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물 불법 복제 근절을 위한 새로운 방안이 주목 받고 있다. 대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주고 교육 기회도 넓혀 지식을 공유하기 위한 ‘빅북(Big Book) 운동’이 바로 그것이다.

대학생들이 가격 대비 낮은 보관 가치 탓에 대학 교재 구매를 꺼려하자 이를 지켜보던 교수들이 직접 나섰다. 빅북은 지식 공유의 큰 걸음을 걷겠다는 의미로 디지털 교과서 형태로 제작된 무료 대학 교재로, 대학생뿐만 아니라 누구나 인터넷에서 내려 받아 노트북이나 태블릿PC, 스마트 폰 등을 통해 보고 공부할 수 있다. 빅북 운동은 2013년 조영복 부산대 교수가 ‘공유와 협력의 교과서 만들기 운동본부’를 만든 이후 전국의 대학 교수 46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으며, 현재 12개 대학에서 빅북을 교재로 채택해 사용하고 있다. 우리 대학에서는 자연과학대 소속의 이재화 교수와 경영대 소속의 황희곤 교수가 참여하고 있다.

빅북 운동의 지향점은 지식과 경험을 사적으로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지식 재창조를 위해 교과서를 함께 만들고 나누는 것에 있다. 1971년 미국인 마이클 하트는 저작권이 소멸된 저작물을 모아 필요한 모든 이들과 공유하는 ‘구텐베르크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유럽연합의 전자도서관 프로젝트인 ‘유로피아나’는 유럽의 문화단체 1천여 곳에서 제공하는 460만 점의 서적ㆍ신문ㆍ동영상ㆍ사진 등을 공유하고 있고, 미국의 세일러재단은 해부학과 생물학, 경제학 등의 지식공유 운동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빅북 운동을 통해 지난 5년간 수십 명의 대학교수들이 저작권을 기부했으며 빅북 홈페이지(bigbook.or.kr)에서 경제사상사, 통계학, 선형대수학, 통상학개론, 조직행동론 등의 대학 교재를 무료로 내려 받아 볼 수 있다. 빅북 운동 대표 조 교수는 “빅북 운동의 핵심 동력은 빅북 릴레이”라며 “저작권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공유의 세계로 나오면 새로운 지식의 토대로 작동할 수 있는 가치와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