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은 매학기 학생들의 능력 향상을 목표로 둔 많은 프로그램들을 실시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대학은 다양한 국비 사업에 선정돼 지원금을 받아왔고 2010년 처음 선정된 ‘잘 가르치는 대학’(ACE) 타이틀은 벌써 6년 연속 차지하고 있으며 그 외의 사업에서도 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 대학이 외부에서 받아든 성적표는 매년 수십억에 달하는 국비 지원에 도움을 주고 있다. 대학은 이 지원금으로 각종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펼쳐진 판에 비해 다양성 부족으로 인해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고 참여한 학생들 역시 “뭔가 부족하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처럼 학내 프로그램은 학생들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있지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관련 부서 역시 불만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들인 돈과 명분에 비해 학생들의 참여도가 적거나, 하는 사람만 계속해 반복 참가하는 경우가 다반사로 성황리에 운영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교내 사업이 진로나 스펙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불참의 이유로 들고 있다. 하지만 참여가 저조한 진짜 이유로는 학생들의 게으름이 크다. 우리 대학 LINC 육성사업 같은 경우 현장실습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취ㆍ창업과 관련한 사업을 진행중이며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러나 혜택을 누려야 하는 학생들은 이에 대해 꾸준한 무관심을 보이고 있다. 또한 프로그램 참여로 얻을 수 있는 성취감보다 다른 ‘잿밥’에만 관심을 보이는 것도 문제다. 실제로 교내 각종 공모전에 참여한 학생들은 대회에 걸린 상금을 가장 큰 목표로 두는 경우가 많다. 또 우리 대학 교육개발센터가 운영하고 있는 한림 멘토링 프로그램은 장학금 지원이라는 파격적인 혜택을 내걸었는데, 이를 차지하기 위한 참여 학생들의 거짓말이 날로 늘고 있다. 멘토링에 참여한 사회대 한 학생은 “대부분의 참가자들이 연출된 사진을 찍고 하는 척을 한다”고 넌지시 고백했다. 멘토링 프로그램의 기본적 취지를 잃은 ‘가짜 멘토링’이 학생들 사이에서 당연시되고 있다는 것이다.

 매번 홍보부족의 문제가 제기되지만 나아지지 않는 관련 부서의 운영도 문제다. 학생들이 학내 사업에 대해 알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 학교 홈페이지의 공지사항을 확인하거나 가끔 학교 안에서 볼 수 있는 플래카드를 참고하는 것이 전부다. 또 학생들의 입맛을 고려한 ‘새로운 메뉴’를 내놓지 않는 것도 저조한 참여율의 이유가 된다. 학생들이 가까운 교내 사업에 등 돌린 채 대외활동을 찾아 나서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학생들에게 영양가 있는 사업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양보다 질을 따진 프로그램을 생성해야한다. 우후죽순처럼 쏟아지는 가벼운 프로그램보다, 정확한 심사기준 아래 체계적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이 있어야 한다.

 이처럼 학내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지 않는 이유는 학교와 학생이 손바닥을 마주치지 않는 탓이다. 같은 우물에만 안주하지 않는 참신한 프로그램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학생들의 꾸준한 관심과 참여를 통한 피드백 제공 과정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학교도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모든 학내 사업들의 거대 수요자는 학생이다. 많은 노력을 들여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은 사업이라 할지라도 학생들의 관심을 받지 못하면 무용지물이 된다. 좋은 대학이라는 평가 아래 국비 지원으로 만들어지는 프로그램들은 학생의 역량 강화를 위해 소비돼야한다. 그리고 그 참된 소비를 위해서는 학교와 학생이 한 마음으로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