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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식과 통념을 깨는 경제학자의 세상 읽기인간은 경제적 인센티브에 가장 크게 반응하지만 때로는 사회ㆍ도덕적 인센티브에도 반응한다.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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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4.02  10: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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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은 가짜다. 세상의 숨겨진 이면을 제대로 보려면 새로운 ‘관점’이 필요하다.”

미국 시카고대 경제학과의 스티븐 레빗(Levitt) 교수는 『괴짜경제학』 서문에서 그 관점이 ‘인센티브’라고 주장한다. 좋은 인센티브는 사람들로 하여금 바른 일을 하도록 유도하지만 나쁜 인센티브는 좋지 않은 일로 빠지도록 만든다. 사람들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인센티브는 경제적 인센티브다. 하지만 때로는 사회적 또는 도덕적 인센티브에도 반응하는 존재가 인간이다.

일과 후 탁아소에 맡겼던 아이를 찾아가는 부모 중에는 지각을 하는 부모들이 있다. 지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0분 지각에 3달러 벌금을 매겼다. 그랬더니 지각이 오히려 두 배로 늘었다. 도덕적 인센티브(지각한 부모들이 느껴야 하는 죄책감)를 경제적 인센티브(3달러 벌금)로 대체한 것이 문제였다. 많은 부모들이 적은 돈으로 죄책감을 정당화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만약 벌금액을 10배 이상으로 대폭 올리면 다시 경제적 인센티브가 작동해 지각이 줄어들 것이다.

레빗 교수는 경제학과 별 관련 없어 보이는 탁아소 지각과 같은 이슈들의 뒷면에 경제학의 핵심원리인 인센티브가 숨어있음을 찾아내는 경제학자다. 그의 이력은 화려하다. 하버드대 경제학과를 최우등 졸업했고 MIT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3년에는 40세 미만 경제학자 중 연구업적이 탁월한 학자에게 수여하는 존 베이츠 클라크(Clark) 메달을 받았다. 이 메달을 받은 학자는 노벨경제학상을 받을 확률이 매우 높아 ‘예비 노벨상’이라 불리는 메달이다.

레빗 교수의 학술연구 중 가장 유명한 논문은 2001년 학술지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에 발표한 ‘The Impact of Legalized Abortion on Crime(낙태 합법화가 범죄에 미친 영향)’이다. 『괴짜경제학』 4장에서 쉽게 풀어 설명하는 이 논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미국에서 1989년에 이르기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살인, 강도 등 강력범죄가 1990년대 들어 급격히 감소하기 시작한다. 대다수 학자나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혁신적 치안정책, 경찰 증원, 징역형의 증가, 마약시장의 변화, 강력한 총기규제, 건실한 경제 등을 꼽았다. 그러나 레빗 교수는 계량분석을 통해 1973년의 낙태 합법화가 그 주된 원인임을 밝혀냈다. 원치 않는 출산으로 인해 미래의 잠재적 범죄자로 자라날 빈곤층의 아이들이 낙태 합법화 때문에 태어나기도 전에 사라졌다. 그 결과 1990년대부터 범죄가 크게 감소했음을 레빗 교수가 밝힌 것이다.

이런 논문에서 알 수 있듯 레빗 교수의 화려한 학력이나 이력보다 그를 더욱 빛나게 만든 것은 대다수 경제학자가 어려운 수학적 논리로 현상을 분석할 때 그는 쉬운 말로 일반 대중에게 경제학을 소개하려 노력한다는 점이다. 그는 우리가 현실에서 쉽게 접하지만 그냥 지나쳐버리는 통계자료에서 ‘숨겨진 이면’이라는 금맥을 찾아내는 재주를 지녔다. 그는 자신의 발견을 대중에게 더욱 쉽게 전달하기 위해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스티븐 더브너(Dubner)를 공저자로 택해 2005년 『괴짜경제학(Freakonomics)』을 출판했다. 책 제목은 괴짜(freak)와 경제학의 합성어다.

『괴짜경제학』에서는 위에서 설명한 낙태와 범죄율의 상관관계 분석과 더불어 ①교사와 스모 선수의 공통점은?: 경제학의 근본인 인센티브의 매력과 어두운 이면을 파헤친다; ②KKK와 부동산 중개업자는 어떤 부분이 닮았을까?: 자본주의의 강력한 힘인 정보, 정보는 일상을 어떻게 움직이는가; ③마약 판매상은 왜 어머니와 함께 사는 걸까?: 허위와 이기심이 만들어낸 그물망, 사회적 통념; ④완벽한 부모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잘난 부모의 길 여덟 가지, 못난 부모의 길 여덟 가지; ⑤부모는 아이에게 과연 영향을 미치는가?: 부모의 첫 번째 선물, 이름은 아이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가 등 흥미로운 일상의 뒷면을 파헤쳤다.

『괴짜경제학』이 사회과학 서적 출판계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자 두 저자는 4년 뒤인 2009년 속편 격인 『슈퍼(Super) 괴짜경제학』을 펴냈다. 이 책 역시 전편에 이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다. 『슈퍼 괴짜경제학』에서 다루는 내용은 다음의 소제목에 잘 나타나 있다. ①길거리 매춘부와 백화점 산타클로스가 노리는 것; ②자살 폭탄 테러범들이 생명보험에 들어야 하는 이유; ③38명의 살인 방관자; ④죽음을 낳는 병원의 미스터리; ⑤앨 고어와 피나투보 화산의 공통점은?

레빗 교수의 두 책을 이미 읽었거나 또는 그 두 책에서 흥미를 느낀 독자에게는 다음 책들을 추천한다. ①유리 그니지 & 존 리스트, 『무엇이 행동하게 하는가』, 안기순(역), 김영사, 2014; ②피터 리슨, 『후크 선장의 보이지 않는 손』, 한복연(역), 지식의날개, 2014; ③카스 선스타인 & 리처드 탈러, 『넛지』, 안진환(역), 리더스북, 2009; ④대런 애쓰모글루 & 제임스 로빈슨,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 최완규(역), 시공사, 2012; ⑤폴 오이어, 『짝찾기 경제학』, 홍지수(역), 청림출판, 2014; ⑥팀 하포드, 『경제학 콘서트』, 김명철(역), 웅진지식하우스, 2006;ㆍ김인규, 『박정희, 압축 민주화로 이끌다』, 기파랑, 2014.

이상의 책들 대부분은 인간에 대해 다음 견해를 취한다. ①대다수 사람들은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는 경향이 있다. ②객관적 통계보다는 직접 경험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경향이 있다. ③어떤 현상을 객관적으로 해석하기보다는 자신의 믿음을 확인하는 쪽으로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발달한 ‘행동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은 인간의 이러한 구조적 실수를 염두에 두고 합리적인 해결책을 구하는 학문이다.

/ 김인규(경제ㆍ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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