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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방지법, 그에 맞선 필리버스터 ‘댓글 써도 되나요?’
이효정 편집장  |  dawn@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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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05  13:5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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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야당 의원들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도 불구하고 ‘국민보호와 공공안전을 위한 테러방지법(테러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테러방지법은 미국의 9·11사건 이후 테러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처를 위해 2011년 11월 국가정보원의 발의로 국회 제출된 법안이다. 대(對)테러 활동을 위해 국가정보원(국정원)의 기능을 강화하는 것을 주로 한다. 

  테러방지법은 발의 이후 입법에 대한 기대와 좌절을 반복했으나 지난달 23일 정의화 국회의장에 의해 본회의에 직권 상정됐다. 본 법안은 테러 방지를 위해 국정원에 정보수집 및 추적권을 부여하고 테러인물을 감시·관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담고 있다. 야권은 국정원에 막강한 권한을 부여한다는 이유로 상정직후부터 9일간 필리버스터를 벌이며 처리를 지연해왔다.

  본 법안은 대테러활동 관련 실무 조정 등을 하는 대테러센터를 국무총리 산하에 설치하고, 국가정보원에 정보수집권과 추적권을 부여했다. 국가정보원은 테러 위험인물의 ▲개인정보(사상·신념·건강 등 민감정보 포함)·위치정보·통신이용 정보 수집 ▲출입국·금융거래 기록 추적 조회 ▲금융 거래 정지 등을 요청할 수 있게 된다. 다만 테러위험인물에 대한 추적을 할 경우 국무총리인 대책위원회 위원장에게 사전 또는 사후에 보고하도록 했다. 또 대테러 업무 수행 과정에서 기본권 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인권보호관 1명을 대책위 밑에 두기로 했다. 

  하지만 테러방지법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작지 않았다. 먼저 ‘테러, 테러위험인물, 대테러활동’에 대한 정의가 모호하다는 지적이 있다. 테러방지법 제2조 3항은 “테러위험인물”을 ‘테러단체의 조직원이거나 테러단체 선전, 테러자금 모금·기부 기타 테러예비·음모·선전·선동을 하였거나 하였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로 정의하고 있다. 여기서 ‘하였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라는 표현에 대해 어떤 경우에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 규정하지 않아 국정원에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만 하면 그대로 ‘테러위험인물’로 정해지는 거라는 게 반대 측의 주장이다.

  또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를 국정원이 일방적으로 지정, 추적, 조사하는 데에 절차와 감시 장치가 없는 것도 문제라는 의견도 나왔다. 테러방지법 제7조 1항에 인권보호관 1명을 두기로 명시돼 있지만 국민의 기본권 침해 방지를 위한 감시 장치로는 어림없는 수치라는 설명이다.

  수집되는 정보의 범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테러방지법에 의해 테러활동에 가담했다는 의심이 들면 국정원은 개인정보·위치정보·금융정보·민감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 특히 ‘민감정보’는 정보의 사안이나 범위 면에서 여러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개인정보보호법 제23조에 따르면 ‘민감정보’란 ‘사상·신념, 노동조합·정당의 가입·탈퇴, 정치적 견해, 건강, 성생활 등에 관한 정보, 그밖에 정보주체의 사생활을 현저히 침해할 우려가 있는 개인정보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정보’이다. 이 같은 정보를 사실상 아무 통제 장치 없이 국정원이 수집할 수 있게 한 것이 테러방지법이라는 주장이다.

이러한 반대 측의 주장에 대해 찬성 측은 법조항에 의해 분명히 정보수집 대상을 ‘테러위험인물’로 국한하고 있으며 북한과 IS의 테러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테러방지법 제정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반박했다.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라는 표현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는 모든 법문은 두루뭉술하며 그렇기 때문에 판사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문자적인 표현의 모호성은 영장발부 전 판사의 심사를 통해 충분히 합리적인 판단으로 내려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반대 측은 국정원 감청 신청에 대한 고등법원 기각률은 2003년부터 2015년까지 8년 동안 단 3건뿐이라며 판사의 영장발부 심사에 대한 불신을 내비췄다. 실제로 지난 8년 동안 고등법원에 청구된 감청 신청은 총 81건 중 2008년과 2011년의 일부기각, 2011년의 기각 3건을 제외하고 모두 발부됐다.
  한편 테러방지법 입법화를 막기 위한 야당의 필리버스터 역시 연일 화제였다. 여당의 입법 독주를 막기 위해 지난 23일 오후 7시 7분부터(더불어민주당의 김광진 의원) 3월 2일 오후 7시 32분까지(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 야당의 필리버스터가 192시간이 넘게 진행됐다.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의원이 2월 24일 10시간 18분에 걸쳐 무제한 토론을 진행한 데 이어 27일에는 같은 당 정청래 의원이 11시간 39분을 연설했다. 마지막으로 진행한 이종걸 원내대표가 총 12시간 31분의 무제한 토론으로 우리나라 헌정사상 최장(最長) 필리버스터 기록을 세웠다. 이전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길었던 필리버스터는 1969년 8월 박한상 신민당 의원이 3선개헌을 막기 위해 10시간 15분 동안 발언한 것이다.

  필리버스터는 의회 안에서 소수파가 다수파의 독주를 막거나 기타 필요에 따라 의사진행을 저지하기 위해 합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의사진행을 고의적으로 방해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는 안건에 대해 재적의원 3분의 1이상이 요구하면 발동할 수 있고 토론자가 더 이상 없거나 재적 의원의 60% 이상이 동의해야 중단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필리버스터를 가장 처음 한 사람은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1964년 당시 야당 초선 의원이던 김대중 전 대통령은 동료 의원인 김준연 자유민주당 의원의 구속동의안이 본회의에 상정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5시간 19분 동안 발언해 결국 안건 처리를 무산시켰다.

  1973년 국회의원의 발언시간을 최대 45분으로 제한하는 국회법이 시행되면서 사실상 폐기됐다가 2012년 국회법(국회선진화법)이 개정되면서 부활했다. 2012년 개정된 ‘국회법 제106조 2항’에 따르면 본회의에 부의된 안건에 대하여 무제한 토론을 하려는 경우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서를 의장에게 제출하고, 의장은 해당 안건에 대하여 무제한 토론을 실시할 수 있다. 일단 해당 안건에 대한 무제한 토론이 시작되면 의원 1인당 1회에 한해 토론을 할 수 있으며 토론자로 나설 의원이 더 이상 없을 경우 무제한 토론이 끝난다. 또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무제한 토론의 종결을 원하고 무기명 투표로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이 종결에 찬성할 경우에도 무제한 토론이 마무리된다. 그러나 무제한 토론의 효과는 해당 회기에 국한되므로 무제한 토론을 하던 중 회기가 종료되면 해당 법안은 자동으로 다음 회기 첫 본회의 표결에 부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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