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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 그리고 ... 바라바시의 『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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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03  14:2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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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iFi’, ‘LTE’, ‘SNS’. 요즘 세상에서 아주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용어들이다. ‘네트워크’는 IT 용어로 분류되기도 하지만 현대 사회의 거의 모든 곳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용어이다. 복잡하고 미묘한 현대 사회의 ‘연결’에 대해 다양한 분야의 시각으로 해석하고 이론적 분석을 제기하는 책이 바라바시(A. L. Barabasi) 교수의 ‘링크’이다.

바라바시 교수는 헝가리 태생의 과학자로, 복잡계 네트워크 이론을 창시해 현대 네트워크 이론의 선구자가 됐다. 네트워크를 단순한 과학 기술 영역으로 한정 짓지 않고 인간 사회의 거의 모든 영역에 적용할 수 있는 이론적 정의를 제공해 경제학, 사회학, 인문학, 의학, 공학 등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적용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현대사회는 ‘개인’이 중심이 된다고 한다. 이는 사회를 구성하는 많은 요소 중 ‘개인’이 더욱 중요한 가치로 인정받는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사회에서 만들어 내는 많은 산물들이 개인을 대상으로 하게 된다. 하지만 이런 ‘개인’의 가치가 높아짐에 따라 그 ‘개인’들이 생성하는 새로운 연결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과연 이런 ‘연결’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 충분히 개인의 가치가 높아지고 혼자서도 삶을 영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은 ‘연결’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이런 연결 속에 자신의 삶을 발전시키려고 한다. 즉 ‘연결’은 새로운 문화를 생성하고 사회를 발전시키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인 것이다.

하지만 연결은 인간에 의해서만 만들어지는 것일까? 사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존재들은 연결을 추구하고 그 연결 속에서 생존한다는 증거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인간 사회의 모델이라고 하는 벌이나 개미들도 자신들만의 연결을 유지하고 그 연결을 통해 유기적인 정보의 전달을 주고받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들은 연결을 통해 자신들에게 필요한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고 사회 구조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다양한 종류의 연결을 과학적으로 분석할 수 있을까? 이미 인간은 과학 기술을 기반으로 연결을 시도하고, 또한 새로운 연결고리를 만들어 가면서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연결 속에 숨어 있는 과학적 이론과 기술에 대한 분석은 이 책 이전에는 알려진 것이 별로 없다. 물론 부분적이고 작은 규모의 연결에 대한 해석은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저자와 같은 일관적이고 수학적인 분석은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세상을 구성하는 각각의 구성요소들은 결국 다양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그 네트워크가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를 다양한 사례와 이론을 통해서 풀어가고 있다. 현대 사회의 대표적인 연결인 인터넷과 웹의 연결성과 그 과학적 배경을 증명함으로써 새로운 연결 지향성에 대해 제시하고, 이 사회의 발전 방향과 그 내부적 원리를 설명하고자 한다. 사실상 네트워크 이론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통한 가장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고 있기에 현대 네트워크 관련 혹은 비즈니스 관련한 분야에서도 상당한 폭발력을 제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은 완벽하게 재밌지는 않다. 저자는 과학 분야의 학자이지만 모든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다. 이 책을 번역한 역자도 그 모든 분야를 섭렵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원문에도 충분하지 못한 설명이 있을 것이고 그 번역에서도 불완전한 요소는 존재한다. 너무 어려운 전문 용어의 나열로 인해 집중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특히 책의 중반부를 지나면 앞부분 내용의 반복적 인용과 전개로 매우 지루해진다. 그 와중에 갑자기 인터넷으로 이어지다 보면 과연 이전 네트워크의 근거를 제대로 적용해 이해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또한, 이 책이 저술된 당시에는 웹이 폭발하고 다시 생성되기 시작한 시기이다. 저자의 지적대로 웹은 단순하지 않은 네트워크이다. 자율적이고 복잡한 연결을 통해 성장하는 생명을 부여받기 시작한 시점으로 이 책에서 제시한 특성과 자연스레 맞아 들어가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때로부터 10년 이상 지났다. 어쩌면 그 후로도 인터넷은 더욱 진화했을 것이며 그 당시의 이론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복잡해졌을 것이다. 현재는 구글과 같은 대형 포털 뿐 아니라 페이스북 같은 SNS가 웹의 허브가 되고, 그 주위에 존재하는 각각의 사용자가 새로운 허브가 되지 않을까? 그렇다면 지금의 연결은 과거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런 면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분명 이 책은 흥미롭고 잘 만들어졌다. 인간이 만들어 낸 산물인 네트워크로부터 역으로 인간이 추구하는 연결에 대한 욕구를 과학적으로 분석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높은 가치가 있을 것이다. 만약 당신이 네트워크 속에 들어 있고 그 속에서 당신의 가치를 찾으려는 시도를 한 번이라도 해본 경험이 있다면 이 책은 분명 당신에게 좋은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단, 당신 스스로 이 책을 읽고 그의 근거를 잘 추적할 수 있다면 말이다.

“네트워크는 복잡성의 골격, 즉 우리 세상의 이곳저곳에서 들리는 여러 가지 현상을 이해할 수 있는 고속도로와 같다. 사회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람들 사이에 일어나는 실제의 동역학적 상호작용에 걸맞은 링크의 옷을 입혀야 한다. 생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신진대사 네트워크의 링크에 따라 일어나는 화학 반응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하고, 생태계에서 사라져가는 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종이 왜 다른 종에 비하여 잘 잡히는가에 대하여 연구해야 하는 것이다.” (358 쪽)

/방기석(교양기초교육대학ㆍ조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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