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메신저 ‘텔레그램’의 월간 이용자가 1억 명을 돌파했다고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텔레그램의 설립자이자 최고경영자인 파벨 두로프는 이날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6’에서 “지난해 5월 이후 텔레그램 이용자가 3800만 명 늘어났다”며 “매일 35만 명의 사용자가 새로 가입하고 있고 하루에 창출되는 메시지는 150억 건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무료 정책을 고수할 것”을 주장하며 타겟 광고에 대해서는 “사용자들이 불편함을 느끼는 상황으로 몰아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하게 믿는다”고 말했다.

텔레그램은 러시아 최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브콘탁테(VKontakte)의 설립자 두로프 형제가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2013년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후 텔레그램은 빠른 성장을 거쳐 2014년에는 이용자 5000만 명을 기록했고, 약 10억 건의 메시지가 텔레그램을 통해 전달됐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텔레그램이 트위터와 페이스북 산하 메신저인 왓츠앱의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텔레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암호화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으며 메시지 삭제 역시 가능하다는 점이다. 메시지를 검열 당하거나 내용이 유출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에 ‘사이버 망명지’라 불린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젊은 층과 정치 활동가 등이 사생활 보호와 보안 강화 등의 이유로 텔레그램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동시에 텔레그램은 ‘테러리스트의 플랫폼’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보안성이 높은 텔레그램의 장점을 테러리스트들이 악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텔레그램 측은 “이슬람국가(IS)와 같은 테러분자 및 포르노 영화 전파와 관련된 채널들을 모니터링 한 뒤 폐쇄하는 작업을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에서는 테러방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뒤 텔레그램 이용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했다. 모바일 앱 분석기업 ‘앱애니’에 따르면, 테러방지법 통과 한 달 전 애플 앱스토어 51위에 불과하던 텔레그램이 법안 통과 다음날에는 1위를 기록했으며 이는 나흘 동안 지속됐다. 법안 통과 한 달 전,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텔레그램은 30위를 차지했으나 통과 뒤에는 2위로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