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심차게 출발한 특별감찰관 제도가 실패로 끝나버림에 따라 이를 보완, 혹은 대체해야할 감찰수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특별감찰관을 대체할 두 가지의 수단이 제시되고 있는데, 하나는 특별검사을 강화한 상설특검법이고, 두 번째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다. 특검은 1999년 중순 대한민국을 뒤흔들었던 권력형 비리사건인 ‘옷로비 사건’으로 인해 도입된 제도로, 검찰에서 독립해 고위 공직자의 비리나 위법 혐의가 드러났을 때 방증 자료를 수집, 기소하기까지 독자적인 수사를 할 수 있는 독립 수사기구이다. 특검이 도입된 이후 ‘송두환특검’이라 불리는 불법 대북송금 사건을 밝혀내 관련자들을 처벌하는 공을 세운 일도 있었다. 하지만 특검 또한 검찰 내부의 부정부패 속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한계점이 지적되고 있다. 검찰은 ‘스폰서 검사’, ‘넥슨게이트’의 진경준 검사 사건과 같은 검찰의 부정부패를 자체적으로 개혁하겠다고 주장하지만 개선됐는지에 관한 여부는 의심스럽다. 게다가 ‘삼성 비자금 특검’이나 ‘BBK 특검’은 정치권력의 개입으로 인해 흐지부지되어 미완성으로 끝난 특검도 많다. 또한 특검은 개별 사안별로 임명해야 하고, 국회 과반수 찬성이 있어야만 수사를 할 수 있기 때문에 태생부터 정치권력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특검 또한 특별감찰관처럼 한계점이 명백하기에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야권은 ‘공수처’의 도입을 주장한다. 공수처 도입은 올해부터 부각된 것이 아니라 1998년 법조인 출신인 이회창 당시 한나라당 총재가 ‘고위공직자비리특별수사처’ 도입을 주장했었고, 김대중ㆍ노무현 정권도 공수처 도입을 꾸준히 시도했었지만 실패했다. 공수처는 특별감찰관과 특검이란 감시체계가 가진 ‘내부 자정작용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라 평가받는다. 이는 검찰과 행정부ㆍ집행부 삼권의 권력에서 완전히 독립해 수사할 수 있는 공수처의 특성 때문인데, 공수처 도입 반대에 대한 의견도 만만치 않은 편이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은 “여야가 합의를 통해 특검이란 제도를 만든 데 이어 특별감찰관까지 둔 것이 불과 2년 전이다. 그런데 이것을 제대로 해보지도 않고 또 제도를 바꾼다니 말이 안 된다”며 반박하고 있으며, 새누리당 지도부는 “공수처를 만들면 형사법 체계의 근간인 기소독점주의도 무너진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지난 7일 우리 대학에서 ‘왜 정의인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던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공수처 도입 제안을 안 받을 이유가 없다”라며 공수처 도입에 대한 우호적인 제스처를 보냈다. 최초의 특별감찰관 이석수의 사임으로 자체정화의 실패를 보여준 현재, 여야가 함께 새로운 대안에 대해 논의할 시점이 왔다.