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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걷는 효자동 벽화골목길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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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1.29  21:3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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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하던 골목에서 시끌벅적함을 느낄 수 있는 아이들 벽화.
   
▲ 화살표 벽화가 여기서 벽화골목이 시작됨을 알려주고 있다.
   
▲ 골목에서 만난 효자상. 반희언이 어머니와 함께 활짝 웃고 있다.

전국에 벽화골목이 많이 있는데 춘천에도 벽화 골목이 있다고 한다. 위치를 찾아보니 학교에서 그리 멀지 않은 편. 춘천에서도 벽화골목을 볼 수 있다는 사실에 벽화골목으로 향했다.

기숙사를 나오니 스쳐 지나가는 찬바람이 오히려 상쾌하게 느껴져 걸어서 가기로 했다. 30분쯤 걸었을까? 벽화골목의 입구인 효자1동 주민센터에 도착했다. 일반 골목과 크게 다르지 않은 친숙함이 느껴졌고 저 멀리 골목 위에 보이는 알록달록한 벽화들이 얼른 올라오라고 나를 부르고 있는 듯했다. 효자동 벽화골목은 효자동 주민과 지역 예술가들이 그린 벽화로 2012년 효자동에 조성되었고, 그 길이가 1.23km로 벽화골목을 둘러보는데 40분 정도 소요된다. 최근에는 이정표를 설치하고 벽화를 새로 추가해서 볼거리가 더욱 다양해졌다고 한다.

벽화 골목을 둘러보기 위해 언덕을 조금 오르니 활짝 펴져 있는 흰 날개 그림이 눈에 띄었다. 흰 날개 그림에 이끌려 골목에 들어서자 효자마을 낭만 골목이라는 화살표 벽화를 시작으로 벽, 바닥 할 것 없이 골목을 따라 벽화가 펼쳐져 있었다. 바닥에 있는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깡통 차기’를 밟으며 어릴 적 친구들과 놀던 생각에 잠기기도 했다. 옆에 있는 형형색색의 꽃 벽화를 감상하며 이동하는데 ‘뛰어노는 아이들’의 벽화가 눈에 들어왔다. 지금까지 조용하던 골목이 아이들로 인해 시끌벅적해지는 듯했다. 얼음 위에서 썰매를 타는 아이들이 있기도 했고 팽이치기하는 아이들도 있었다. 그 길로 조금 더 오르니 한 걸음 한 걸음 걸을 때마다 ‘독도’, ‘소양댐’, 그리고 ‘소양강 처녀상’을 만나볼 수 있었다. 이뿐만 아니라 활짝 핀 꽃들과 파라솔이 있는 해변, 울긋불긋한 나뭇잎, 하얀 눈에 덮여 있는 풍경 벽화를 보면서 사계절을 다 지나쳤다.

그 길 끝에 동상 하나가 눈에 띄었는데 바로 어머니를 등에 업고 있는 반희언의 동상이었다. 반희언은 임진왜란으로 부친을 잃고 홀어머니를 모시게 되었는데 어머니가 병으로 몸져눕자 지극정성으로 돌보고 어머니가 드시고 싶다던 산삼과 딸기를 구하기 위해 한겨울 산야를 뒤져 구해다 드리기도 했다. 이러한 반희언의 효행이 널리 퍼지자 임금은 효자문을 세우고 칭송하여 이곳이 효자문 거리로 불리었다가 지금의 효자동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어머니를 업고 있는 자식의 모습, 부모님께 인사를 하는 모습 등 효(孝)에 관련된 벽화가 있었던 것이 이제야 이해됐다. 반 씨의 효행을 생각하면서 동상을 바라보고 있으니 웃고 있는 반 씨가 행복해 보였다. 아마도 어머니를 보살필 수 있다는 마음에 그렇게 보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다음 코스를 향해 몸을 돌렸다.

다음 코스 이정표를 따라가는데 거리가 꽤 떨어져 있어 길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그때 나를 구해준 건 골목을 지키고 서 있는 태권브이였다. 태권브이를 시작으로 이어져 있는 손바닥만 한 작은 벽화 덕분에 다음 코스까지 이동할 수 있었다. 벽화의 안내를 받아 다음 골목으로 접어드니 왕사탕 벽화가 있었는데 마치 나를 향해 굴러오는 것 같았다. 맞은편에 헤엄치고 있는 잉어들을 바라보며 지나치니 놀이터에서는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었고 그 옆에는 담작은 도서관이 보였다. 담작은 도서관의 외관은 마치 벽화 골목의 그림이 이어져 있는 듯했고 입구에는 담이 없어 아이들을 위해 존재하는 공간 같았다. 좁은 골목에 벽화, 담작은 도서관까지 한곳에 있으니 마치 시간이 멈춰있는 다른 세계같이 느껴졌다. 시간이 멈춘 듯한 길을 걸으며 벽 속에 숨어 있는 ‘고양이’, ‘딸기’, ‘개구리’, ‘용’을 찾는 재미에 푹 빠졌다. 그리고 골목에는 몇 개의 샛길이 있었는데, 그 샛길은 내게 ‘과연 어떤 벽화가 있는 곳으로 안내하는 길일까?’ 하는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그 호기심에 마치 골목대장이라도 된 마냥 좁은 골목 사이사이를 휘젓고 다녔다. 그 샛길 중에는 조금 전에 지나왔던 골목으로 이어지는 길도 있었고, 사이사이에 꼭꼭 숨어있던 벽화도 찾을 수 있었다.

이리저리 골목을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골목 끝에 다다랐다. 시계를 보니 1시간이 훌쩍 지나있었다. 아쉬운 마음으로 골목에서 나왔지만 어린 시절로 돌아가 놀다 온 느낌에 기분 좋게 기숙사로 돌아올 수 있었다.

/지창호 정치행정·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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