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범죄자 신상 공개에 대한 논쟁은 최근 갑자기 불거진 문제도 아니고, 우리 사회만의 문제도 아니다. 일본의 경우 살인ㆍ강간 등 강력범죄의 피의자가 미성년인 경우를 제외하고 모든 신상정보를 공개하도록 하고 있고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경우에도 피의자의 인권을 적극적으로 보호하지 않는다.

영국의 경우 아동 성범죄같이 죄질이 나쁜 경우에는 검거 과정에서부터 이름과 주소, 얼굴까지 공개한다. 프랑스는 피의자의 인권보다는 다수 시민들의 인권을 중요시하고 추가범죄를 방지하는 차원에서 흉악 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한다. 또한 독일은 공익을 위해 신상 정보 공개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언론에서 피의자의 신상정보를 공개하더라도 국가가 처벌하지 않는다.

미국의 경우 악랄한 범죄자는 더 훼손될 명예가 없으므로 신상 정보를 공개할 수 있다는 원칙(Plaintiff Proof)을 두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1960년대 연방대법원에서 범죄자를 공공의 관심 대상 인물로 판단하고, 보도에 악의가 없다면 언론이 자의적으로 피의자의 신상 정보를 공개해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시한 사례가 있다. 또한, 연방검찰도 ‘수사상황 언론 공개 매뉴얼’을 통해 피의자의 인권을 간과하지 않으면서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아동 성범죄자의 신상 정보 공개에 단호하게 대처하고 있다. 미국 50개 주에서는 성범죄 전과자 등록 제도를 통해 이들의 신상 정보를 공개하고 있으며 대부분 주에서 이들의 구체적인 정보를 주민들에게 전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