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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사회의 출현과 더불어 발 전해 온 사회운동은 사회구조변화에 따라 그 성격을 달리해 왔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신사회운동을
진단하고 그 현장을 찾아가 본다.
1. 신사회운동의 배경과 특징
2. 현재활동과 향후전망
3. 현장을 찾아
1)빈민 - 도시 재개발 선정지역
2)환경 - 여천공단
지난 9월7일 취재팀은 「서울시철거민연합회」(이하「서철연」) 사무실을 찾아갔다. 사무실은 온통 용역철거반들과 공권력에 의해
희생된 철거민들의 기사와 사진들이 가득해서 다소 무거운 분위기였다. 「서철연」은 철거민의 생존권 보장을 위해 가수용 단지 조성과 임대 아파트
입주를 정부에 요구하는 철거대상지역의 사람들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이들은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되면 조직을 탈퇴하기 마련이어서 대부분의 철거민
조직은 그 기반이 매우 취약한 상태이다.
또한 이들의 투쟁은 법적인 보호를 받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이들과 연대가 가능한 조직들도 인권단체나 학생들을 제외하면 전무한
상태이다. 「서철연」연사국장 정종구씨는 “법의 테두리에서는 우리가 구제받을 길이 없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철거민들끼리 서로
연락을 취해서 깡패나 경찰들의 난입을 막는 정도뿐이다”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70년대 이후에 진행된 급격한 산업화는 대규모 농촌 인구의 도시 유입을 불러왔으며, 이로 말미암아 주택문제, 교육문제,
고용문제 등의 도시문제를 발생시켰다. 정부는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도시재개발사업’ 을 실시했고, 이 과정에서 힘없고 영세한 도시 빈민들은
최소한의 생존권까지 위협 받게 됐다. 이러한 배경속에서 빈민운동은 그 모태가 형성됐다. 특히 철거민 운동은 80년대 후반 도시재개발 사업과 함께
대두되어, 우리나라 도시 빈민 운동의 한 주류를 이루게 됐다. 또한 이 운동은 80년대 후반 「전국철거민연합」(이하「전철연」)의 출범을 계기로
하여 본격적인 운동세력으로 조직화 된다.
「전철연」은 철거민 문제가 세입자들을 고려하지 않은 그동안의 정부 주택 정책이 빚어낸 결과임을 지적하면서 정부를 상대로한
생존권 쟁취 투쟁을 벌이고 있다. 취재팀은 「서철연」사무실에서 소개받은 한 아주머니의 도움으로 「금호8지구 철거민대책위원회」(이하 「철대위」)
사무실을 찾아갔다. “말도 마, 당장 애들 데리고 길바닥에 나앉게 생겼는데 발길질이고 몽둥이고 무서운게 어디있어? 맞붙어 싸워야지” 아주머니는
철거 깡패와 전경들을 상대로 수십차례의 무력충돌을 벌여온 이야기를 해주며 쓴웃음을 지었다. 연이은 밤샘 농성과 치열한 격전을 거치면서 이
30대의 아낙은 이미 전사가 다 된 것 같았다.
오후 늦게 찾은 금호8지구는 좁고 가파른 골목길을 따라 부숴진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앞서 걷던 아주머니는 철거된
가옥들 중 하나를 가리키며 “저기가 우리집 이었어. 빈민활동 나온 학생들과 3일 밤낮을 교대로 보초를 섰는데 결국 집은 집대로 사람은 사람대로
수난을 당했지”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잠시후 일행은 대부분 무너진 집들 사이에서 그나마 모양새가 남아있는 집에 도착했다. 바로「금호8지구
철대위」 사무실이었다. 마침 취재팀이 도착했을 때는 반포2동, 봉천5동 등의 타지역의 철거민 대표들이 연석회의를 하던 중이었다. 여기서 이들은
취약하나마 나름대로의 연대투쟁을 다짐하고 철거민들에 관련된 여러 소식들을 나누고 있었다.
서울시에는 「서철연」외에도 여러 철거민연합체가 있는데 철거민들은 각 조직들이 정부에 요구하는 사안의 성격에 따라 그들이 원하는
조합에 가입한다. 따라서 다른 조합과의 소식 교환은 그들에게 업체나 구청과의 보상 협상에 있어 중요한 지표가 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가수용단지 입주나 임대주택 입주 등은 길고 지루한 투쟁을 계속해온 이들의 유일한 이유이다.
철거민들이 바라는 것은 주거, 교육과 같은 최소한의 생존권을 보장받는 것 뿐이다. 이러한 이들의 요구에 정부는 ‘공권력
투입’이라는 어처구니없는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무방비 상태에서의 필사적 대항과 무자비한 철거, 진압 사이에서는 인권이란 말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도시재개발사업’이라는 미명아래 자행되는 철거작업에는 조직폭력배와 무장경찰들이 권력의 보호를 받으며 자유로이 폭력을 행사한다.
철거민들은 철거과정에서 행해지는 공공연한 구타, 부녀자 성폭행 등을 어느 곳에도 호소할 수 없어 급기야 쇠파이프를 들고 용역 철거반들과 공권력에
대항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사상자들이 발생해온 것은 이미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9월17일 반포2동에서는 공권력과 철거
용역, 구청 직원으로 구성된 1천여명의 철거 병력이 동원, 철거를 하려했고 이에 대항하던 주민들 중 18명이 부상을 입었다. 민주주의는 자신들의
정당한 권리를 위한 다양한 목소리의 표출을 그 발전의 원천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본적인 권리마저도 공권력의 힘으로 눌러버리는 현정권은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목소리들을 끊어버리려는 반역사적 행각을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반민중적 재개발 사업을 즉시 철회하고 철거민들의 생존권 보장을 위한 종합적 대안을 제시함은 물론, 이와 흐름을 같이하는
민중적 사회운동에 대한 탄압을 즉각 철회해야 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