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과거를 성찰하고 미래를 전망하기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6.03.26  11:44:04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강의'는 저자가 오랜 세월 동양 철학에 대해 성찰한 결과이자 

긍정적 미래를 위한  설계서라 할 수 있다.

 

『강의 - 나의 동양 고전 독법』은 고대 동아시아의 전적(典籍)들을 쉽게 풀어 놓은 책이다. 저자 신영복이 오랜 수감 시간과 대학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동양 고전에 대한 자신의 생각들을 수월하게, 하지만 깊이 있게 펼쳐 놓은 것이다. 1장에서는 저자가 동양의 고전과 연을 맺게 된 계기에서부터 ‘고전’에 대한 가치 발견, 고전 독법의 방법론 그리고 동양 고전의 의미 등을 말하고 있다. 다음 2장부터 10장까지 각 경전에 대한 입체적인 설명과 함께 현재적인 의미도 추려내고 있다. 그리고 11장은 에필로그 성격으로 앞서 언명한 것들을 반추하면서 문명사적 전망을 하고 있다. 이처럼 이 책은 저자가 오랜 세월 동양 철학에 대해 성찰한 결과이자 긍정적 미래를 위한 설계서라 할 수 있다.

이 가운데 주요 전적에 관한 저자의 생각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저자는 『시경』의 독법을 비판적 시각과 정서적 차원에서 찾고 있다. 주남 <여분>에서 당대의 고단한 삶의 모습을 보편적 정한으로 읽고 있다. 『서경』의 주공편 <무일>에서는 고대 노동자의 고통을 공유하면서 지금의 중국문화와 사상의 저변을 캐내고 있다.

이 책은 특히 인간 관계론에 대해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데, 『주역』과 『논어』에 잘 나타나고 있다. 인간과 사회의 복잡한 관계 및 인간의 사고방식을 『주역』의 효와 괘를 통해 설명하고 있다. 위(位)와 응(應)에 이르면 ‘중간’의 의미를 긍정적으로 읽고 있다. 상하의 관계 속에서 가운데는 양단을 모두 품을 수 있기 때문이라 설명한다. 그리고 『논어』에서는 『주역』에서 말한 관계를 더욱 확장하여 인간 관계론의 차원에서 읽고 있다. 공자와 『논어』의 시대적 배경을 설명하면서 공자에 대한 그간 불편한 평가에 대해서도 변호하고 있다. 『논어』 내용 가운데 “옛것을 익혀서 새로운 것을 안다.”는 것에서 과거와 현재의 관계를 재조명하며 과거, 현재, 미래가 각각 단절되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통일체임을 강조하고 있다.

『노자』와 『장자』에 이르면 도가 사상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읽을 수 있다. 그는 도가(노자) 사상을 유가 사상과 더불어 중국 사상사의 두 축으로 보았다. 그리고 동양 사상의 정체성은 『논어』보다 『노자』에 더 잘 드러나 있다고 설명한다. 『논어』와 서구 사상이 ‘진(進)’과 ‘인간중심’의 사상이라면 『노자』는 ‘귀(歸)’이며 ‘자연’이기 때문이라 하였다. 내용 가운데 “도라고 부를 수 있는 도는 참된 도가 아니다.”에 대해 핵심 개념은 ‘도’와 ‘명’이 아니라 ‘무(無)와 유(有)’이며, 그 둘은 다른 것이 아니라 같은 것이라 하였다. 그리고 ‘무’는 영(0)이 아니라 인간의 의식을 초월하는 것이라 설명하고 있다. 게다가 『노자』 1장에 등장하는 ‘도, 무, 묘, 명, 유, 요’ 이들 모두는 차별이 아니라 현(玄)으로 수렴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인위는 거짓이다.”는 데에서 상대주의를, “성인의 정치는 … 그 뼈를 든든하게 해야 한다.”는 데에서 순박하고 자연스런 노자의 정치론을, “상선약수(上善若水)”에 대해서는 “만물을 이롭게 한다, 다투지 않는다” 등으로 읽어내고 있다. 또한 그는 장자의 주장이 ‘해방’에 그 핵심을 두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와 같은 장자의 자유주의 철학을 바탕으로 『장자』를 우리 스스로의 편견을 반성하는 데서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장자의 사상은 ‘소요’와 ‘자유’를 강조하는데 그간 한국에서 장자의 철학을 부정의 철학으로 읽었던 이유를 우리 현대사가 가졌던 비극에서 찾고 있다. 따라서 저자는 낙관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장자』를 읽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편, 저자는 『묵자』에 이르러 동양 고전분야에서 유가와 도가를 넘어 그 밖의 사상까지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묵자에 대한 초상을 ‘하층민 이미지, 근검 절용하며 실천궁행하는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 또한 묵자의 사상을 담고 있는 ‘겸애’를 별애(別愛)와 비교하고 평등주의, 박애주의를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 근대사회의 애정과 연대의 가치를 『묵자』에서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외에도 『한비자』에서 법가의 현실성을 읽어내고 있다. 이와 함께 <오두>에서 변화를 인정하고 변화된 현실을 받아들이는 현실성을 찾아낸다. 이러한 변화사관은 오늘의 현실을 직시하는 현실 정치론이라 설명한다.

