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6일 개막해 5일간 진행된 2016 춘천 국제 마임 축제 ‘개막공연 : 봄의 도시’에서 관람객들이 박을 터트리며 축제를 즐기는 모습. 김명철 기자

춘천을 대표하는 축제 중 하나인 ‘2016 춘천마임축제’가 지난 26일부터 사흘간 열렸다. 이번 축제는 해외 7개국 10개 단체와 국내 500여 명의 아티스트, 50여 명의 작가가 참가했다. 마임축제는 크게 세 가지의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축제 첫 날 KT&G 상상마당 내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개막공연 : 봄의 도시’와 27일부터 29일까지 무박 3일로 진행된 ‘불의 도시 : 도깨비난장’, 그리고 28일 중앙로에서 열린 ‘물의 도시 : 아!水라장’이다.

26일에 열린 ‘개막 공연 : 봄의 도시’는 춘천 KT&G 상상마당에서 7시 30분경에 시작됐다. 첫 공연은 스위스 출신의 공연팀 ‘듀 컴퍼니’의 ‘아반티(Avanti)’였다. 듀 컴퍼니는 “준비됐어요?”라는 질문으로 공연을 시작했다. 듀 컴퍼니는 술과 찻잔, 모자와 벽돌 등의 소품을 이용한 묘기를 음악에 맞춰 선보였고, 어린 관객들과의 소통도 잊지 않고 공연을 진행했다. 이어서 일본 아티스트 ‘체리 타이푼’의 ‘좋지 아니한가!’와 ‘프로젝트 루미너리’의 ‘pulse;맥’ 공연으로 1부 공연이 끝났다. 15분의 쉬는 시간을 가진 뒤에 펼쳐진 2부는 프랑스의 ‘올리비아 사가장’이 공연한 ‘변신’으로 시작됐다. 뒤를 이어 ‘유희컴퍼니’가 전통예술을 새로운 방식으로 창작한 공연 ‘유희 노리’로 ‘개막공연 : 봄의 도시’가 마무리됐다.

‘미치지 않으면 축제가 아니다’라는 슬로건을 필두로 27일부터 무박 3일 동안 열린 ‘불의 도시 : 도깨비난장’은 수변공원에서 열렸다. 27, 28일 오후 7시부터 각종 공연이 시작돼 다음 날 오전 3시까지 각각 30편 이상의 공연이 이어졌다. ‘불의 도시 : 도깨비난장’이 진행된 수변공원은 건축사사무소 건축농장을 통해 지름 10m의 계단형 분화구인 내림무대와 평지무대, 콜로세움 등의 무대를 갖췄다. KT&G 상상마당 STAY 방향 출입구에는 흰 천으로 만든 벽이 세워져 있었으며 바닥에 놓인 봉투 속의 향초가 길을 밝혔다. 축제장 입구 오른편에서는 한림성심대 아트앤디자인과와 퓨어그랜스를 비롯한 30여 개의 업체가 참가한 플리마켓이 운영됐다. 왼편에서는 각종 푸드트럭이 영업을 했으며, 광장 곳곳에는 참여 작가들이 만든 조형물이 서 있었다. 광장을 가로 질러 내림무대와 평지무대를 지나 흰 천으로 만들어진 콜로세움이 나왔다. 콜로세움을 통과하자, ‘후추밭’이 나왔다. ‘후추밭’은 ‘후추들의 세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축제를 더 즐기기 위한 개인 공간을 일시적으로 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후추들의 세계에 입주한 사람은 옆에 거주하는 사람(후추)과 소통하며 축제를 즐길 수 있었다.

물싸움과 마임공연을 동시에 즐기는 ‘물의 도시 : 아!水라장’은 28일 도청 앞 중앙로에서 열렸다. 이날 ‘물의 도시 : 아!水라장’에는 ‘프로젝트 모아’가 공연하는 ‘바가 앤 본드’를 비롯해 총 9개의 공연이 진행됐다.

‘2016 춘천마임축제’의 개막공연을 맡은 공연팀 ‘듀 컴퍼니’의 마이미스트 안드레아스 멘츠(Andreas Manz) 씨는 “이번에 처음으로 한국에 와서 공연을 했는데, 장소와 관객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다”며 “관객들이 다양한 공연을 선택할 수 있고 가족단위로 공연을 즐기는 분위기가 훌륭했다”고 말했다. 이번 축제에 깨비로 참가한 정예지 씨는 “학교 동아리 친구의 추천을 받아 마임축제에 깨비로 참가했다”며 “참가해보니 생각보다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어서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이번 축제에 아쉬움을 표하는 참가자들도 있었다. 올해로 15년째 춘천마임축제에 참가하는 마이미스트 오이카도 이치로 씨는 “작년에는 시장과 학교를 돌아다니면서 더 많은 곳에서 공연을 했는데, 올해는 그런 일정이 없는 게 조금 아쉽다”고 생각을 밝혔다. 그리고 27일에 ‘불의 도시 : 도깨비난장’에 참가한 이재현(경기도 하남) 씨는 “세계 3대 마임축제라는 말을 듣고 기대를 많이 했다”며 “하지만 야외에서 이뤄지는 공연들은 추워서 관람할 때 힘들었고, 쉴 곳이 따로 없어 불편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