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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전통이라는 이름의 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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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9.10  14:3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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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4일부터 18일까지 총 5일간에 걸친 황금연휴가 시작된다. 추석이 주중에 있는 만큼 추석 앞에 휴가를 써 최대 10일가량 휴가를 떠나는 이들도 많이 있다고 한다. 인천공항공사에서는 이처럼 9일부터 휴가를 떠나는 이들이 약 140만 명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긴 연휴가 달갑지 않은 이들도 있다. 누군가에겐 황금과도 같은 휴일이라 하지만 이 기간 동안 평소보다 더욱 강도 높은 가사노동을 감당하며 명절을 보내야 하는 여성들과 취업 준비 등으로 명절을 편하게 즐길 수 없는 대학생들이 바로 그렇다. 통계청이 조사한 ‘최근 5년간 이혼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부부들이 설과 추석 명절이 있는 2~3월과 10~11월을 전후로 해 이혼하는 건수가 같은 시기 직전 달보다 평균 11.5%가량 높아진다고 한다. 이는 명절 동안 가사를 분담하거나 선물을 하는 것에 부담을 느낀 부부들의 다툼이 이혼으로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대학생들 역시 불안정한 취업 시장에 따른 미취업에 대한 부담, 결혼 등의 질문을 하는 친척을 만나는 것이 불편하다며 귀향길에 오르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날이 갈수록 우리나라에서 명절의 가치가 무색해져 가는 것일까? 명절에 대해 한국민족문화대백과에서는 다음과 같이 정의를 내리고 있다. “오랜 관습에 따라 이루어진 명일 또는 좋은 시절.” 하지만 과연 오늘날 우리에게 명절이란 정말 ‘좋은 시절’이라 부를 수 있는 날일까? 어떤 이들은 혹독한 가사노동에 시달려야 하고 또 누군가는 친척들이 모인 자리가 가시방석과도 같아 참석하기를 꺼리는 이 날이 정말로 좋은 시절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일까? 어쩌면 누군가에게 억지로 희생을 강요하며 전통이라는 그 희미한 이름을 지키고 있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일까?

물론 명절은 분명히 그만한 가치가 있는 날이다. 일 년에 두 번, 헤어졌던 가족들을 다시 만나 안부를 묻고 조상의 넋을 기리는 차례를 지내는 뜻깊은 날이라는 것은 틀림이 없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명절은 전통이라는 이름 아래 그 스스로의 색이 점차 변해가고 있다는 것 역시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기존의 대가족 체제가 해체되고 대다수의 가구들이 핵가족화됨에 따라 기존의 사회가 가지고 있던 전통적 규범과 가치들 역시 그 모습을 달리하거나 사라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명절 문화는 바뀌지 않는다는 것은 분명히 지적해야 할 것이다. 먹지 않는 차례 음식을 만든다고 사람들이 모여 일을 하고 그 음식들을 가져다 버리는 것이 올바른 것일까? 만나면 불편한 소리만 하는 친척들을 만나는 것이 꼭 필요한 일일까?

전통이라는 명목 아래에서 잃어버리는 것이 더 많다면 올바른 것이 아닐 것이다. 전통이 스스로 변화하는 사회를 따라 변화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반드시 버림받게 될 것이다.

/김정용 (언론방송융합미디어ㆍ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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