책 말미에 저자는 불교, 신유학, 『대학』, 『중용』, 양명학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렇게 여러 사상들을 일별하면서도 ‘관계론’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놓고 있다. 송대 신유학에 대해서는 기존 유학 사상을 성찰하면서 불교에 대한 대응과 시대적 요구에 부응한 결과로 보고 있다. 화엄학과 신유학의 관계에 대해 일본인 학자의 연구 성과를 수용하였지는 모르지만 저자 본인의 사유의 결과로 정리하고 있다. 그리고 재발견된 유학인 『대학』과 『중용』을 화엄학과 함께 다시 한 번 그 의미를 말하고 있다. 끝으로 양명학을 이들과의 관계에서 새로운 독법으로 볼 가능성까지 제시한다.

이 책은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 요체는 ‘동양 고전은 과거에 있었던 사상만이 아니라 당대의 문제를 진지하게 모색한 결과물과 현재와 미래 우리에게 현명한 해법을 제공할 수 있는 가치를 지닌 집적물이며, 고금을 막론하여 문제 해결의 기본은 관계임을 도출해 낸 책’이라 할 수 있다.

비록 저자가 개인적으로 독특한 발상이라 한 것들 중 이미 다른 사람에 의해 언급된 것도 있고, 다소 과하게 해석한 부분이 있다 할지라도, 결코 평탄하게 살지 않았던 그의 삶 속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에서 이 책은 앞으로 얼마간 의미 있게 읽힐 것이라 본다.

/김명준 (국어국문ㆍ교수)

한림학보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인기기사
1
[보도] 학우들 마음속 ‘그림’으로 남은 대동제
2
[보도] 대동제, 이색 프로그램ㆍ부스로 열기 후끈!
3
[보도] 모두가 즐긴 축제, 쓰레기 처리 등 빈틈도
4
[보도] 개교 40주년, “이젠 자신감으로 100년의 도약을”
5
[보도] 함께 뛰며 하나되는 ‘한림 어울림 한마당’
6
[보도] 군 공백기 최소화, 이러닝 학점 취득
7
[보도] 학생·교직원·주민 한마음 산행 “개교 40주년 축하해요”
8
[보도] 다채로운 체험이 있는 박물관으로 오세요~
9
[보도] 빅데이터 시대, 데이터 분석 무상교육부터 자격취득까지
10
[시사] 곳곳에서 ‘히잡시위’, 이란 이슬람 정권 변화 생기나
신문사소개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24252 강원도 춘천시 한림대학길 1 캠퍼스라이프센터 9-308호 한림학보사
제보 및 문의 : news@hallym.ac.kr / 033-248-287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지혜수(간사)
Copyright © 2005 한림학보. All rights reserved. news@hally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