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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번영의 길’과 정부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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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03  14: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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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런 애쓰모글루와 제임스 로빈슨은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Why Nations Fail, 2012)에서 번영으로 이끄는 국가의 특징으로 ‘포용적 정치ㆍ경제제도’의 존재를 지적한다. 영국은 1688년 ‘명예혁명’을 계기로 18~19세기 초 산업혁명을 이뤄내고 대영제국의 길로 들어섰다. 명예혁명을 성공시키며 의회가 국가 통치의 전면에 나서게 되고 의회 민주주의, 나아가 시민의 정치적 및 경제적 자유 확대를 실현하는 계기로 삼았기 때문이다. 국가가 ‘번영의 길’로 나아간 경우는 재산권을 보장하고,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며, 신기술과 기능에 대한 투자를 장려하는 ‘포용적 경제제도’가 존재하는 경우였다. 반면, ‘실패한 국가’는 소수가 다수로부터 자원을 착취하는 제도를 만들고, 재산권을 보장하지 않거나, 경제활동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지 못하는 ‘착취적 경제제도’를 가졌음을 역사적 사례들로 설명했다.

구소련 연방의 경제적 실패는 폐쇄적 전체주의와 연계돼 있고, 쿠바의 경제적 실패는 폐쇄적 사회주의와 연계돼 있으며, 북한의 경제적 실패는 폐쇄적 김일성 주체 사상이라는 제도에 기인한다. 경제적 성취를 이룬 중국은 시장경제로의 개방을 수용했지만, 동시에 사회주의 정부의 개입과 불투명성이 중국 경제의 한계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대한민국은 어땠는가? 산업화 시절 대한민국은 상당 부분 정부의 개입에 의한 경제개발을 추진했지만, 경제활동의 자유를 보장한 포용적 경제에 기초했다. 정부는 경제개발의 계획과 점검만 담당했고, 기업은 스스로 세계 시장을 개척해 수출을 이뤄낸 것이 경제개발 성공의 핵심이었다. 그리고 수출을 성공적으로 잘한 기업에 대해 확실히 지원하는 정책으로 기업을 무한(無限) 경쟁시켰다. 정부 지원도 있었지만,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국내시장에서는 국내기업들끼리, 국제시장에서는 국제적 대기업들과 경쟁을 통해서 살아남아야만 했다. 정부가 교역의 자유와 교역으로 인한 이득을 기업성장의 도구로 사용할 자유를 보장했기 때문에 중소기업은 중견기업이 됐고, 중견기업은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으며, 경제는 고도성장을 구가할 수 있었다.

현재 한국경제는 2% 초반이라는 저성장에 머물고 있고, 청년실업률은 10%를 넘고 있다. 통계청의 공식 청년실업자는 34만 5,000명이고, 체감 청년실업자는 179만 2,000명으로 청년들이 일을 하려 해도 일할 직장이 없는 시대가 되고 말았다. 그 때문인지 취업준비생의 40%인 25만 명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청년들이 도전적인 직업이 아닌 ‘공무원’이 꿈인 나라는 정상이 아니다. 국산 맥주가 맛이 없는 이유는 정부의 시설규제로 신규진입이 막혀 경쟁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일자리는 정부가 아니라 기업이 만드는 것이니 관여 말고 포용적 경제제도로 기업들을 경쟁시켰는지 돌아봐야 한다.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보면 기성세대로서 책임이 크다. 

/김인영(정치행정 ·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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