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대한민국은 독서 열풍을 넘어서 광풍의 시대에 접어들었다. 인문학에 대한 강조에서 시작한 독서 열풍은 이제 다양한 사설 기관과 독서 지도사와 같은 자격증 시험까지 등장하게 하였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러한 모습은 결코 새로운 것만은 아니다. 우리는 부모님 혹은 학교 선생님으로부터 “책을 읽어라.”라는 말을 한번쯤은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독서의 중요성을 들어왔다. 하지만 어떻게 책을 읽어야 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누구도 설명해주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우리는 책을 읽는다고 하면 흔히 도서관이나 조용한 카페에 가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면서 책장을 넘기는 모습을 떠올리곤 한다. 그리고 혼자만의 시간 속에서 독서를 하다가 지쳐서 책 읽기를 포기하는 경험을 해보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이 어떠한 시대인가? SNS를 비롯한 다양한 매체로 인해 끊임없이 활발한 소통을 갈구하는 시대 아닌가? 그렇다면 이러한 시대에 혼자 고독하게 하는 책을 읽는 기존의 독서에 대한 이미지도 변해야하지 않을까?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필자는 “함께하는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다. 필자가 여러 학생들과 독서 습관에 대해 면담을 진행하다보면 한권의 책을 다 읽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호소하는 모습을 발견하곤한다. 또는 평소 독서에 자신감을 보이는 친구들의 경우에도 자신이 제대로 읽었는지에 대한 불안감을 표현하는 경우도 많았다. 이러한 모습은 모두 책을 ‘혼자 읽어 나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것이다. 혼자서 책의 내용을 다 이해한다는 것은 당연히 어려운 일이다. 이는 책 읽고 글 쓰는 것을 업으로 삼고 있는 필자에게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래서 필자도 여러 동학들과 공부하는 과정에서 책을 함께 나눠 읽곤했다. 한권의 책을 두고 몇몇 친구들과 자신이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을 중심으로 나눠 읽는다면 독서에 대한 부담도 덜어질 것이다. 그리고 서로가 읽은 내용을 함께 이야기하다 보면 자신이 책에 대해 이해한 사항에 대해서도 다양한 각도에서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는 책을 혼자 읽을 때보다 더욱 쉽고 풍성하게 이해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혼자 책을 읽고 이해하려는 마음을 버리자. 그리고 주변 사람들과 ‘함께’ 대화하면서 책의 내용을 가지고 가볍게 수다를 떠는 기분으로 읽어보자. 그러면 혼자 독서 할 때 느끼는 지루함도 사라질 것이고, 내용도 더욱 풍성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 적어도 독서가 더 이상 지루한 행위가 아니라, 친구들과 친교를 다질 수 있는 하나의 ‘껀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함께 읽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필자는 우리 학교에서 매 학기 진행하고 있는 ‘북클럽’에 참여해보길 권하고 싶다. 매 학기 초 의사소통교육센터에서는 북클럽을 모집하고 있다. 필자는 이 활동에 참여한 친구들이 관심 있는 몇 권의 책을 함께 읽으며 어려운 책의 내용을 협력해서 이해하고 토론해 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서로 대화하고 토론하며 어려운 책의 내용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드는 ‘함께하는 독서 문화’를 만들고 있었다.
혼자 하는 독서는 지루하고 힘들다. 하지만 함께 읽으며, 서로 생각을 나눈다면 결코 지루한 활동이 아닌, 즐거운 책 읽기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독서 열풍 아니 광풍의 시대, 이왕 필요한 독서라면 이렇게 함께 하는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즐겁게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 윤인선 교양기초교육대학ㆍ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