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들의 주거 형태는 크게 기숙사, 자취, 통학 이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자취는 또다시 전·월세로 나뉘는데 그 중 월세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월세는 전세보다 보증금 액수가 적고 전세와는 달리 임대인에게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러나 학생들은 아직 법에 대해 잘 알지 못해 그 권리를 누리지 못하거나, 임대인에게 권리를 침해당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월세 세입자의 권리와 보증금을 지키기 위해 알아야 할 법적 근거에 대해 사례를 통해 풀어보고자 한다.

#1 ‘보증금을 돌려받는 것, 임차인의 당연한 권리’

A씨는 계약 기간이 만료돼,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집주인을 찾아갔다. 그러나 집주인은 알았다는 말만 하며 2달간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았다. A씨는 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2달간 집주인과 입씨름을 해야 했다. 결국, 계약기간이 만료 된지 2달이 지나서야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중간에 법적 구제를 받고자 했으나, 계약서에 보증금 반환에 관한 내용이 없었고, A씨가 확정일자와 전입신고를 하지 않아 법적으로 처리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A씨는 “보증금이 엄청 큰돈은 아니지만, 그래도 백 단위의 돈인데 혹시 돌려받지 못할까 두려웠다”고 당시의 심정을 전했다.

이 사례에 대해 한상직 변호사는 “임대인은 임대차 계약 만기일까지 보증금을 반환할 의무와 책임을 진다”며 “새로운 세입자가 들어와야 준다는 말과는 상관없이 세입자는 ‘보증금 반환 청구 소송’의 권한이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주택임차권 등기명령제도라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을 통해서 보증금을 돌려받을 방법이 있다”며 “임대차가 종료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 임차인은 임차주택의 소재지에 해당하는 지방법원·시군법원·지방법원지원을 방문해 주택임차권 등기명령을 신청해야 보증금을 받아낼 수 있는 우선 변제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전했다.

#2 ‘집에 하자 보수, 임대인이 당연히 해줘야 할 것’

B씨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개강 일주일전 급하게 집을 구했다. 그래서 입주할 집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다. 입주 후 집을 정리하던 중, 벽 일부분에 곰팡이가 핀 것을 발견하고 집주인에게 곰팡이가 폈으니, 벽지를 새로 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집주인은 “원래 곰팡이가 없었다”며 “새로 입주한 너의 잘못이니, 벽지를 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B씨는  “곰팡이 핀 채로 6개월가량을 거주해야 했다”며 “도배와 장판을 새로 해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세입자의 당연한 권리로 알고 있었는데 ‘모르쇠’로 일관하는 집주인에게 더 이상 할 말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변호사는 “입주 전 발생한 집의 하자는 무조건 집주인이 수리를 해줘야 할 의무가 있다”며 “만약 끝까지 해주지 않는다면 사진이나 동영상 촬영으로 증거를 남겨두고 임차인이 수리하고 임대 계약 만료 시 임대인이게 청구가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더불어 그는 “벽지뿐 아니라 다른 것 역시 세입자가 살면서 수리를 한 것이 있다면 그 부분에 대해 모두 청구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또 한 변호사는 “이외에도 많이 들어오는 질문이 집에 살던 중 곰팡이가 심해져 곰팡이를 이유로 중도 계약 해지 가능에 대한 것”이라며 “이는 곰팡이로 훼손된 부분을 집주인·세입자가 확인 후 세입자가 관리상 주의를 다했다고 인정될 경우 도배비 부담 없이 보증금 반환 및 계약 해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3 ‘벽지, 장판 교체 시 고의 과실 있는 부분만 임차인 부담’

C씨는 계약 만료 후 집주인에게서 20만 원을 청구받았다. 그 이유는 C씨의 집 관리 하자로 벽지와 장판이 망가졌다는 것 이었다. C씨는 “생활하다 보면 벽지에 때가 타는 것은 당연하고, 장판에 생활 흠집이 나는 것 역시 당연한 것 아니냐”며 따졌지만 집주인은 “1년 밖에 안 살았는데 그럴 수는 없다”며 “학생이 깨끗하게 생활하지 않아 더러워졌기 때문에 보증금에서 20만 원을 차감하겠다”고 통보했다. 결국 C씨는 보증금에서 20만 원이 빠진 금액만 돌려받았다. C씨는 “법적으로 보호 받을 수 있는지 전혀몰랐다”며 “더는 말싸움하며 시간낭비하기 싫어 반면교사로 삼고 넘겼다”고 전했다. 이어 C씨는 “하지만 집주인의 횡포에 억울하고 당황했다”고 당시의 심정을 토로했다.

이에 한 변호사는 “임대인의 그러한 행위는 불공정한 법률행위이자 부당이득”이라며 “집주인은 자신의 소유물이 감가상각 됐다고 주장하는 것인데 이는 부당한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그러나 중요한 것은 벽지나 장판의 훼손이 낙서가 돼 있는 등 세입자의 과실이 있는 경우 세입자가 부담한 판례가 있었다”며 “다만 낙서가 된 벽이 일부임을 고려해 도배 비용도 일부만 세입자가 부담토록 하고, 나머지 도배 비용과 장판 교체 비용은 집주인에게 부담시켰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한 변호사는 “위 3가지 사례 모두 민사소송으로 간다면 승소할 확률이 높은 사건들이라 보여 진다”며 “학생들이 아직 법률 행위가 익숙하지 않다는 점을 이용하는 어른들이 가장 큰 문제지만, 학생들도 집주인에게 억울한 ‘갑질’을 당하지 않으려면 법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대응이 가능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