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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 생각의 경계 너머『생각의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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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3.12  12: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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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교수님과 저의 차이점이라면, 저는 세상을 원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교수님은 세상을 직선으로 생각하신다는 점입니다.
(리처드 니스벳, 2004:13)”

 

이 문장은 『생각의 지도』 서론에 나오는 부분으로, 인간은 문화가 달라도 누구에게나 동일한 추론 규칙이 적용된다고 생각하던 사회심리학자 리처드 니스벳 교수가 중국인 대학원생과 대화 중 동양인 제자의 발언에 자극받아 동양인과 서양인의 사고방식이 서로 다를 가능성이 있다는 문제의식으로, 이 책을 구상하게 된 직접적인 집필동기 부분이다.

이 책은 동양과 서양의 차이를 인지심리학적 측면에서 다양한 실험을 통해 체계적으로 조망하고 있다. 예컨대, 동·서양인의 서로 다른 협상스타일, 논리구조 생성과정, 언어 메시지 전달과정, 외부환경 인식에 대한 반응 등, 동·서양인 사고의 변인요소를 체계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이러한 제반 인지, 추론과정은 각각의 다름을 인정하고 유연한 관점으로 세상을 이해할 수 있는 입문서가 된다.

『생각의 지도』에서 저자는 동양과 서양의 차이를 개인적 경험이나 단편적 유추에 의하여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동·서양인 사고의 원인을 생물학적, 언어적, 사회구조, 교육 등의 근본적인 기제로 다름을 설명하고 있다. 아울러, 지리적, 문화적 생활방식 등 외부 기제에 대한 추론과정을 통해 동양인과 서양인의 사고과정과 지식습득 과정의 본질적인 차이를 규명하고 있다. 이 책의 전체 구성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1장에서는 동양과 서양의 대표적인 인물로 공자와 아리스토텔레스를 예로 들어 고대 중국인과 고대 그리스인의 생각의 차이를 동양의 ‘도’와 서양의 ‘삼단논법’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2장에서는 ‘자기 개념(Self Concept)’에 대한 각각의 인식 차이를 ‘관계성’과 ‘개인성’으로 분석하고 있다. 3장에서는 세상 사물을 인지하는 방식에 대하여 동양인은 ‘전체’와 ‘종합’, 서양인은 ‘부분’과 ‘분석’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4장에서는 사건의 인과적 과정에 대해 동양인은 ‘상황’, 서양인은 ‘본성’에 의해 판단한다는 사실을 주지시키고 있다. 또한, 5장에서는 ‘동사’ 중심 언어를 구사하는 동양인과 ‘명사’ 중심 언어를 사용하는 서양인을, 6장에서는 ‘논리’를 중시하는 서양인과 ‘경험’을 중요시하는 동양인으로 양분하여 기술하고 있다. 이렇듯 저자는 동양인과 서양인의 변별요인을 다각적으로 적시하고 있는데, 3장에서 6장까지가 『생각의 지도』의 핵심이 된다. 아울러 7장에서는 동·서양인의 문화적 차이를 재구하였으며, 8장에서는 동·서양인의 사고방식 차이가 일상생활 및 심리학, 철학, 언어학 등 학문 영역에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 서술하고 있다.

『생각의 지도』가 돋보이는 이유는 첫째, 소제목에 본문 내용이 집약되어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목차와 소제목만 보더라도 동·서양인의 인식의 차이를 확연하게 파악할 수 있다. 가령, ‘논리’를 중시하는 ‘서양’과 ‘경험’을 중시하는 ‘동양’, ‘전체’를 보는 ‘동양’과 ‘부분’을 보는 ‘서양’, ‘동사’를 통해 세상을 보는 ‘동양’과 ‘명사’를 통해 세상을 보는 ‘서양’ 등과 같이 소제목에 키워드를 제시하고 있어 이 책의 핵심을 명확하게 파악할 할 수 있으며, 각 장별로 마지막 단락에 소결론이 요약되어 있어 전체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둘째, 저자는 사회심리학적 연구결과를 토대로 동·서양 독자들이 각각의 문화적·인지적 차이를 이해하고, 통섭할 수 있도록 근거와 이유를 여실히 설명하고 있다. 또한, 리처드 니스벳 교수는 8쪽에서 “동양과 서양의 차이가 동양 사람과 서양 사람 모두에게 적용되는 것이 아니며, 서양 사회에도 동양인과 비슷한 사람이 있고, 동양 사회에도 서양인에 가까운 사람이 있으며, 나이가 들면 개인의 특성도 변한다”라고 사고 변화의 유동성을 주지하고 있다. 결국, 저자는 독자를 위하여 동양인과 서양인의 사고의 차이를 객관적인 연구결과를 토대로 원인을 규명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어, 인간의 메타인지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지침서가 된다.

동·서양인의 집단적 사고는 교류와 충돌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해 왔으며, 인간의 사고는 늘, 가변적이다. 인간의 사고는 집단의 유기적관계에서 발전되어 왔으며, 동·서양인의 집단 정체성은 시대적 패러다임과 함께 새롭게 구축, 계승되어 왔다. 그리고 리처드 니스벳 교수는 이러한 동양인과 서양인의 인지 기저를 객관적으로 조명해 궁극적으로 서로를 이해하여 지혜롭게 미래를 살아갈 수 있는 장치를 제언하고 있다.

21세기 최첨단 유비쿼터스 환경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은 실시간으로 SNS에 접속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세상을 탐구하고 있다. 인간과 알파고(AlphaGo)가 경쟁하는 이 시대, 뇌과학자와 인지심리학자, 언어학자들에 의해 인간의 메타인지(Meta Cognition) 연구가 지속적으로 진행된다면 과연 우리는 타인의 생각 너머에 있는 또 다른 무엇을 알아낼 수 있을지. 혹여나 문명의 발달 정황이 더 불편한 진실이 되는 것은 아닌지. 지금 이 순간, 서로 다른 시·공간을 살아가는 동양인과 서양인은 서로의 다름을 이해한 채, 오늘도 자신의 지도를 그리고 있다.

/ 심보경(교양기초교육대학ㆍ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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