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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세상 읽기의 즐거움, 박지원의『열하일기』『열하일기』는 연암이 어떤 면에서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문장가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문장의 보고이다.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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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5.06  17:3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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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세계에 대한 호기심은 작가가 갖춰야 할 중요한 덕목이다. 더구나 그 글이 여행을 기록한 기행문이라면 더욱더 그러하다. 이같은 의미에서 보자면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는 작가로서의 연암의 진면목이 유감없이 드러난 연암 문학의 결정판이라고 해도 좋다. 박지원은 1780년(정조 4년) 5월에 청나라로 사행을 떠나 그 해 10월에 한양으로 귀국했는데, 특히 『열하일기』는 6월 24일 압록강을 건너는 데에서부터 시작하여 연경에 갔다가 열하로 이동하고, 다시 8월 20일 연경으로 돌아오기까지의 2개월 동안의 여행 기록이다. 박지원의 여정을 간단히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한양 출발→ 압록강 도강→ 요동→ 성경(盛京)→ 산해관(山海關)→ 연경(燕京) 도착→ 열하(熱河) 도착→ 연경 도착

‘열하’는 연경(지금의 베이징)에서 북동쪽으로 약 230km 떨어진 지금의 하북성(河北省) 승덕(承德)의 옛 지명이다. 이 지역은 온천이 많고 겨울에도 물이 얼지 않는 ‘열하천(熱河泉)’이 있기 때문에 열하라는 지명이 생긴 것이다. 청나라 때 황제들의 여름 휴가지로 애용된 ‘피서산장(避暑山莊)’이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열하일기』는 총 26권 10책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를 크게 분류하면 압록강을 건너 연경에 도착하고 다시 열하를 다녀온 일정을 일기 형식으로 쓴 부분과 연경과 열하 등 중국 현지에서 보고 듣고 겪은 여러 가지 일들을 주제별로 쓴 부분 등 두 개로 구성되어 있다. 그중 주요 부분의 내용을 몇 가지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 번째 도강록(渡江錄) 압록강을 건너 중국 요양(遼陽)에 이르기까지의 15일 간의 기록이다. 청나라의 선진 문물에 대한 관심이 주를 이룬다.

두 번째 관내정사(關內程史) 여기서 말하는 ‘관내’란 ‘산해관(山海關)’ 안을 의미하는 것으로 날짜로는 7월 24일에서 8월 4일까지 11일 간의 기록이며, 거리로는 산해관에서 연경까지 약 640리이다. 박지원의 가장 유명한 작품인 <호질(虎叱)>이 실려 있다.

세 번째 옥갑야화(玉匣夜話) 열하로부터 북경으로 돌아오던 중에 옥갑이란 곳에서 하룻밤을 묵으며 일행인 여러 비장(裨將)들과 주고받은 이야기를 기록한 것이다. 주로 역관들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주를 이루는데, 박지원의 대표작인 <허생전(許生傳)>도 그 중 하나이다.

네 번째 혹정필담(鵠汀筆譚) 중국인 학자 왕민호, 윤가전 등과 태학에서 나눴던 토론을 이어나간 것으로 지전(地轉), 역법(曆法) 등의 과학부터 종교, 역사 까지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자유롭게 담화한 것이다.

다섯 번째 산장잡기(山莊雜記) 열하의 피서산장(避暑山莊)에서 쓴 각종 견문기이다. 연암 산문의 백미로 꼽히는 <야출고북구기(夜出古北口記)>, <일야구도하기(一夜九渡河記)>, <상기(象記)> 등이 실려 있다.

『열하일기』의 가장 큰 매력은 뛰어난 문학성이다. 『열하일기』는 연암이 어떤 면에서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문장가인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문장의 보고이다. 외적으로는 ‘일기’라고 명명하여 기행문을 일기 형식으로 쓴 것으로 되어 있지만, 사실 『열하일기』에는 작가의 사상과 철학, 가치관, 역사와 사회를 바라보는 시각, 정치가로서의 경륜과 포부, 다양한 학문적 관심과 그 능력, 인간적인 따뜻함과 매력 등 참으로 다양한 연암의 모습이 너무도 다채롭게 그려져 있다. 청나라 학자들과의 대화에서는 연암의 학문적 깊이와 능력이 돋보이고, 낯선 곳을 방문하여 이국적인 문물을 접할 때에는 연암 특유의 호기심이 발동되고 이를 생동감 있는 문장으로 표현하여 독자들에게 현장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다. 특히 중국인들과 대화를 하는 장면이나 또는 그들끼리의 대화를 묘사할 때는 속어와 사투리를 포함한 백화체의 생생한 화법을 구사하여 현장감과 사실성을 높이기도 한다.

또한 숙소에 머물며 글을 쓸 때는 말 그대로 일기를 쓰듯이 조용히 자신의 하루를 돌아보기도 하고, 여행의 노정 중 위험한 순간을 겪을 때 역시 극적인 표현으로 순간의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특히 <산장잡기>에 실린 <야출고북구기(夜出古北口記)>와 <일야구도하기(一夜九渡河記)>, <상기(象記)> 등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 명문으로 연암 산문문학의 백미로 꼽히는 글들이다.

사실 한국문학사에서 기행문학의 전통은 이미 유래가 오래되었다. 가령 혜초(慧超)가 인도를 기행하고 쓴 『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이 그 한 예라 할 수 있다. 또한 15세기 말엽 제주 앞바다에서 태풍을 만나 중국 절강 연해까지 표류하게 된 최부(崔溥)가 쓴『표해록(漂海錄)』은 기행이라곤 할 수 없지만, 또 다른 의미의 독특하고 재미있는 기행문학이다. 박지원의『열하일기』는 이러한 기행문학들 가운데에서도 단연 돋보이며, 세계문학사에 놓고 보더라도 기행문학으로 잘 알려진 일본 승려 엔닌(圓仁)의 『입당구법순례행기(入唐求法巡禮行記)』나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東方見聞錄)』과 비교해도 문학적인 완성도가 훨씬 더 높은 기행문학의 금자탑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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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하일기(熱河日記)』는 판본에 따라 권수와 책수가 다르게 구성되어 있다. 본고에서는 비교적 선본(善本)으로 알려진 규장각 소장 필사본을 기준으로 26권 10책이라고 기술하였다.

/ 하정승(기초교양교육대학·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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