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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연구직자, 차이를 차별로 대우해선 안 돼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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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12  11: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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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기업이 입사원서에 흡연 여부를 표시하도록 해 화제가 됐다. 흡연자는 채용하지 않으며 흡연검사까지 시행해 흡연 여부를 밝히겠다고 한다. 논란이 불거지자 업체 측은 “업무 내용과 흡연 여부는 크게 상관은 없지만 경영자 철학에 따라 제한을 둔 것”이라 설명했다.

흡연자의 입사 제재 이유에 대해서 A기업은 “흡연자가 내뿜는 공기 속 이물질로 불량품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했다. B기업은 “흡연으로 인한 화재 발생의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기업의 입장이 이해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흡연이 유발하는 각종 질병과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 발생 등의 문제에 대해 누구나 공감하기 때문이다.

일부 기업들의 이러한 행태는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차별’의 항목을 추가한 것이다. 일하고 싶어서, 성공하고 싶어서 수많은 기업에 입사원서를 집어넣고 있는 구직자들에게 또 다른 취업 장애물을 제공하고 실패의 쓴맛을 보게 하는 셈이다.

비단 흡연 여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대다수 기업이 흡연 여부 외에도 성별과 나이, 외모, 주거형태, 학력 등 구직자가 차별이라고 느낄 수 있는 항목들을 요구한다고 한다. 고용정책 기본법 7조에 따르면 사업주는 근로자를 채용할 때 합리적인 이유 없이 성별, 신앙, 나이, 신체조건 등을 이유로 차별을 두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강제적인 처벌도 어렵고 이를 적발할 인력도 부족해 사실상 한계가 있다.

게다가 이미 입사원서에 차별적 항목을 기재하는 것을 당연시하는 사회적 풍조가 만연해있다. 온라인 취업포털 사람인의 조사에 따르면 기업 인사담당자의 63.8%가 채용 시 외모를 평가한다고 답했다. 주위를 조금만 둘러보더라도 ‘취업 성형’을 위해 성형외과를 찾는 사람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병원도 ‘호감형 인상’을 위해 수술을 권유하기도 한다. 또한,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발표에 의하면 2015년 ‘유리 천장 지수’에서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여성 구성원을 남성과 동등하게 보지 않는 사회 풍토와 육아를 여성의 문제로만 생각하는 고정관념을 주요 원인으로 밝혔다.

이와 같은 사회적 풍조를 없애기 위해서는 법적인 강제성이 필요하다. 전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겠지만, 입사원서에 외모를 비롯한 업무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항목을 빼거나, 여성할당제를 통한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다. 미국의 경우 이미 실질적으로 유사한 일을 하는 남녀가 임금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하는 법안인 ‘공정 임금법안(Fair Pay Act)'이 제정돼 올해부터 시행 예정이라고 한다.

물론 우리 사회의 의식전환도 시급하다. 무턱대고 차별을 할 것이 아니라 차이를 둘 수밖에 없는 명확한 이유를 설명해주는 것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일본 ‘호시노 리조트’의 경우 흡연자들의 지원을 무조건 막는 게 아니라 흡연이 업무효율에 미치는 악영향을 알려주며 담배를 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지원할 수 있도록 알리고 있다. 흡연자도 지원을 받되, 같이 상생하는 방법을 강구하는 것이다.

차별은 우리 사회의 경쟁력을 약화하고 갈등만 유발한다. 외적 배경을 중시할 것이 아니라 개인의 능력을 중시해야 한다. 기업 인사담당자의 63.8%가 채용 시 외모를 본다는 사실은 우리 사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후진국일수록 스튜어디스가 아름답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듯, 우리는 선진국다운 모습을 지향하고 보여줘야 한다.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차별은 없어야 한다. 차별 없는 사회야말로 우리 모두가 바라는 사회임이 분명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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