말처럼 ‘밝은 날을 기다리는 부푼 마음’은 ‘가슴에 가득’해졌다. [‘아니 벌써’, 김창완 작사작곡, 산울림 노래, 1977]

3부 : 넘치는
21세기를 사는 우리의 생활은 어떤가. 물질적으로 풍요로워졌지만, 새로운 위험과 마주했다. 이념 대신 인권, 인구, 복지, 에너지, 환경, 정보, 세계화 등과 싸운다.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 간 균형의 파괴를 민감하게 인식하고, 새로운 정체성을 추구하는 탈근대화된 주체가 필요한 시점. 신자본주의와 소비주의, 미디어와 디지털 기술의 확장 시대에 나타난 새로운 세대는 다양한 문화와 가치를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매일을 사는 것에 대한 의미를 찾는다. ‘모든 것이 이제 다 무너지고 있어도 바로 지금’, ‘바로 여기’에서 ‘새롭게 도전’할 것을 꿈꿀 뿐이다.[‘환상 속의 그대’, 서태지와 아이들 작사, 서태지 작곡, 서태지와 아이들, 1992]

/ 박민정(언론·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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