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학생생활관 제2관(2관)에서 사전 예고 없이 주류 검사를 시행해 일부 사생들이 불만을 제기했다. 점호 직후 우리 대학 온라인 커뮤니티 ‘한림대에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한림 라이크)에는 불시에 이뤄진 검사에 불만을 가진 사생들의 글이 올라왔다. 

이날 시행된 주류 검사는 사감이 2관 4ㆍ5층 쓰레기통에서 소주병을 발견해 실시했다. 2관에서 시행된 주류 검사는 점호 지정 시간인 오전 12시부터 12시 30분 사이에 진행됐으며 점호 안내 방송에서 주류 검사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이날 점호는 보조사감 2명, 지도사감 1명 총 3명의 사감이 시행했다. 사회과학대 소속의 2관 사생 권 모 씨는 “그 날은 세 분이나 와서 책상 서랍, 옷장, 침대 밑 등을 살펴 정신이 없었다”며 “너무 갑작스럽게 개인의 사적인 공간을 공개 당한 기분”이라고 밝혔다.

점호 안내 방송에서 주류 검사를 언급하지 않은 것도 문제로 제기됐다. 권 씨는 “친구가 사는 8관에서는 점호 시작 직전 방송을 통해 청소 점호를 한다는 안내를 했다”며 “같은 사생인데 우리 생활관만 안내를 받지 못한 채 주류 검사를 한 것이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실제로 같은 날 학생생활관 8관은 안내 방송을 통해 사생들에게 청소 점호를 시행하겠다고 공지했으며 점호 지정 시간에 호실마다 청소상태와 냉장고를 점검해 주류 검사를 실시했다. 2관 지도사감은 “학생들에게 주류 검사를 미리 예고하면 숨길 수가 있어 불시에 하게 된 것”이라며 “학생들이 사생활 침해라고 생각할 정도로 많이 불편했다면 부관장님, 사감들과 함께 내부적인 회의를 통해 검사 방식을 조율해보겠다”고 말했다.

사생 위원단 부대표 정민영 씨는 “불시 검문에 대한 조항은 사생준수내규에 이미 실려 있고 오리엔테이션에서 공지도 했다”고 설명했다. 생활관 측이 제시한 사생준수내규 제5조 1항에 의거, 점호는 매일 실시함을 원칙으로 하며 필요에 따라서는 수시로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이에 공과대학 소속의 정 모 씨는 “사생준수내규가 공정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사생들과 대화를 통해 수칙을 재정립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더불어 정 씨는 “성인들에게 주류를 일절 금지한다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만취해 소동을 일으키는 사생에게 벌점을 주는 것은 당연하지만, 사전부터 사생활침해라는 말까지 나오는 조처를 해야 했나”라는 의문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