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학이 갑작스럽게 발생한 나방으로 인해 오는 9일 야간에 방역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 나방은 ‘연노랑뒷날개나방’으로 정상적으로는 6월 중순에서 7월경에 성충이 돼 활동한다. 하지만 춘천은 강이 가로질러 흐르고 분지지형이다 보니 다른 지역보다 습도가 높아 나방이 다른 지역보다 일찍 활동하게 됐다. 더불어 일찍 찾아온 무더위도 대량 발생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나방수의 급격한 증가로 학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주로 밤에 활동하는 나방이지만 낮에도 실내에 들어와 학생들이 혐오감을 느끼고, 이를 두려워 한 학생들은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창문을 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목진규(식품영양ㆍ2년) 씨는 “길을 걷다 보면 나방이 사방에 떨어져 있어 걸어다니기 성가실 정도”라며 불편함을 호소했다. 나방이 실내외를 가리지 않고 벽과 창문에 달라붙어 있다 보니 청소에도 애를 먹고 있다. 우리 대학 청소 담당 직원은 “건물 틈 사이로 나방이 들어오거나 화장실에 몰려 있어 청소하다가 깜짝 놀라곤 한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나방 대량 출현으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 측은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 시설팀 원종환 주임은 “나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방역작업을 실시했으며, 9일에 다시 한 번 야간 방역 작업을 할 계획”이라고 이야기했다. 총무팀의 박향서 씨는 “나방이 몰려들었던 대운동장 조명과 관련된 민원이 들어와 8시 이후 야간 조명을 소등하고 있다”며 나방으로 인한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생명과학과 한상진 교수는 “나방을 퇴치하기 위해 방역을 하는 것은 오히려 나방의 천적을 해치는 일이 되어 이후 비슷한 대량 발생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연노랑뒷날개나방은 독이 없는 나방이라 큰 위험이 되지 않지만, 나방의 배설물이나 비늘로 인해 눈이 간지러워지거나 심할 경우 눈병을 야기할 수 있으며 피부가 예민한 사람들의 경우 알레르기 반응이 올 수 있으니 되도록 피해 다니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했다. 이와 함께 “기숙사에 사는 학생들은 빛 때문에 나방이 몰려들지 않도록 커튼을 친 뒤 불을 켜거나, 해가 진 이후에는 불을 켜지 않는 등으로 나방을 피하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